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환 이후 ‘대륙으로 향한 창(窓)’이자 교두보로 호황기를 구가하던 홍콩이 2010년대 초반 경제 위기 상황을 맞이한다. 경제성장률이 수 년간 하락세를 보이자 홍콩 정부는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을 돌파구로 삼았다. 구호로만 끝나지 않고 정부는 대규모 자금을 투입함과 동시에 각종 세제 혜택과 스타트업 지원 정책을 펼쳤다. 이후 홍콩은 스타트업과 VC(벤처캐피털)에게 매력적인 곳으로 바뀌었다. 아울러 지리적으로 하드웨어 특화 도시 중국 선전(심천)과 연계할 수 있다는 점, 웨강아오 대만구 지역과 물적,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 우수한 인재가 많다는 점도 홍콩에 스타트업과 IT 기업이 모이는 동인이 되었다.
정부 주도의 홍콩 스타트업 생태계 중심에는 혁신창업 단지 ‘홍콩사이언스파크(HKSTP, Hong Kong Science and Technology Park, 이하 ‘사이언스파크’, )’와 ‘사이버포트(Cyberport)’가 있다. 2002년 문을 연 사이언스파크에는 현재 국내외 스타트업 650여개 사가 입주해 있다. 이곳을 거쳐간 스타트업은 850여개 사에 달하며 그중 ‘라라무브’ 등 4개의 유니콘 기업이 있다.
지난 6월 30일 반환 25주년을 맞이해 홍콩을 찾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스타트업 창업가들과 과학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홍콩을 국제적인 혁신과 기술 허브로 발전시키는 데 사이언스파크가 핵심적인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해 주길 바란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시 주석의 방문으로 사이언스파크의 위상이 한층 더 높아졌다는 평가이다.
지난 8일 한국 스타트업과 사이언스파크가 접점을 만드는 네트워킹 행사가 홍콩 현지에서 진행됐다.홍콩사이언스파크 빌딩 17W에서 열린 ‘[D-CAMP] Go global@HK – Healthcare’는 한국 우수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현지 투자자에게 소개하는 이벤트이자 사이언스파크 관계자가 홍콩 스타트업 생태계를 국내 스타트업에게 설명하는 자리였다. 이번 행사는 한국 스타트업 지 기관인 디캠프(은행권청년창업재단)와 사이언스파크가 공동으로 주관했다.
오스카 웡 홍콩사이언스파크 비즈니스 디벨롭먼트 헤드는 “사이언스파크는 스타트업의 시작부터 끝까지 전방위적으로 지원하는 글로벌 혁신 창업의 최적지이다. 펀드를 통한 투자, 기술 개발에 필요한 연구 시설, 우수 인력 연결, 인큐베이션과 액셀러레이팅을 통한 빠른 성장 및 글로벌 확장 등 창업가의 아이디어가 현실이 되는 모든 과정을 함께한다.”며 “글로벌 진출에 의지가 있는 한국 스타트업이라면 사이언스파크를 활용해 달라.”고 말했다.
그레이스 라우 사이언스파크 중개연구소장은 “홍콩은 잘 갖춰진 자본 시장이자 정책적 지원과 지적 재산권 보호가 되는 곳이다. 또한 창업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혁신에 개방적인 문화와 재능있는 인재가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하이, 이노바이드, 에어스, 에버엑스, 스마투스 등 스타트업 5개 사를 비롯해 홍콩 총영사관 관계자, 사이언스파크 관계자, 10개 현지 벤처캐피털 심사역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네트워킹 행사로 명명됐지만 스타트업이 IR을 하고 배석한 투자자와 질의응답을 하는 데모데이 형식에 더 가까웠다. 홍콩 VC 관계자는 “국적을 떠나 다양한 분야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만날 수 있어서 의미있는 자리였다.”며 “특히 원천기술을 바탕으로한 하드웨어, 글로벌 트렌드에 걸맞는 기업을 만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현재 정형외과 수술 지원 로봇 시스템은 있으나 골절 수술을 위한 로봇 시스템의 상용화 사례는 전무하다.
에어스는 효율적이고 안전한 골절 수술을 위한 ‘정밀 로봇-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연구 및 개발하는 기업이다. 기존 골절 수술은 크게 ‘정복 과정’과 ‘고정 과정’을 거치는데 모든 과정을 전부 의료진이 진행하기 때문에 복잡하고,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에어스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로봇과 인공지능을 이용해 수술의 편의성과 안전성을 높였다.
재활·운동치료는 근골격계질환 환자들에게 가장 높은 수준으로 권고되지만 경제적, 물리적 한계로 접근성이 낮다는 한계가 있었다.
에버엑스는 근골격계질환 디지털 치료 솔루션 ‘모라(MORA)’ 개발사이다. 모라는 의학적 근거에 기반해 150여 개 이상의 광범위한 재활·운동치료 커리큘럼과 모니터링 기능을 제공한다. 근골격계질환에 특화된 높은 수준의 자세 추정(Pose-estimation) 인공기능(AI) 기술을 적용해 정확도 높은 기능 평가가 가능하다. 또한 인지행동치료 솔루션을 포함해 치료 순응도를 높였다.
구강스캐너와 CAD/CAM 디지털 기술 등은 치과 시장에서 나날이 발전하고 있지만 보철물 등의 기공물을 만드는 치기공소와의 의뢰와 커뮤니케이션은 여전히 수기로 이뤄지고 있다.
이노바이드가 제공 중인 덴트링크는 아날로그 방식과 디지털 방식의 인상채득이 공존하고 있는 치과와 치기공소 간 기공의뢰 과정을 통합 관리하여 디지털 전환을 도와주는 SaaS 서비스이다. 특히 배송, 의뢰, 관리, 결제 등 기공물 제작에 필요한 여러 과정을 전산화하여 치과 및 치기공소에게는 기공 관리 업무에 있어 편리함과 효율성을 제공한다.
스마투스코리아는 치과에서 사용되고 있는 충치 진단 장비를 소형화한 기업이다. 센서가 달린 칫솔 모양의 제품(스마투스)과 앱을 통해 구내 pH 레벨과 충치 발생 위험 및 진행 상황을 측정할 수 있다. 기기를 치아에 대면 충치 여부를 바로 판단할 수 있다. 통증이 있기 전 치아 이상 여부를 알려주고, 치과 내원 필요성과 시기를 결정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디지털치료제 전문기업 하이는 경도인지장애로 인해 저하된 인지기능의 재활 및 인지 예비능 향상을 위한 디지털 치료제인 ‘알츠가드’ 개발사이다. 알츠가드는 사용자가 별도의 장비없이 스마트폰으로 시선추적, 음성, 인지 등 디지털 바이오 마커를 활용해 경도인지장애를 선별할 수 있게 해준다. 현재 해당 앱 기술 고도화를 한창 진행 중인 하이는 임상 실험 데이터를 축적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선별도구 개발을 진행 중이다.
올해로 두 번째 열리는 ASGH는 전세계 스타트업과 연구자, 글로벌 투자자, 등이 의료 기술의 국제 동향을 발표하고 비즈니스 및 투자 기회를 마련하는 바이오헬스케어 행사이다. 저명한 학계 인사들이 패널 토론자로 나서 헬스케어의 차세대 기술을 논하고, 펜데믹 이후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협력을 논할 예정이다.
원문링크 | https://platum.kr/archives/1962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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