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된 스타트업 페스티벌 Vienna Up’23
지난 5월 30일~6월 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국제적 스타트업 페스티벌인 Vienna Up’23 행사가 열렸다. ‘다양성’ 면에서 유럽 최고로 꼽히는 이 행사의 올해 방문객은 총 96개국, 1만4000명으로, 사상 최고치 기록을 세웠다. 빈 도시 내 총 12개 구, 27개 장소에서 50개 이상의 이벤트가 개최됐으며 커피하우스의 도시라는 명성에 걸맞게 커피하우스에 코워킹 스페이스를 마련하는 등의 참신한 기획에 총 30개 이상의 프로그램 파트너가 참여했다. 국제 투자자들을 위한 핫스팟으로 소개됐던 주요 행사에는 200개사 이상의 엔젤투자자, 사모펀드투자자(PE), 벤처캐피탈(VC)이 참여했으며 스타트업 월드컵 비엔나(Startup Worldcup Vienna)*, 창업가-투자자 매치메이킹 이벤트인 커넥트데이 2023(Connect Day 2023) 등이 하이라이트 행사로 꼽혔다.
주*: 세계 규모의 스타트업 경진대회로 빈 경연을 통해 최종우승자에게는 100만 달러 투자 상금이 걸려있는 미국 경연에 진출할 기회가 주어졌다.
그 외 사회적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한 콘퍼런스인 임팩트 데이즈(Impact Days), 창의산업을 포커스로 둔 크리에이티브 데이즈(Creativ Days), 도시의 기후보호 목표 달성을 위한 기술 솔루션을 테마로 잡아 혁신가와 정책결정자들을 불러 모은 스마트 시티 서미트(Smart City SuMMit) 등의 행사도 참가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자료: KOTRA 빈 무역관 촬영]
2022년 오스트리아 스타트업 성과
해마다 발간되는 오스트리아 스타트업 보고서 ‘Austrian Startup Monitor' 최근 호에 따르면, 2011년 이후 오스트리아에는 33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창업했으며, 이들 기업의 약 절반은 수도 빈에 세워졌다. 2022년 상반기, 오스트리아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전년 동기 대비 3배 성장했으며 VC 선정 유럽 투자국 Top10에도 이름을 올렸다. 2021년 오스트리아 최초의 유니콘 기업에 등극한 Bitpanda(핀테크)와 GoStudent(에듀테크)에 이어 2022년에는 Tricentis(IT), TTTech Auto(모빌리티)의 2개 기업이 유니콘기업으로 탄생함으로써 유니콘 기업 보유 수 기준 유럽 내 4위 국가가 됐다.
1) 창업 추이
오스트리아에는 2011년 이후 총 3316개의 스타트업 기업이 창업했으며, 이 중 약 47%가 수도 빈에 소재하고 있다. 수도 빈은 일찍부터 시 차원의 탄탄한 지원*이 있었고 인큐베이터, 액셀러레이터, 공유오피스, 서비스 및 파이낸싱 업체가 여럿 활동하며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이 이루어져 이 점이 좋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7~2019년간 연간 약 360개 기업의 창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후로 기업 수치는 감소하고 있지만 투자 자금 규모가 큰 창업 수는 늘고 있는 상황으로, 2021년에는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 유치가 성사되기도 했다.
주*: 빈시 정부에서 운영하는 비엔나비즈니스에이전시(Vienna Business Agency)가 스타트업 창업가를 위한 이민·정착, 세무·노무 컨설팅, 사무실 임대 등을 지원
<연도별 창업 기업 수(2011~2021년) 및 주별 창업 현황(2011~2022년)>
(단위: 개사)
[자료: Austrian Startup Monitor 2022]
2) 투자 유치
2021년 총 12억3000만 유로의 역대 최고치 투자유치 금액을 기록하며 주목받았던 오스트리아 스타트업 커뮤니티는 2022년에는 총 10억900만 유로의 투자유치를 끌어냈는데 이는 전년대비 18% 하락한 수치다. 투자유치 금액 규모가 감소한 데에는 경기 침체 및 금융위기에 따른 투자 성향 보수화 경향을 가장 큰 배경으로 본다. 금리 상승에 따른 투자금 조성 애로로 VC 투자 의지가 감소했으며, 규모·성장성보다는 수익성·재무 건전성을 보유한 스타트업 쪽으로 투자자의 선호 추세가 변화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 같은 흐름이 형성된 하반기를 제외하고 살펴보면, 상반기에만 총 79건, 8억8100만 유로의 투자유치에 성공하며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배의 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투자 규모 기준으로는 투자유치 라운드당 평균 700만 유로가 성사됐으며, 2021년 오스트리아의 두 번째 유니콘 기업에 올랐던 GoStudent가 유치한 3억 유로가 투자 유치 최고액을 기록했다.
