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 2024-12-25 16:4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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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 이전 러시아 대외 수입 현황

우크라이나 사태 이전 러시아의 주요 교역 파트너는 전통적으로 유럽 등 서방과 중국이었다. 우크라이나 사태 직전인 2022년 1월 러시아 대외 수입의 동향을 살펴보면, 국가별로는 중국이 72억 달러 가량으로 가장 많이 차지하고, 그 다음으로 독일, 프랑스 등 유럽연합으로부터의 수입이 뒤를 잇고,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도 러시아의 주요 수입국에 들어간다. 제품별로는 기계, 장비 및 차량 분야가 113,4억 달러로 가장 크고 화학제품 및 고무, 식품 및 농산물 원자재 순으로 수입량이 많다.

<러시아의 주요 수입국(2022.1월)>

(단위: US$ 억)

 

국가

수입액

1

중국

72

2

독일

16

3

한국

14

4

미국

13

5

벨라루스

9

6

일본

8

7

이탈리아

8

8

프랑스

7

9

터키

6

10

카자흐스탄

5

11

우크라이나

4

12

폴란드

4

13

네덜란드

3

14

핀란드

3

[자료: 러시아 관세청]

 


<러시아 주요 수입품 비율(2022.1월)>

(단위: %)

[자료원: 러시아 관세청]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러시아 수입 동향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서방의 대러 경제 제재로 비우호국을 중심으로 한 대러 수출 제한 조치로 인해 러시아의 수입은 급감했다. 지난 2월 이후 러시아 관세청은 수출, 수입 등 대외 무역 통계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의 상위 무역 파트너국 데이터를 토대로 한 예일대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의 수입이 우크라이나 사태 직후, 초기 몇 달 동안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무역 파트너국으로부터 러시아의 수입>

(단위: US$ 억)

[자료원: Yale Chief Executive Leadership Institute]

 

다만 주변국의 관세 통계를 인용한 다른 소식통들에 따르면, 초기 대외 무역 감소 후, 러시아의 대외무역이 터키와 중국과 같은 국가들과의 무역 관계는 회복기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의 제1위 대외무역 상대국인 중국과의 무역거래는 3월과 4월 급락했다가, 5월부터 차츰 회복세를 보여, 7월에는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7월 러시아와 중국 양국 간 무역 거래액은 167억 9천만 달러에 달했고 러시아의 대중 수입은 67억 7,100만 달러로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발하기 전인 1월 수입액에 약간 못 미치는 정도의 수준으로 회복되었다.

 

[중국과 러시아 양국 간 수출입]

(단위: US$ 십억)

[자료원: Bloomberg.com]

 

 

비우호국을 중심으로 한 대러 수출 급감과 러시아의 수입 의존 품목

한편 여전히 서방 등 대러 제재에 참여하고 있는 국가들을 중심으로 러시아와의 교역량은 감소세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난다. 러시아 전체 수입의 50% 이상이 미국, 독일, 등 비우호국으로부터의 수입으로 특히 이들 국가에서 주로 수입해오는 IT, 의료, 화학 등 하이테크 분야의 수입 산업에 타격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화학 산업 점유율은 GDP대비 1.1% 가량으로 중국, 일본, 독일이 약 7~9%에 이르는 것에 비해 국내 산업이 매우 저조한 편이고 분야별 비중도 주로 기본 화학물질이나 비료 위주로 기술집약적인 고부가가치 화학 부문은 수입에 의존한다. 또한 식품 및 동물용 사료 첨가제 원료, 제지용 화학 표백제, 응고제, 제약 산업에서 의약품 생산 장비, 시약, IT산업의 데이터베이스 시스템 및 관리, 백업, 터미널 액세스 등 전반적인 하이테크 분야의 수입 의존도가 높다. IT산업은 특히 외산 장비와 소프트웨어에 94% 가량 의존하는데다 2022년 2월 이후 관련 인력이 크게 유출되는 등 국내 산업 업계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러시아 현지 언론 RBC는 서방 제재 강화가 러시아의 수입대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러시아의 주요 수입 의존적 산업이 단기간 내 자급자족으로 전환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RBC에 따르면, 러시아 상품 수입에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가한 국가의 비율은 51.4%(2021년 기준 2,935억 달러 중 1,508억 달러)를 차지하는데 이들 국가로부터의 수입의 급감은 직접적인 제재 조치 뿐 아니라, 물류 및 결제 문제, 추가 제재 가능성에 대한 위험 및 불확실성, 해외 기업의 러시아에서 사업 축소 또는 협력 중단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이유들에 기인한다. RBC는 그 중에서도 수입 대체가 어려운 품목으로 의약품, ICT, 자동차, 베어링, 소비재 5개 품목을 꼽았다.

