식용색소 적색 3호 2027년부터 사용 금지
미국 식품의약국(FDA, Food and Drug Administration)은 1월 15일 연방 식품, 의약품 및 화장품법(FD&C 법)의 델라니 조항(Delany Clause, 사람이나 동물에게 암을 유발하는 물질로 알려진 어떠한 첨가물도 사용이 허가되지 않음)에 따라 식품 및 의약품에 식용색소 적색 3호의 사용 승인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FDA는 고용량의 적색 3호에 노출된 수컷 쥐에게 암이 생겼다는 연구 결과에 근거해 1990년에 화장품 제조 시 해당 색소 사용을 금지한 바 있다. 그러나 식품에 대해서는 그동안 ‘심사 중’으로 사용 허가를 유지해 왔다. 다만, 제조 시 해당 색소를 식품이나 의약품에 첨가한 경우 이를 표기해 소비자들이 성분 목록을 확인 할 수 있도록 조치해 왔다. FDA는 성명을 통해 식용색소 적색 3호와 인간의 암 발병 사이에 연관성을 입증한 연구는 없음에도 발암성 화학 첨가물 금지 조항(델라니 조항)에 따라 2022년 환경운동기구 EWG(Environmental Working Group)외 여러 기관과 개인이 제출한 청원을 받아들여 식용색소 적색 3호의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주는 이미 지난 2023년 10월에 식품 등에 대한 식용색소 적색 3호의 사용을 금지했으며, 미국 내 10개 주에서도 금지를 추진하고 있었다. 식품과 의약품에 식용색소 적색 3호를 사용하는 제조업체는 각각 2027년 1월 15일과 2028년 1월 18일까지 제품 제조에 적색 3호를 제외해야 한다. 이는 다른 국가에서 제조되어 미국으로 수입되는 식품과 의약품에도 해당되는 요건이다.
현재 미국에 사용 허가된 합성 식용색소 8종
식용색소 적색 3호의 화학명은 에리트로신(Erythrosine)으로 석유에서 추출한 합성 착색제다. 사탕과 젤리, 딸기맛 밀크 쉐이크, 과일맛 음료 등에서 밝은 체리 색상을 내는 데 주로 사용된다. 식용색소 적색 3호 외에도 미국 내 사용이 승인된 식용색소는 총 36종이며 그중 8종이 합성 색소다. 미국에서 유통되는 캔디, 과일맛 스낵, 음료 중 90% 이상이 1개 이상의 합성 색소가 첨가되어 있다. EWG에 따르면 식용색소 적색 40호, 황색 5호, 황색 6호가 미국에서 사용되는 합성 식용색소 90%를 차지하고 있다. 해당 색소들은 인간에게 암, 과잉 행동 장애 외에 여러 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며, 특히 어린이와 노약자가 관련 위험에 더욱 취약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미국 내 사용 승인된 합성 색소 리스트>
연번 |
색소명 (승인연도) |
주요 포함 식품 |
인체 위험 사항 |
비고 |
1 |
Blue 1 (1969) |
음료, 사탕, 제과 |
-동물에 한정된 발암 물질 |
추가 실험 필요 |
2 |
Blue 2 (1987) |
애완동물 식품, 음료, 사탕 |
-수컷쥐에게 뇌암 발생 관찰됨 |
FDA 안전성 승인 완료 |
3 |
Citrus red 2 (1963) |
플로리다 오랜지 표면 |
-낮음 |
사용도 낮음 |
4 |
Green 3 (1983) |
사탕, 음료 |
-1981년 실험: 수컷쥐에게 고환암 및 방광암 발생 관찰됨 |
FDA 안전성 승인 완료 |
5 |
Orange B (1966) |
소시지 캐이싱 |
-고용량 사용시 간과 담관에 해로움 |
최근 사용되지 않음 |
6 |
Red 3 (1969) |
사탕, 제과 |
-1983년 검토: 쥐에게 갑상선암 관찰됨 |
FDA가 사용 금지를 권장했으나, USDA와 체리업계 반발로 무산, 2025년 1월 사용 승인이 취소됨 |
7 |
Red 40 (1971) |
소다, 사탕, 젤라틴 후식, 제빵, 애완동물 식품, 소시지 |
-알르레기와 유사한 증상 유발, ADHD를 포함한 과잉행동(Hyperactive), 일부 실험에서 동물에게 발암물질로 판명 |
가장 널이 쓰이는 인공 색소 |
8 |
Yellow 5 (1969) |
젤라틴 후식, 사탕, 애완동물 식품, 제과 |
-아스피린에 만감한 사람에게 알르레기와 유사한 증상 유발, 일부 어린이에게 ADHD를 포함한 과잉행동(Hyperactive) 유발 |
2번째로 널리 쓰이는 인공 색소 |
9 |
Yellow 6 (1986) |
음료, 사탕, 제과 |
-간과 부신에 종양 유발 |
3번째로 널리 쓰이는 인공 색소 |
[자료: Center for Science in the Public Interest]
합성 색소 사용 기업, 변경된 규제 준수 예고
미국 식품 업계는 FDA의 발표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이미 식용색소 적색 3호를 원료에서 제외하거나 다른 색소로 변경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제너랄 밀스의 몰리 울프(Mollie Wulff) 대변인은 FDA의 발표 직후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식품 안전은 제너랄 밀스의 최우선 과제이며, 모든 제품은 새로운 규제를 준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명 초콜릿 제조 기업 네슬레(Nestlé)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대부분의 네슬레 제품에서 식용색소 적색 3호를 포함한 합성 색소 사용을 제외하고 있다”며 “현재 사용 중인 네스퀵(Nesquik) 딸기맛 우유와 톨 하우스(Toll House)의 쿠키 반죽에서 적극적으로 해당 색소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맥코믹(McCormick), 콘아그라 브랜드(Conagra Brands), 큐리그 닥터 페퍼(Keurig Dr Pepper), 페라라(Ferrara) 역시 FDA의 발표에 앞서 조리법을 바꾸고 있거나 빠른 시일 내로 수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식용색소 적색 3호는 미국 외에도 호주, 일본 및 일부 유럽 국가에서 사용이 금지되어 있다.
시사점
하버드대학교 공중보건대학원의 제롤드 맨디(Jerold Mande) 박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FDA의 결정이 늦은 감이 있지만, 이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작은 발걸음”이라면서 “식품업계의 저항이 있었음 불구하고 FDA가 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 소비자들이 건강한 식습관을 지향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은 FDA의 결정에 앞서 제조법을 건강한 방식으로 개선하고 이를 마케팅 포인트로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식용색소 적색 3호를 포함한 여러 합성 색소의 사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이미 미국으로 상품을 수출을 하고 있거나, 수출을 예정하고 있는 한국의 식품 및 제약 기업은 미국의 정책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FDA 규정 위반에 따른 손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동안 비만 및 질병 억제를 위해 건강한 식품에 관심을 보여왔던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Robert F. Kennedy Jr)가 신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임명되면서 향후 FDA를 포함한 미국 식품과 의약품 관련 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고된다. 미국 수출을 준비 중인 우리 기업은 미국의 정책 변화와 소비 트렌드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때이다.
자료: CNBC, CNN, CBS, New York Times, Forbes, FDA, Center for Science in the Public Interest, Environmental Working Group, KOTRA 뉴욕무역관 자료 종합
원문링크 | https://dream.kotra.or.kr/kotranews/cms/news/actionKotraBoardDetail.do?MENU_ID=70&pNttSn=2249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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