<2022년 Top10 투자유치 스타트업>
(단위: € 백만)
[자료: Statista, 각 스타트업 웹사이트]
투자유치 라운드별로 살펴보면, 상반기 있었던 총 79건 중 약 절반이 시드 단계였으며(전체의 45.6%), 이어 프리시드가 18건(22.8%), 시리즈A가 11건(13.9%)으로 뒤를 이었다. 시리즈B 이상의 유치는 비중이 낮아 전체 라운드 수의 약 10%를 차지했다. 전체적으로 오스트리아 투자자의 비중이 높아 이들이 전체 라운드 수의 약 75%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창업 초기에 참여해 지분 확보가 상대적으로 수월한 프리시드, 시드 단계 투자 비율이 높았다(전체 투자 라운드 대비 비중: 프리시드 단계 75%, 시드 단계 65%). 반면 대규모 투자 쪽은 외국계 VC 위주로 성사되는 흐름을 보여 시리즈B의 경우 외국계 자본의 비중이 90%를 차지했으며 연간 투자 유치 랭킹 1, 2위로 집계된 GoStudent(3억 유로)와 TTTech Auto(2억5000만 유로)와 같은 사례를 탄생시켰다.
<2022년 상반기 스타트업 투자유치 라운드별 통계>
[자료: EY Startup Investment Barometer 2022]
3) 유망 분야 및 주요 기업
여전히 기술 혁신 딥테크(Deep Tech) 분야에 관심이 집중돼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지속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투자유치 통계에서도 나타나고 있는데, 투자유치 건을 분야별로 살펴보면, 소프트웨어&분석이 총 33건으로 전체 투자유치 건수의 23.4%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으며 그 외 핀테크/인슈어테크*, 프롭테크**, 애그테크*** 등 다양한 혁신 기술 분야에 투자가 이루어졌다.
주*: 핀테크의 한 영역으로, 인공지능, 사물 인터넷, 빅데이터 등의 첨단 IT 기술을 활용한 보험 서비스
주**: 부동산 자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의 첨단기술을 활용한 부동산 서비스
주***: 농업(agricultur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인공지능, 사물 인터넷, 빅데이터 등의 첨단기술을 적용한 농산물 생산 신기술
<2022년 스타트업 투자유치 업종별 통계>
[자료: EY Startup Investment Barometer 2022]
한편, 전문가들은 빈 기반의 스타트업 기업들에게서 포착되는 특화 분야로 메드테크(Medtech)·바이오테크(Biotech)와 지속 가능 그린테크·임팩트기업을 꼽는다.
첫 번째로 꼽힌 생명과학(Life Science) 분야의 경우, 이미 잘 발달해 있는 관련 인프라를 그 배경으로 든다. 빈에는 Boeringer Ingelheim과 같은 의약품 글로벌 기업의 R&D센터, 생산거점이 위치해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Merck, Pfizer, Eli Lilly, GE Healthcare 등과 같은 글로벌 바이오테크 기업들이 진출해 활발히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다. 공과대학(Technische Universität Wien) 등과의 협업 분위기 또한 잘 조성돼 있어 산학 협동 스타트업의 창업 및 성장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사례가 될 만한 기업으로는 지난해 투자 유치 랭킹 8위를 차지한 합성 DNA 전문 바이오 사이언스 기업 Ribbon Biolabs, AI 활용 의학 전문 출판물 및 데이터베이스 분석 전문 기업 XUND 등을 꼽을 수 있다.
두 번째로 꼽힌 지속가능성 분야의 경우, 2011년 이후 창업한 약 3300개 스타트업 중 약 33%에 해당하는 기업이 스스로를 그린 스타트업, 16%에 해당하는 기업이 사회적 기업이라고 소개할 정도의 비중을 지닌다. 이는 빈이라는 도시 자체가 가지는 기후 중립 지향성을 떼어놓고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빈은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에 이미 전 분야 자원 보호 극대화와 사회·기술적 혁신을 통해 모든 이의 삶의 질을 향상한다는 비전을 담은 ‘Smart City Wien Framework’를 발표했으며, 이는 2040년까지 기후 중립을 달성한다는 국가 목표 ‘Klimaneutralität 2040’을 통해 한층 더 구체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 기업으로는 스마트 워터 모니터링 시스템 기업 S::can, 순환 경제 패키징 솔루션 분석·개발 기업 Circular Analytics, 지속 가능 도시개발 디자인 솔루션 기업 Green4Cities 등을 들 수 있다.
정부 지원 프로그램
대규모 스타트업 투자 건들이 주로 외국계 VC 위주로 성사되는 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금 조달 부문은 글로벌 주요 스타트업 허브 대비 오스트리아 스타트업 생태계의 상대적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오스트리아를 테크놀로지·혁신 허브로서 국제적으로 성공한 비즈니스 중심지로 성장시키는 데에 국가적 차원의 자금 지원이 중요하다고 판단, 관련 부문 정부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번 Vienna Up’23 스타트업 페스티벌의 중심 행사였던 Connect Day 2023에 참여했던 주요 기관 세 곳의 대표 프로그램을 아래에 소개한다.
