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원 전무 Raiffeisen bank(타트라은행) 한국데스크
슬로바키아도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에 다른 유럽국가들과 마찬가지로 고통받고 있는 상황이다.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라 2022년 8월 기준 슬로바키아의 물가상승률은 14.07%를 기록하였다. 전월 대비 0.44% 상승하였고 2000년 이후 가장 큰 폭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한 상황이다. 고공행진을 기록하고 있는 전기요금은 슬로바키아 가계 및 산업에 큰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에너지 가격 고공행진에 따라 가계의 전기요금 부담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고 기업들은 생산원가가 급증하여 수익성이 악화되는 등 경제주체들의 고통이 심화되고 있다.
2019년 이후 2021년 9월까지 안정적이던 전기요금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전후하여 급등하기 시작, 22년 8월 기준 메가와트시당(MWh) 492유로를 상회하는 등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천연가스가 EU 전력생산의 핵심 에너지인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전쟁때문에 유럽에 공급되는 러시아산 천연가스가 중단되는 등의 이유로 전기요금의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상황이 악화될 우려가 크다.
<슬로바키아 메가와트시당 전기요금(2019-2022.8) 추이>
(단위: 유로)
[자료: 슬로바키아 통계청]
전기요금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한 경제 전반에 걸친 악영향을 완화하고자 슬로바키아 정부는 적극적인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가계의 전기요금 부담을 경감하고자 정부는 최대 전력생산 업체인 Slovenské elektrárne와 협약을 맺어 2024년까지 가계용 전기요금을 메가와트시당(MWh) 61.21유로로 적용하기로 하였다. 정부의 이번 조치로 슬로바키아 가계는 2024년까지 약 5억 유로의 전기요금 관련 지출을 줄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동 조치는 여러 부문에서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메가와트시당(MWh) 61.21유로의 전기요금은 가계당 4MW만 적용되기 때문에 전체 소비량의 약 40% 정도만이 혜택을 보게 된다. 또한 산업용 전기요금은 동 조치의 적용대상이 아니다. 이에 산업계를 비롯한 여론은 정부의 추가 조치를 강하게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슬로바키아의 이웃 국가인 체코는 최근 전기요금 안정을 위한 과감한 조치를 발표하였다. 체코 정부는 전기요금 상한선을 kWh당 0.24유로로 정하고 가스 요금은 메가줄(MJ)당 0.12유로를 상한선으로 정하기로 결정하였다. 동 조치는 22년 10월부터 2023년까지 실행된다. 동 조치는 정부 재정을 이용한 가격안정 정책으로 가계 및 산업용 전기 이용 모두 적용되는 조치이다. MWh로 환산할 경우 체코의 전기요금 상한선은 240유로로 과거 안정적인 가격대비 여전히 높지만 시장 가격의 50% 미만 수준으로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연정의 불협화음에 따라 경제장관에서 사임한 Richard Sulík에 이어 경제장관에 취임한 에너지 전문가인 Karel Hirman경제장관은 언론과의 회견을 통해 최근에 발표된 체코의 에너지 가격 안정화 대책을 슬로바키아에서도 빠른 시일내 적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하였다. 통상 슬로바키에서 영업활동 중인 기업들은 10월부터 내년도 연간 전기공급계약을 전력공급 업체들과 협상해 체결한다. 정부 정책 시행 전 체결한 계약은 가격안정화 정책이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볼 때, 전력 공급계약 체결을 서두르기보다는 정부 조치 확정 이후 내년도 전력공급 계약을 맺는 것이 현명한 조치라 생각한다.
자료: 슬로바키아 통계청, Slovenské elektrárne, 현지언론, TATRA은행 자료, SME(썸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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