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천연(Natural)∙유기농(Organic)∙건강(Health) 관련 상품 종합 박람회인 ‘Natural Products Expo’가 지난 3월 7일부터 11일까지 5일간 에너하임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됐다. 해당 전시회는 2023년 기준 약 3000억 달러 규모에 이르며, 2030년까지는 약 4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자연 및 유기농 산업 시장 업계 종사자들에게 가장 대표적인 행사로 알려져 있다.
[자료: Natural Products Expo West 공식 웹사이트(https://www.expowest.com/)]
<행사 개요>
행사명 |
Natural Products Expo West 2023 |
개최 기간 |
2023년 3월 7~11일 ∙ 교육 및 이벤트: 3월 7~10일 ∙ 박람회: 3월 8~10일(North Halls), 9~11일(Main Halls & Arena) |
장소 |
애너하임 컨벤션센터,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
주최 |
New Hope Network |
개최 연혁 |
1981년 최초 개최 후 올해 41회째, 매년 개최 |
참가 규모 |
3171개 기업 참가, 등록 참관객 규모 6만7000명 이상 |
전시 품목 |
천연∙유기농∙건강 관련 식품, 보조식품, 라이프스타일 분야 상품 전반 |
웹사이트 |
[자료: 공식 웹사이트,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 정리]
견본시(見本市)의 교류의 장, 현장 분위기 다시 보기
천연상품 업계의 종합 미디어 기업 New Hope Network의 주최로 매년 상반기에는 서부(Expo West), 하반기는 동부(Expo East)에서 개최되는 Natural Products Expo는 관련 업계의 명실상부한 대형 박람회로 1981년 최초 개최 후 올해 41회째를 개최됐다. 올해 행사에는 전년의 약 2800개보다 다소 늘어난 3171개 기업이 참가했으며, 등록 참관객 규모 역시 전년 대비 약 1만 명 증가한 6만7000명 이상이다. 국가별로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의 북미와 유럽 및 아시아 국가들이 다양하게 참여했다. 전시 행사 이외에도 각종 교육 프로그램, 세미나∙콘퍼런스, 이벤트까지 다양하게 마련돼 있어 관련 업계 생산 및 판매 기업과 바이어들에게 업계 트렌드 파악과 네트워킹의 기회를 제공했다. 올해 행사의 교육 프로그램과 이벤트는 7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됐고, 행사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부스 전시는 8일부터 11일까지 애너하임 컨벤션센터의 North Halls와 Main Halls(Hall A~E, Arena)에서 진행됐다.
[자료: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 촬영]
또한, 이번 박람회의 전시는 기존과 동일하게 △천연∙특색 식품(Natural & Specialty Food) △유기농(Organic) △라이프스타일(Lifestyle) △영양보조제(Supplements) △떠오르는 상품(Hot Products)의 5개 주제로 구성됐다. 그리고 이러한 상위 주제 아래에 신선식품, 냉동식품, 가공식품, 간편식, 음료, 유제품, 스낵, 베이커리 및 디저트류, 향신료 및 소스류, 영양보조식품, 뷰티 및 퍼스널케어 제품, 청소용품, 가정용품, 아기용품, 반려동물용품 등 분야를 막론한 다양한 상품들이 전시돼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처럼 관련 업계의 최신 트렌드 정보 및 제품 파악에서부터 심도 있는 주제에 대한 강연까지 다방면의 정보 습득을 가능케 하는 교류의 장이 마련됐다.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인 ‘다보스포럼’에서 전 세계가 직시해야 할 여러 문제들을 다뤘는데, 그 어젠다 중 하나가 ‘에너지 및 식량 위기 해결’이었다. 여기에는 웰빙 증진, 세계 식량 시스템 개선, 기술과 혁신을 활용한 영양 공급 등의 목표가 포함된다. 이처럼 최근 글로벌 식품 시장을 중심으로 친환경∙저탄소∙지속가능성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같은 맥락에서 이번 전시회 현장에서도 이를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현장 트렌드 1: 식물기반(Plant-based) 식품 시장의 고도화
올해 전시 현장에서도 단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분야는 바로 식품이었다. 전시장 입구부터 코끝을 자극하는 맛있는 냄새가 참관객들을 반긴 가운데, 전시회의 테마이기도 한 ‘유기농 및 천연’ 성분의 식품 및 음료 등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었다. 완연한 엔데믹 시대로 접어든 만큼, 마스크 착용이나 백신 접종 등의 각종 규제로부터 자유로워진 참관객들은 이번 행사에서는 마스크 없이 더 자유롭게 다양한 식품 샘플들을 만끽하는 모습이었다.
