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식 주유소 CAFU, 코로나19 이후 급 성장 -
- 현지 비대면 사업 보편화에 따른 맞춤형 마케팅 선보여야 할 것 -
자동차 연료가 부족해 운전하면서도 전전긍긍했던 때, 주말에 주유하러 외출하기 귀찮을 때 한 번쯤 이동식 주유소에 대한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상상했던 모든 일이 이루어지는 두바이에서 이 생각이 현실로 이루어져 눈길을 끌었다. 연료 배달 서비스 스타트업인 CAFU에서 선보인 서비스인데, CAFU는 2018년 하반기 두바이에 설립된 기업이다. 설립자인 라시드 알구레아(Rashid Al Ghurair)는 급진적으로 발전하는 자동차 산업과 달리 주유소는 100년 동안 변화가 없었다는 점에서 영감을 받아 CAFU를 창업하게 됐다고 한다.
창업자 라시드 알구레아(위), CAFU의 비즈니스 모델(아래)
자료: Gulf Business, CAFU
CAFU 서비스 알아보기
CAFU는 최저 요금인 70 디르함(약 22,500원)만 넘도록 주문한다면, 주유소에서 긴 순서를 기다리지 않고도 두바이 내 어느 지역에서나 원하는 시간에 연료 배달 및 주유 서비스를 제공해 론칭 당시 주목을 받았다. 이후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서비스 성장에 힘입어 타지역의 수요에도 대응하기 시작했고, 2021년 11월 현재는 두바이 외 토후국인 아즈만, 샤르자, 움알콰인, 아부다비와 이집트까지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CAFU 연료 운송차량과 주유 모습
자료: CAFU
공급되는 연료는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연료와 품질이 동일하며, 휘발유, 경유, 고급 휘발유를 취급하고 있다. 판매가의 경우 UAE 석유/가스/에너지 업무를 관장하는 에너지인프라부(Ministry of Energy and Infrastructure)에서 매달 고지하는 가격으로 설정한다.
CAFU에서 판매하는 연료 및 가격(2021.11월 기준)
주: 1 AED = 0.272 USD (약 320원)
자료: CAFU
론칭 초기에는 18디르함(약 5,500원)의 배달 수수료를 유류비 외에 추가 청구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한 외출 제한이 시작된 2020년 4월부터 배달 비용을 부과하지 않기로 하며 많은 신규 고객을 유치하였다. 실제로 4월 한 달 동안 코로나19 이전 대비 신규 고객이 40%가량 증가했다고 한다. 설립자인 라시드 알구레아는 현지 언론 더 내셔널과의 인터뷰에서 무료 배달 결정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며, 수익은 주유소가 이윤을 창출하는 방식과 동일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CAFU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20년 3월 100만 번째 연료 배달을 달성한 지 8개월 만인 11월 200만 번째 배달을 돌파했을 만큼 2020년 한 해 동안 호황을 이루었다. 비대면 서비스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CAFU에서는 연료 배달뿐 아니라 세차, 배터리 및 타이어 교체, 엔진오일 교환 등 간단한 수리 서비스도 제공하기 시작했다. 또한, 로열티 있는 고객층 확보를 위해 일/월 단위의 주유 리마인더 기능과 월 정기 구독 요금제(유료)를 제공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이러한 특징들로 인해 2021년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킹 사이트인 링크드인(Linkedin) 선정 ‘UAE 올해의 우수 스타트업 Top 10’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또한, GCC 비즈니스 커뮤니티 내 권위 있는 시상식인 2020 걸프 비즈니스 어워드(2020 Gulf Business Awards)에서 연료 부문의 혁명을 불러왔다는 평가와 함께 올해의 기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CAFU 앱을 통해 주유 서비스 예약해보기
이동식 주유 서비스는 CAFU 앱을 통해 신청할 수 있는데, CAFU 앱은 AI 및 머신 러닝 기능을 기반으로 운영되며, 최신 IoT 솔루션과 정교한 알고리즘을 결합해 실시간에 가까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구축됐다고 한다. CAFU 앱을 다운로드한 후 차량 제조사 브랜드, 차종, 색상, 번호판 정보 등을 입력하면, 위치를 선택할 수 있는 페이지로 넘어가게 된다.
