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우의 쫄지마! 인생 - 스타트업의 투자유치법
4년 전
먼저 투자유치가 무슨 의미를 갖는지 살펴보고, 단계별 투자유치 방법에 대해 학습해보고, 투자유치시 사업발표(피칭)에 대한 팁에 대해서도 확인해보세요. 자금유치시 유의사항 첫째, 앤젤이나 액셀러레이터 별 특성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둘째, 명확한 마일스톤(이정표)을 제시해야 한다. 셋째, 낮은 비용수준(Low Burn-rate)으로 초기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넷째, 그래서 Series A 투자(벤처캐피탈로부터 받는 첫 투자유치)가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회사가 성장하고 매출도 발생하면 더 큰 성장을 위해 자금을 유치하게 됩니다. 이 단계가 벤처캐피탈이란 기관으로부터 투자받는 단계이며 벤처캐피탈은 투자유치시 사업성, 성장성, 수익성을 주로 보기 때문에 스타트업은 이 부분을 중점 알려야 합니다." (이희우 - 영화, IT산업 등에 투자해 온 유명 투자자입니다. "쫄지말고 투자하라"는 팟캐스트 진행자이자 스타트업을 위한 창업교육 프로그램 "쫄지 마! 창업스쿨"의 운영자 겸 대표강사기도 합니다.) ------------------------------------------------------------------------------------------------------------------------------------------------------------------------------------ 대한민국 스타트업을 위한 어느 벤처투자자의 수줍은 고백 “이희우의 쫄지마! 인생” 스타트업의 투자유치는 어떻게 보면 창업할 때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이나 다름 없다. 그것은 창업자가 창업 전까지 살아온 인생에 의해 좌우된다. 뭐 초장부터 초치는 소리 한다고? 그럼 차근차근 한 번 살펴보자. 먼저 투자유치가 무슨 의미를 갖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투자유치는 흔히 돈을 받는 대신 뭔가를 반대급부로 주는 것을 말한다. 빌릴 경우에는 추후 원금에 이자를 더 쳐서 주면 되는 것이고, 투자 받을 경우에는 지분을 반대급부로 주면 된다. 빌릴 경우 비록 단기간에 자금조달이 가능하며 지분을 지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상환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신용도 하락(파산) 및 심할 경우 경영권까지 송두리채 빼았길 수 있는 위험이 있다. 투자 받을 경우에는 차입에 따른 위험도 없을 뿐더러 때론 경험 많은 앤젤 혹은 명망있는 벤처캐피탈을 만날 경우에는 돈 이상의 큰 도움을 받기도 하는 장점이 있다. 물론 투자유치에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비교적 장시간이 소요되며, 새로 들어온 주주가 다 정상적인 놈들만 있는 것이 아니기에 때론 똘아이 같은 놈들이 들어와서 경영에 사사건건 간섭하고 심할 경우 자금부족 및 추가투자를 이유로 경영권까지 강탈하는 경우도 있다. 무엇보다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초기에 투자유치를 많이 하면 할 수록 피 같은 자신의 지분이 더 많이 투자자에게 간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초기에 벤처캐피탈로부터 많은 투자를 받았다고 자랑할 것은 절대 안된다. 회사가 좀 더 성장해서 고객을 확보하고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다면 좀 더 높은 회사가치로 투자를 유치할(적은 지분으로 많은 금액을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기 투자금액은 가급적 그 규모를 줄이는 것이 적절하다. 이제 회사(법인) 설립 단계부터 투자유치를 살펴보자. 요즘은 만원짜리 주식회사도 있는 걸 보면 예전보다 창업자의 자금이 많이 들어가지 않는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초기 창업자 자금은 본인이 마련해야 한다. 창업자 호주머니로부터 나오는 돈을 통상 ‘피땀돈(Sweat Money)’라고 하는데, 그건 아마도 본인이 피땀흘려 번 돈이기 때문에 아껴서 써야 한다는 의미가 아닐까? 