<러시아의 주요 수입 의존적 산업>

산업

주요 이슈

의약품

러시아연방 관세청에 따르면, 2021년 러시아는 138억 달러 상당의 의약품을 해외에서 수입했으며, 그 중 약 75%가 EU, 미국 및 영국에서 수입됨. 국내 제약산업 또한 해외 원료 및 장비 공급에 의존하고 있음. 생산에 필요한 성분에 대해 해외 공급의 점유율은 22%로 추정됨.

 

통신 및 IT

러시아 고등경제대학교 연구원에 따르면, 수입 소프트웨어에 대한 러시아 기관의 의존도는 68%임. 이는 ERP, CAD/CAM/CAE, PLM, MES, 오피스 제품군과 같은 응용 소프트웨어의 거의 모든 종류에 적용됨. 반도체 장치의 국내 생산은 상대적으로 오래 축적된 기술력이 요구되기에 상당히 제한적으로 생산에 필요한 핵심 부품을 수입함. 통신 부문 내, Cisco, Ericsson 및 Nokia와 같은 다수의 주요 해외 제조업체가 러시아 내 사업 및 장비 판매를 중단함.

자동차

서방 기업들의 부품에서 제3국에서 생산한 부품으로의 전환이 예상되며, 이는 자칫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음. 러시아 국내에 투자한 많은 비우호국 외산 브랜드 기업들이 부품 부족 등으로 운영을 멈추거나 철수하고 있음.

베어링

미국과 EU가 제재의 일환으로 러시아에 대한 베어링 공급을 제한한 후, 자동차 산업에서 야금 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 분야 내 심각한 베어링 부족 위험성이 높음. 비우호국으로부터의 수입 비중은 약 50%로 추정됨.

소비재

러시아 고등경제대학교에 따르면, 러시아 내 일상생활용품(의류, 신발, 가전제품, 아동장난감, 휴대전화)의 수입 비중은 75%를 초과함. 향수, 화장품, 세제 및 청소용품을 포함하는 화학 제품 부문은 러시아의 최종 소비 내 비우호국 제품 비율이 44.7%임. 제재 국가로부터의 수입 비중은 광범위한 소비를 지향하는 기타 산업에서도 높음: 고무 및 플라스틱 제품, 제지, 가구 섬유

[자료원: RBC]

 

러시아 수입 대체 정책

러시아 정부는 비우호국가를 중심으로 한 주요 품목의 수입 급감과 이로 인한 국내 산업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입이 제한되고 있는 품목 위주로 병행수입을 허가하는 한편, 각종 수입 대체 정책과 산업 지원책을 발표했다.

러시아 정부의 본격적인 수입 대체 정책은 2014년부터 추진되었다. 2014년 크림 사태 이후 서방의 첫번째 대러 제재 조치가 취해졌고 이에 러시아 정부는 2014년 4월 15일 연방 정부령 "러시아 연방의 국가 프로그램 승인에 관한 산업 발전 및 경쟁력 향상"(2022 년 6 월 2 일자 개정)을 발표했다. 이후 지난 8년 간 러시아에서 약1.5천 건의 수입 대체 프로젝트가 시행되었고, 성공과 실패 사례가 공존하지만 수입 대체에서 가장 성공적이라고 평가받는 분야는 농업과 식품산업 분야이다. 현재 곡물과 육류, 유제품의 공급률은 100%를 달성했고 육류 분야의 수입 비율은 5%까지, 우유와 유제품은 17.2%, 과일류는 49.6%, 일반 소매는 24%까지 감소했다.

기업 육성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러시아 최대 육류 가공 유통 업체 미라토르그(Miratorg)를 들 수 있다. 설립 초창기인 1995년에 남미로부터 육류를 수입하던 미라토르그는 직접 육류 생산업에 뛰어들면서 정부로부터 보조금과 우대 대출 형태로 많은 지원을 받았다. 2015년에 러시아 대형 기업들인 '가스프롬', '로사톰', '루살', '카마즈', '아에로플로트' 등과 함께 정부경제개발통합위원회가 승인한 주요기업 199개 리스트에 들어, 정부 지원 대상에 들어갔고 현재는 사료공장, 농장, 저온 창고, 89개 매장과 대형 마켓을 갖춘 종합 생산 유통 체인이 되었다.