수많은 식품 전시 중에서도 전년에 이어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식물기반(Plant-based)’ 식품 분야였다. 뉴노멀 시대,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건강 및 웰빙에 대한 관심이 더욱 증가하고 식품 시장에서도 소비자들은 건강과 환경에 대한 문제들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기관 Euromonitor의 2021년 설문조사(Voice of the Industry: Health and Nutrition)에서도 ‘건강이 식물성 육류 대체품의 주요 성장 동인’이라는 사실이 언급된 바 있다. 이렇게 지난 몇 년간 눈부신 성장을 이뤄 온 식물기반 식품 시장은 단순한 ‘트렌드’의 단계를 넘어 점차 고도화되는 양상을 보이며, 이제는 하나의 ‘뉴노멀’로 자리 잡고 있는 듯하다. 제품 포장이나 라벨 속 ‘식물기반’이라는 문구를 보기 전까지는 그것이 식물기반인지 전혀 눈치채지 못할 만한 식품들도 많이 보여 매우 인상적이기도 했다.
<현장에서 선보인 다양한 식물기반 식품들>
[자료: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 촬영]
우선, 반가운 풀무원(Pulmuone)의 대형 부스가 단연 시선을 사로잡았다. 풀무원은 지난 2016년 미국의 두부 브랜드였던 ‘나소야(Nasoya)’를 인수하면서 이를 미국 시장 내 식물기반 식품 브랜드로 꾸준히 성장시킨 바 있는데, 이번 전시 현장에서도 나소야의 대체육 식품 시리즈가 큰 관심과 호응을 얻었다. ‘한국 바비큐 맛(Korean BBQ flavor)’과 ‘고추장 맛(Gochujang flavor)’의 두 가지로 선보인 ‘플랜트스파이어드 식물기반 스테이크(Plantspired Plant-based Steak)’가 그 주인공이다. 시식해본 결과, 질감에서부터 육즙과 맛에 이르기까지 실제 스테이크와 흡사해 매우 인상적이었다. 미국의 채식 전문매체 Vegconomist의 2월 보도에 따르면, 북미 시장에서 판매 중인 고품질 식물기반 대체육 스테이크 분야에서 풀무원 나소야의 ‘플랜트스파이어드’ 브랜드가 4위를 차지했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려왔다.
<풀무원 보유 브랜드 ‘나소야’의 플랜트스파이어드 대체육 제품>
[자료: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 촬영]
지금까지는 많이 찾아볼 수 없었던 퓨전 일식 분야의 식물기반 제품을 선보인 캐나다계 식품 기업 ‘컨셔스(Konscious)’ 역시 눈에 띄었다. 최근 몇 년간 소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계란 등을 식물기반 재료로 대체하는 일차원적인 식품의 발달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컨셔스가 소개한 식물기반 오니기리(Onigiri), 롤(Roll), 포키 볼(Poke bowl)처럼 새로운 식물기반 냉동식품의 성장이 시작된 듯 보인다. 특히 식물기반 포키 볼(하와이 유래의 생선 덮밥)이 인상 깊었는데, 식품에 포함된 100% 식물기반 대체 참치와 연어의 맛이 실제와 크게 다르지 않아 매우 인상 깊었다. 식물기반 참치와 연어뿐만 아니라 캘리포니아 롤 속의 식물기반 게살까지, 식물기반 식품의 새로운 성장을 엿본 듯해 매우 기억에 남는다. 컨셔스는 올해 행사의 ‘NEXTY AWARDS: Best New Frozen Product’ 부문에서 식물기반 캘리포니아 롤 제품으로 수상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식품 기업 ‘컨셔스’의 식물기반 롤 및 포키 볼 제품>
[자료: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 촬영]
현장 트렌드 2: 제로(Zero)의 시대가 온다
그동안 설탕과 아스파탐 등 각종 인공 감미료로 인한 칼로리와 당 때문에 꺼리던 음료나 스낵을 이제 포기하지 않고 즐길 수 있게 됐다. 설탕 ‘제로(Zero)’ 식품이 대세가 됐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 현장에서도 ‘Zero Sugar’, ‘0g Sugar’, ‘Kick Sugar, Keep Candy’ 등 설탕이 전혀 첨가되지 않았음을 강조하는 캐치프레이즈를 무수히 찾아볼 수 있었던 만큼, 제로 슈가 트렌드는 식품 시장 전체, 그중에서도 특히 음료 시장을 강타하는 화두가 됐다.