<주요기관별 스타트업 펀딩 지원 프로그램>
기관 |
프로그램 |
세부 내용 |
FFG 연구진흥원 |
Basisprogramm |
- 혁신 기술 R&D 펀딩 프로그램 - 최대 300만 유로 지원 - 대출 보증·보조금 포함 프로젝트 비용의 최대 70% 지원 |
Impact Innovation |
- 혁신 기술 솔루션(제품, 서비스, 프로세스 등) R&D 펀딩 프로그램 - 프로젝트 비용 최대 15만 유로, 기간 최대 1년 지원 - 비용의 최대 50% 지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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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novationsscheck |
- 스타트업·중소기업 대상 R&D, 혁신 비용 지원 프로그램 - 리서치 비용 최대 1만2500유로 지원 - 기업이 선정한 연구기관 서비스 비용의 최대 80% 지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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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WS 투자개발은행 |
Preseed – Deep Tech |
- 창업 전 단계 딥테크 분야 스타트업 대상 펀딩 프로그램 - 창업 비용 최대 17만 유로(창업자 중 1인 이상이 여성으로, 25% 이상 지분 소유 시 20만 유로) 지원 - 프로젝트 기간 1~2년 / 펀딩 신청 성공률 25% |
Preseed – Innovative Solutions |
- 창업 전 단계 딥테크 분야 제외 전 분야 스타트업 대상 펀딩 프로그램 - 지원 금액 미발표 - 2023년 신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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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edfinancing – Deep Tech |
- 개발-상용화 단계 딥테크 프로젝트 진행 스타트업 대상 펀딩 프로그램 - 프로젝트 비용 최대 70만 유로 (창업자 중 1인 이상이 여성으로, 25% 이상 지분 소유 시 80만 유로) 지원 - 프로젝트 기간 2~5년 / 펀딩 신청 성공률 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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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edfinancing – Innovative Solutions |
- 창업이 이루어진 딥테크 분야 제외 전 분야 스타트업 대상 펀딩 프로그램 - 최대 80만 유로 지원 - 창업 후 5년까지의 기업 대상 / 2023년 신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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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BA 비엔나 비즈니스 에이전시 |
Tech4People |
- 디지털 솔루션 중심 R&D 프로젝트 지원 프로그램 - 모든 기업 및 스타트업 대상으로, 최대 50만 유로 지원 - 기업 규모 기준 소기업의 경우 프로젝트 비용의 45%까지, R&D 기관(기업 파트너로 참여)의 경우 80%까지 지원 |
[자료: Vienna Up’23, 각 기관 웹사이트]
시사점 및 전망
2021년 사상 최고치의 투자유치액을 기록하고 2개의 첫 유니콘기업을 탄생시키며 주목받은 오스트리아는 2022년 여타 스타트업 유력 국가들과 동일하게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인한 투자유치 규모 감소를 경험했으나(-18%), 유니콘 기업 수 기준 유럽 4위를 기록하며 저력을 보이고 있다.
이제 오스트리아 스타트업 커뮤니티에서는 이 같은 모멘텀을 계속 유지하며 더 많은 스타트업 성공담을 창출할 수 있을 만큼 이곳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건강하게 진화하고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의 전망은 희망적이다. 기존 유니콘 기업의 성공을 통해 획득한 ‘할 수 있다’는 긍정적 분위기, 노하우와 자본이 스타트업 커뮤니티에 전반적인 활력을 불어넣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유망 분야인 딥테크 부문의 혁신을 주도해 갈 대학·연구소 쪽의 산학연계 협업 의지 또한 그 어느 때보다 크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빈 스타트업 생태계의 창업 및 투자가 여타 유력 도시들과는 달리 아직 포화 수준에 이르지 않았다는 점을 투자자들은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오스트리아 스타트업 커뮤니티의 강점으로 꼽히는 정부의 공공지원 부문 역시, 트렌드 분석을 통한 최적화 노력을 지속함으로써 그 어느 때보다 전문적이고 세분화한 프로그램으로 재무장하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은 특히 프리시드, 시드 단계 초기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프로젝트 금액의 50~70%까지 지원하고 있어 주목받는다. 오스트리아 역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딥테크로 유망분야가 수렴되고 있는 가운데 국가적 차원의 정책 드라이브가 걸려있는 메드테크·바이오테크, 그린테크·임팩트와 같은 특화 분야에도 관심을 기울여볼 만하다.
자료: Austria Startup Monitor 2022, EY Start-up Investment Barometer Österreich 2022, Sifted Reports ‘Tech in Vienna’ 2023, 경제주간지 Trend, Vienna Up’23, FFG, AWS, VBA, 각 스타트업 기업 웹사이트, KOTRA 빈 무역관 자료 종합
원문링크 | https://dream.kotra.or.kr/kotranews/cms/news/actionKotraBoardDetail.do?MENU_ID=70&pNttSn=2035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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