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1월 CPI 상승률 예상보다 상회, 인플레이션 완화 속도는 다소 늦어져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2023년 1월에도 완화세를 이어갔지만 그 속도는 다소 느려졌다. 현지 시간 2월 14일 미 노동부(BLS)는 2023년 1월 CPI(소비자 물가 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6.4%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가 예상치(6.2%) 보다 높은 수준이다. 해당 수치는 계절조정 기준으로 지난 2022년 12월 대비 0.5% 상승한 것으로, 2022년 12월이 전월 대비 0.1% 증가한 것에 비하면 상승 폭이 다시 커졌다. 근원 CPI 지수(Core CPI, 식품, 에너지 등 변동성이 큰 부분을 제외하여 예측 정확도가 높다고 여겨짐)는 전년 동월 대비 5.6% 상승했으며, 역시 시장의 예상치인 5.5%를 웃돌았다.
<전년 대비 CPI 상승률>
(단위: %)
[자료: BLS, The Wall Street Journal]
<계절조정 기준 전월 대비 CPI 퍼센트 변화>
(단위: %)
[자료: BLS]
이로써 2022년 6월 9.1%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던 YOY CPI 상승률은 9월 8.2%, 10월 7.7%, 11월 7.1%, 12월 6.5%에 이어서 2023년 1월 6.4%까지 내려오면서 7개월 연속 인플레이션 완화세를 이어갔지만 그 속도가 예상보다 다소 늦어졌다.
2023년 1월 인플레이션의 상당 부분은 주택, 식품, 에너지 부문이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98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인 7.9%를 기록했다. 식품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1.3% 상승했다. 특히 조류 독감의 영향으로 계란 가격이 50여년만에 가장 큰 연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외식 가격도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했다. 휘발유 가격은 2022년 11월, 12월에 하락했지만 2023년 1월에 2.4% 상승했고, 천연 가스 유틸리티 가격은 2022년 12월 대비 6.7% 상승하면서 지난 6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주택 임대료 부문의 전년 대비 CPI 상승률>
(단위: %)
[자료: BLS, S&P Global]
글로벌 금융 분석 기업인 S&P Global은 Econoday가 집계한 추정치에 근거해 주택 임대료가 오르면서 1월 인플레이션이 경제학자들의 예상치를 넘었지만, 주택 임대료가 계속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이 전반적으로 둔화된 결과로 볼 때 연준의 긴축통화정책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외식, 차량, 가구, 의류 부문에서 지출이 늘어나며 1월 미국 소매 판매는 예상보다 큰 폭 증가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미국의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너무나 높다. 미 경제 전문가들은 장기간 지속된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자 수요가 크게 약화된 탓에 올해 미국 소매 판매 기대치를 다소 낮게 전망하는 추세다. S&P Global의 경제 분석가들은 2023년 전체 미국 소매 판매 부문은 인플레이션을 고려할 때 0.1%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해당 수준은 코로나 19 팬데믹 이전보다도 더 느린 성장이다.
<명목 소매 판매와 실질 소매 판매 성장률 전망>
(단위: %)
[자료: S&P Global]
하지만 이번 2월 15일에 발표된 미국의 소매 판매는 예상을 뒤엎고 큰 폭으로 증가해 전월 대비 3.0% 상승한 6970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거의 2년만에 가장 큰 증가폭(전월대비)으로, The Wall Street Journal 등의 주요 미국 언론들은 2023년 연초에 미국 경제 회복의 징조를 추가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소비자들은 외식, 차량, 가구, 의류 부문에서 지난 12월 대비 지출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대비 2023년 1월 소매 및 식품 서비스 판매 증가율>
[자료: U.S. Census Bureau]
<각 부문별 전월대비 2023년 1월 소매 판매 증가율>
[자료: U.S. Census Bureau, The Wall Street Journal]
1월 소매 판매가 큰 폭으로 증가한 현상을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하지 않았다는 주장, 계절 조정 요인이 상승폭에 기여했다는 의견과 더불어 1월에 일자리가 폭발적으로 증가 등의 요인을 언급하며 신중하게 접근해야할 필요성 들이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소비자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Reuter는 미국 은행사의 신용 및 직불 카드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1월 지출이 급증했다고 보고한 Bank of America Institute의 분석 결과를 인용하면서 저소득층 소비자들이 압박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견고한 현금 여유분과 대출 능력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The Wall Street Journal도 미국인들이 식료품과 휘발유 같은 일상 필수품보다는 고가의 재량 품목에 대한 지출을 늘린 것으로 전했다. S&P Global 마켓 인텔리전스 경제학자들은 1월에 보인 소매 판매 강세 현상은 이번 분기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질 확률을 낮추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평하는 한편, 회복력을 뜻하는 것인지 침체기 돌입 전 마지막 호조인 것인지 불확실하다며 올해 미국 소비자 지출과 경제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2월 데이터를 면밀히 관찰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전망 및 시사점
미국 GDP에서 소비자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70%에 이른다. 따라서 소매 판매는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지표 중 하나이자, 미국이 경기 침체로 돌입하는지 여부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이번에 발표된 소매 판매 지표는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한 연준의 노력과는 반대된다. The Wall Street Journal과 CNN은 1월 소매 판매 지표가 예상치보다 높았기 때문에 3월에 예정된 FOMC의 금리 인상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1월 소매 판매 지표가 상승세로 발표된 이후 미국 주식은 하락했다.
일각에서는 전통적인 쇼핑 시즌인 지난 11월, 12월의 소매 판매 부진으로 인해 올 1월에 지표가 일시적으로 반등했을 가능성을 언급했으며, 가계가 지속적으로 저축을 늘림에 따라 지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주요 미국 언론들은 이번에 발표된 소매 판매 지표는 여행, 주택 및 유틸리티 등 많은 서비스 부문을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보다 정확한 예측을 위해서는 2월 말에 발표되는 월별 보고서를 참고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동시에, 여전히 실업률이 낮고 소비력이 견고하다는 점에서 인플레이션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으며, 이에 따라 연준의 긴축 정책도 시장 전망보다는 길어질 수 있다고 암시했다.
자료: BLS, The Wall Street Journal, S&P Global, U.S. Census Bureau, Reuters, CNN, The Washington Post,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자료 종합
원문링크 | https://dream.kotra.or.kr/kotranews/cms/news/actionKotraBoardDetail.do?MENU_ID=70&pNttSn=20029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