 

<미라토르그(Miratorg) 소매 체인점>

[자료원: 모스크바무역관]


그러나 전술하였다시피, IT, 화학, 의약품 등 많은 분야에서 러시아의 수입 대체 정책은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고 여전히 높은 수입 의존도를 보인다.


<러시아 산업 분야별 수입 의존도>

(단위: %)

  

수입 점유율

IT/소프트웨어/통신

94.2

의약품

70.2

섬유, 가죽 제품 및 의류

51.5

자동차, 트레일러 및 세미트레일러

47.0

화학제품

44.7

종이 및 종이제품

35.9

고무 및 플라스틱 제품

26.8

전기 장비

19.4

금속 제품

11.9

[자료원: business.ru]

 

수입 대체 주요 정책 내용

우크라이나 사태로 산업 전반에 걸친 서방의 대러 수출 제한조치, 글로벌 기업들의 러시아 이탈 등 전례 없는 경제 제재가 이어지자 러시아 정부는 수입 대체 정책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다음과 같이 관련 제도를 정비해오고 있다.

ㅇ 공공 조달 시 러시아 국내 제품 구매에 우선순위: 낙찰된 수입 제품은 러시아 국내 제품과 경쟁 시 가격을 15~30% 가량 낮추어야 함(연방법 제925. 2016.9.16 ‘수입 상품에 대한 러시아 상품, 서비스에 대한 우선권에 관하여’)

 기계 공학, 장비 및 계측 분야 프로토 타입 및 파일럿 배치(batch) 생산 시 정부 보조금 지급(연방법 2021.2.22 제246호 ‘생산 수단의 파일럿 생산 및 판매 비용 일부 보상을 위한 러시아 연방 예산 보조금 제공’)

  특정 유형 활동에 대한 VAT 상환 및 우선 육성 산업에 대한 세금 경감(2022.3.26 제 67-FZ ‘러시아 연방 세법 개정’)

  2025년부터 공공기관들의 외산 소프트웨어 사용 금지 및 국내산 소프트웨어 도입 의무화(연방 대통령령 2022.3.30, 제166호, ‘러시아 연방의 중요한 정보 인프라의 기술적 독립성과 보안을 위한 조치’)

  IT 산업 지원: IT 사업 우대 대출(3%이하 금리), 3년간 감사 제외, 2024년말까지 0% 소득세율 도입, 세금 인센티브 제공, 외국인 고용 촉진, 관련 인력의 부분 동원령 징병 연기 등(2022.3.2, 연방 대통령령 제83호 ‘러시아 연방 정보 기술 산업 가속화 발전 보장을 위한 조치’), 국내 소프트웨어 구매 중소기업에 보조금 지급(연밥법2021.6.28 제 1031호)

아울러 러시아 산업통상부는 2030년까지 5.2조 루블(약 850억 달러) 규모의 수입 대체 프로젝트 수행 계획을 2022년 10월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총 162개의 수입 대체 프로젝트가 정부 지원 및 투자자 자본 유치로 수행될 예정으로, 분야별로 화학(54개), 철 야금(27개), 목재(18개), 철도 공학(16개), 제약(12개), 자동차(8개), 농업(6개), 비철 야금 및 건설/도로(5개), 조선(3개), 항공(2개) 등 이다.

 

시사점

 

러시아 수입 시장은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또 한번의 큰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서방의 광범위한 대러 수출제한 조치와 물류 및 대금 결제 애로 등으로 대러 수출과 투자에 큰 변화와 도전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러시아는 이에 대응해 부족한 부품과 장비 등 필수 수입품을 대체하고자 각종 정책과 법령을 쏟아내지만 변화된 환경에 적응해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만들 수 있을지 미지수이다. 한편, 일부 생필품이나 의약품 등과 관련된 필수 소비재 등에 대한 대러 수출이 전면 금지되어 있는 것은 아니나 러-우 사태로 인한 불확실성과 변수 속에서 누구도 예단할 수 없는 정치적, 경제적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와의 비즈니스에서 최대한 많은 정보와 안전장치를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원문 출처 : 코트라

원문링크 https://dream.kotra.or.kr/kotranews/cms/news/actionKotraBoardDetail.do?MENU_ID=70&pNttSn=197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