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에너지원법 개정(2022년 9월 1일 발효)으로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 상당수 가전제품에 대한 수입 규제가 완화됐다. 유럽연합의 에너지효율 기준을 직접 적용해 유럽연합 기준을 충족하는 제품의 경우 추가 테스트를 받지 않고도 이스라엘로 수입할 수 있게 됐다. 에너지원법 개정은 정부가 2021년 11월 발표한 수입개혁의 일환으로, 2022년 6월 발효된 표준개혁과 더불어 이스라엘 소비재 시장 개방과 이에 따른 물가 안정을 도모하고자 추진되었다.

주요 개정 내용으로는 특정 전기제품에 대한 EU의 에너지효율 기준 도입 및 이스라엘 자체 기준 폐지, 사전 수입승인 기반에서 선언 기반 수입으로 변경, 전체 통관 절차 전산화가 있다.   

에너지소비효율, 대기전력 기준의 EU 표준 직접 도입

이스라엘은 오랫동안 특정 전기 제품(아래 표 참조)에 대해 자국 내에만 적용되는 에너지소비효율 및 대기전력 기준을 고수해왔다. 전기제품을 수입하려면, 이스라엘 표준 준수를 위해 승인된 시험소에서 샘플 테스트를 받고 사전 수입허가를 받아야 했다. 이런 고유 규정은 검사 비용을 발생시키고 제품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시간을 지연시키는 등 수입 비용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받아 왔다. 하지만 에너지원법 개정으로 이스라엘의 독자적 규정을 폐지*하고 유럽연합 기준을 도입하여 유럽연합 기준을 충족하는 제품의 경우 별도 테스트를 거치지 않고도 수입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스라엘 산업경제부는 에너지원법 개정 시행이 수입업자의 수입 비용을 최대 7%까지 낮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현재 이스라엘 규정 준수 의무는 임시 면제 상태이며 2023년 2월 말까지 폐지 절차 완료 예정

규정 전환 시범운영 기간인 2022년 9월 1일부터2023년 2월 28일까지는 이스라엘 표준에 따른 통관 트랙과 유럽 표준에 따른 통관 트랙(이하 ’유럽 트랙’)이 함께 운영^*되지만 시범운영이 종료되고 2023년 3월 1일부터는 이스라엘 표준에 따른 통관 트랙이 폐지되고 유럽연합 기준에 따른 통관 트랙만 운영된다. 이스라엘 에너지부와 산업경제부는 유럽 트랙을 통한 전기제품 수입 규모가 연간 1조 원(25억 이스라엘 신셰켈)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주*: 이스라엘과 유럽연합의 규정이 상충될 경우 유럽연합 규정을 우선

<적용 규정 및 대상 품목>

[자료: 이스라엘 에너지원법 부록 3, 2022년 10월 26일 검색]

EU 에너지소비등급 라벨 부착 의무 규정 도입

에너지소비효율 및 대기전력 기준과 더불어 에너지소비등급 라벨 규정도 유럽연합의 라벨 규정을 따른다. 이스라엘 에너지원법은 유럽연합의 라벨 규정을 따라 에너지소비등급 라벨을 의무 부착해야 하는 품목(9종, 아래 표 참조)을 지정하고 있다.

<적용 규정 및 대상 품목>

[자료: 이스라엘 에너지원법 부록 4, 2022년 10월 26일 검색]

유럽연합 기준이 적용되는 품목은 유럽 내 유통되지 않는 제품이라 하더라도 관련 기준을 충족하면 EU 적합성 선언 또는 시험성적서를 기반으로 수입할 수 있다. 하지만 유럽 내 유통되지 않는 제품 중 상기 에너지 소비효율 라벨 부착 의무 대상에 속하는 경우, 제조업자나 수입업자가 유럽연합 규정에 따라 에너지 소비효율 라벨을 별도 제작하여 부착한 뒤 이스라엘 유통업자에게 제품을 양도해야 한다. 

이스라엘 에너지부가 발표한 라벨 제작 지침에 따르면 국기와 QR코드를 제외하고는 유럽연합 기준에 따라 동일한 형식으로 라벨을 제작해야 한다. 유럽연합기 대신 이스라엘 국기를 삽입하되 규정에 맞춰 동일한 크기로 삽입해야 하며 지정된 색*을 준수해야 한다. 라벨에 QR코드가 있는 경우, 이스라엘 라벨에는 QR코드를 생략한다.

    주*: 짙은 파랑 100/70/0/28(CMYK) Indanthren Calidon GCDN, 하양 0/0/0/0 (CMYK), White  

<유럽에서 유통되지 않는 전기제품에 대한 에너지 소비효율 라벨 제작 예시>

[자료: 이스라엘 에너지부, 2022년 10월 26일 검색]

통관절차 전산화 및 사전 승인 기반에서 수입자 선언기반으로 변경

유럽연합 표준 도입과 더불어 통관 절차도 대폭 간소화되었다. 유럽 트랙을 사용할 경우 기존에 의무화됐던 사전 수입승인을 면제받으며 EU 적합성 선언(Declaration of Conformity, DoC) 또는 ILAC 회원 기관 발급 시험성적서를 기반으로 간편하게 온라인 통관 신청을 할 수 있다. EU 적합성 선언이나 ILAC 회원기관 발급 시험성적서(이스라엘 시험기관 발급 시험성적서도 인정) 중 하나만으로 통관이 가능한 것이다. 다만, EU 적합성 선언만을 근거로 수입 통관 신청을 하더라도 통관 신청서 작성 과정에서 EEI, 에너지등급, 에너지 소비효율 라벨 등 구체적인 증빙 자료를 함께 제출해야 한다.

시사점

에너지원법 개정에 따른 유럽 트랙 개설로 상당수 가전제품의 수입 절차가 간소화되고 수입업체의 비용 부담이 줄어들어 수혜 품목의 수입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규제 완화로 경쟁에 참여하는 수입업체가 늘어나면, 다양한 제품에 대한 수입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유럽으로 기수출하고 있는 우리 기업 제품의 경우, 별도의 인증 절차 없이 이스라엘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게 돼 우리 기업의 신규 시장 개척에도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스라엘 시장에 기진출한 우리 기업도 혜택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인증 외 이스라엘 인증을 추가적으로 정기 업데이트 해야 했던 불편을 덜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병행수입을 통한 시장 진출 확대도 고려해 볼 수 있다. 개정 이전에는 제조업체가 발급한 서류를 제출해야 수입 승인을 받을 수 있었는데 이제 유럽연합의 에너지효율 규정을 준수한다는 증빙서류만 있으면 수입이 가능하게 되어 병행수입 시장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한편, 주의할 점도 있다. 2023년 3월부터는 에너지효율과 관련된 이스라엘 표준이 폐지되고 유럽연합의 에너지효율 기준이 전격 도입되기 때문에 이스라엘 시장에 기진출한 우리 기업은 유럽연합의 에너지효율 입법 동향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유럽 가전제품과의 경쟁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가격 이외의 제품 경쟁력 강화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자료: 이스라엘 산업경제부, 이스라엘 에너지부, 이스라엘 법제처, 현지언론, KOTRA 텔아비브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