CAFU 앱 내 차량 등록 모습
자료: CAFU, 두바이무역관 편집
위치를 설정하고 차량 정보 확인, 연료 종류를 선택한 뒤 주유를 희망하는 날짜와 시간을 선택하면 예약이 완료되고, 예약 시간이 가까워졌을 때는 도착 예정 시간도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파일럿(연료를 배달해 주는 기사를 칭하는 말)이 예약된 장소에 도착하여 주유를 시작할 때와 종료할 때 앱을 통해 알림을 주기도 한다. 주의할 점은 주유구를 미리 열어놓아야 하며, 건물 내부 주차장에서는 서비스 제공이 되지 않아 지상에 주차해 두어야 한다는 점이다. 결제도 신용카드를 앱에 등록해 비대면으로 값을 지불할 수 있다.
CAFU 앱을 통한 예약 및 주유 모습
자료: CAFI, 두바이무역관 편집
실제 주유 모습
자료: 두바이무역관 직접 촬영
CAFU 관계자인 Youssef 씨는 두바이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고객이 크게 증가했다. 지금은 코로나19 이전의 모습을 되찾았지만, CAFU 서비스의 편리함에 익숙해진 많은 고객은 꾸준히 이용하고 있다. CAFU에서 코로나19 이후에도 고객층 유지를 위해 무료 배달이라는 파격적인 변화를 보인 것처럼, 진출 희망 기업은 비대면 외에도 고객의 이목을 집중할만한 마케팅에 대해서도 고려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라는 의견을 주었다.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해가는 CAFU
CAFU는 기능의 편리함을 인정받아 2021년 4월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인 포드(Ford), 링컨(Lincoln)과 주유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을 통해 인터넷 연결 기반인 SYNC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장착된 2017년형 이후의 포드와 링컨 차량을 운행하는 고객은 연료가 떨어졌을 때 CAFU 차량이 주유해 주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 서비스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블루투스로 CAFU와 연결되어 연료 게이지가 20% 이하에 도달하면 경고 팝업 메시지가 자동으로 나타나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고객이 주유할 위치를 선택해두면 가까이 있는 CAFU 차량을 통해 이동식 주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포드 차량 내 서비스 이용 모습
자료: Ford
이와 비슷한 기능을 기반으로 UAE 공유 차량 서비스 업체인 이카(ekar)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연료 게이지가 25% 이하에 도달하면 CAFU로 알람을 보내 자동으로 주유 예약이 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렌터카 업체인 유렌트(Urent)와도 협력해 차량 렌트 시 CAFU를 통해 주유 및 세차를 할 수 있는 바우처를 함께 판매하고 있다. 이렇게 CAFU는 단순히 연료를 배달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여러 업체와 다양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2020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을 위해 자선단체인 Al Ihsan과 협업해 저소득 가정에 연료를 지원하기도 했으며, 두바이 보건당국(DHA)과 협력하여 DHA 직원들과, 앰뷸런스 서비스 업체에 무료 연료를 제공하기 위한 이니셔티브도 발표했다. 또한, UAE 내에 국수(國樹)인 가프(Ghaf) 나무 100만 그루 심기 등의 활동도 펼치는 등 CSR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사점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재조명 받기 시작했다. CAFU에서도 비단 연료 배달뿐 아니라 간단한 수리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으며, 여러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함으로써 자사가 가진 비대면 서비스를 십분 활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와 같이 비대면 사업이 활성화되고 보편화된 만큼 향후 UAE 진출 시 비대면 마케팅은 필수적으로 고려해 보아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CAFU는 자동차 외에 오토바이, 보트, 제트스키, 발전기 등 중장비에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추후 전기, 수소 연료가 보다 활성화될 경우 화석연료 배달 대신 전기/수소 연료의 이동식 충전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우리 기업의 우수한 수소 저장, 운송 인프라 등의 진출도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료: CAFU, 현지언론(Gulf News, Zawya, Gulf Business, The National), Ford, Linkedin, Emarat official twitter 및 두바이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