<‘제로 슈가’를 강조하는 다양한 식품 브랜드>
[자료: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 촬영]
180여 개 국가로 다양한 음료 제품을 수출하며 글로벌 음료 업계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한국의 음료 전문 기업 ‘OKF’의 부스에서도 다양한 제로 슈가 드링크를 만나볼 수 있었다. 알로에 음료부터 각종 생수, 스파클링 워터, 차(Tea) 음료, 소프트 드링크, 과일 음료, 요거트 등의 유음료까지 다양한 음료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OKF는 미국 음료 시장에서의 핵심 키워드로 단연 ‘제로(Zero)’를 꼽았다. 기업 관계자가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현장에서도 많은 바이어가 제로 음료를 찾고 있어 제로 슈가 옵션이 있는 제품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라고 전해, 관련 업계의 큰 관심과 수요를 엿볼 수 있었다. 미국 음료 시장에서 이처럼 제로 음료가 대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비타민이나 전해질(Electrolyte) 등이 첨가된 음료 역시 점차 주목받기 시작하는 양상이라고 해당 관계자는 덧붙였다.
<한국의 음료 전문 기업 ‘OKF’ 부스의 모습>
[자료: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 촬영]
현장 트렌드 3: ‘지속가능성’ 중심의 새로운 기업 생태계, 확실한 철학 돋보여
역설적으로 지난 팬데믹 기간 사람들의 사회활동이 제약받자 공기가 맑아지고 생태계가 복원되었다. 이는 ‘환경’과 ‘지속가능성’이 이토록 중요시되는 이유일 것이다. 최근 업계를 막론한 변화의 중심에 지속가능성이 있고, 이는 식품 및 생활용품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러한 관점에서 플라스틱을 떠나보내고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를 실천하려는 업계의 모습을 전시회장에서도 깊이 느낄 수 있었다.
식품이나 음료뿐 아니라 영양보조제품, 생활용품, 뷰티 및 퍼스널 케어 용품, 가정용품 등 현장에 전시된 모든 분야에서 ‘환경’과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는 모습이 뚜렷했다. 이러한 ESG 경영 및 기업 철학을 실천하는 크고 작은 브랜드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는데, 특히 사탕수수(Sugarcane) 원료의 친환경 플라스틱 제품으로 본 박람회에 꾸준히 참가 중인 한국기업 ‘에코매스(Ecomass)’가 눈에 띄었다.
<한국의 친환경 플라스틱 제품 생산기업 ‘에코매스’>
[자료: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 촬영]
에코매스는 ‘We are the Net-zero Manufacturer’, ‘We have Carbon Offset Forest’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확실한 기업 철학을 가진 다양한 생활용품들을 선보이고 있었다. 기업 관계자는 “넷제로를 온전히 실천하기 위해 한국의 한 지방에 있는 산을 보유하게 됐고, 그 결과 넷제로에서 더 나아가 탄소 배출량이 마이너스가 되었다”라는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여기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소비자에게 단순히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넷제로’라는 메시지까지 전달하고, 소비자가 마치 그 캠페인에 동참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점이다. 이러한 것들이 소비자의 구매에 영향을 끼치고, 소비자들로 하여금 ‘가치 소비’를 가능케 한다는 점이 특히나 인상 깊었다.
시사점
Natural Products Expo는 월마트(Walmart), 크로거(Kroger), 스프라우츠(Sprouts), 홀푸즈 마켓(Whole Foods Market), 코스트코(Costco) 등 미국 식료품 및 잡화 업계의 대형 선두기업들이 바이어로 참가하는 매우 의미 있는 행사이기에, 업계의 다양한 기업들이 제품을 효과적으로 노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식품과 트렌드를 알면 그 나라의 문화를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듯이, 이 전시회는 우리 기업을 포함한 관련 업계 구성원들이 핵심 트렌드를 살펴보고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가 가져온 인구와 사회구조, 환경 등 패러다임의 전환은 식품 및 생활용품 시장에도 영향을 끼쳤고, 이러한 변화를 이번 행사 현장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식물기반 식품의 고도화, 제로 음료의 부흥, 지속가능성 추구의 키워드로 대표되는 트렌드가 주축을 이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지속가능성’은 소비자들의 제품 선택에도 매우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에 앞으로 소비자의 지속가능성 욕구 충족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불가결한 요소가 된 듯하다. 따라서 미국 시장 진출을 노리는 관련 업계의 기업들은 이러한 관련 트렌드를 끊임없이 파악해 실제 사업 전략 및 제품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자료: Natural Products Expo West 2023 공식 안내서 및 웹사이트, New Hope Network, Vegconomist, Konscious, 그 외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 자료 종합
원문링크 | https://dream.kotra.or.kr/kotranews/cms/news/actionKotraBoardDetail.do?MENU_ID=70&pNttSn=2012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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