그럼 초기 ‘Sweat Money’는 얼마 정도가 적절할까? 그것은 하려는 사업규모에 따라 다르다. 반도체 칩이나 하드웨어 장비, 또는 대규모 온라인 게임 사업을 하고자 한다면 비교적 자기 돈도 많이 들어갈 것이다. 그런데 이런 사업을 하면서 자기돈 5백만원 또는 천만원 넣고 한다면 사업의 진정성이 의심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자신의 돈의 규모가 자신의 헌신정도(Commitment)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모바일 서비스나 모바일 게임 같은 경우에는 자기 돈이 조금 덜 들어가도 될 것이다. 자기 돈으로 법인을 설립했다고 치자, 그 돈으로 기본적인 기능이 구현된 제품/서비스, 즉 최소존속제품(MVP, Minimum Viable Product) 구축까지 추가로 자금이 필요하다면 엔젤이나 엑셀러레이터를 찾기 전에 가까운 가족(Family)이나 친구(Friend)로부터 자금을 유치할 수 있다. 이런 돈은 자금유치가 아니라 그냥 사랑으로 받는 돈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돈을 ‘사랑의 돈(Love Money)’라고 부르는 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사랑의 돈’이라 말하는 이유는 이 돈을 투자하는 이들은 온전히 사업성, 수익성 때문에 투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동안의 인간관계를 통한 신뢰가 기반이 되어 그냥 믿고 맡기는(주는) 돈이다. 그렇기에 이들로부터 투자를 받을 때는 반드시 두 가지 만은 다짐을 받아야 된다. 첫째, 그냥 로또 산거라 생각하라. 둘째, 앞으로 친구 또는 가족모임에서 자주 만날텐데 회사 상황 절대 물어보기 없기. 이 두 가지 다짐이 다 사업이 망하더라도 친구나 가족관계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이다. 이 단계에서도 너무 많은 자금을 유치하여 친구나 가족에게 부담을 주는 것은 좋지 않다. 자기 돈도 내고 친구나 가족으로부터도 자금을 유치했는데도 불구 자금상 최소존속제품 출시가 어렵거나 경영상 멘토의 도움이 필요할 경우에는 앤젤이나 액셀러레이터의 도움을 받게 된다. 이 단계의 자금부터는 투자자의 전문성이 가미되며 비교적 장시간 인내해 줄 수 있는 자금의 성격을 갖는다. 그런 의미에서 이 단계의 자금을 ‘인내자금(Patient Money)’이라 하는지 모르겠다. 가끔은 투자유치 관련 강의시 이 부분에서 ‘환자의 돈’ 이라고 농담을 던지곤 하는데 그 때 마다 두 세명밖에 웃지 않아 썰렁해진 경험을 겪곤 했었다. 이 단계에서 자금유치시 유의사항은 첫째, 앤젤이나 액셀러레이터 별 특성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앤젤이든 액셀러레이터든 투자자의 과거 경력이나 투자이력에 맞는 스타트업을 선호하기 마련이다. 모바일/인터넷 서비스에 주로 투자해온(아님 그 분야에서 Exit 경험을 보유한 성공한 창업자던지) 액셀러레이터에 하드웨어 장비 사업으로 접근한다면 아무래도 투자유치 가능성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둘째, 명확한 마일스톤(이정표)을 제시해야 한다. 이들의 투자지원은 최소한의 서비스 또는 최소한의 사업모델이 구현되는 수준까지 성장을 가속화 해주는 역할을 주로 하기 때문에 그 수준에 맞는 적절한 이정표(출시시기, 앱 다운로드 수, 트래픽 수준 등)를 제시하는 것이 좋다. 셋째, 낮은 비용수준(Low Burn-rate)으로 초기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첫 서비스가 설령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다음 서비스까지 버틸 체력이 있기 때문이다. 넷째, 그래서 Series A 투자(벤처캐피탈로부터 받는 첫 투자유치)가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여기서 창업팀(사람)의 뛰어남은 기본 중의 기본이기에 다시 강조하진 않는다. 간혹 앤젤(Angel) 중에는 앤젤의 탈을 쓴 악마(Devil)가 섞여 있으니 투자유치시 주의해야 한다. 그래서 모르는 앤젤이라면 반드시 주변이나 잘 아는 분들을 통해 검증(Reference Check)을 해야 한다. 나의 경험상으로는 악마들은 10% 이상의 지나친 지분을 요구한다던지, 우선주나 전환사채 투자를 한다던지, 연대보증을 요구한다던지, 추가 투자에 대한 옵션을 많이 거는 놈들 중에서 많이 나타난다. 최근에는 프라이머부터 파운더스캠프까지 많은 액셀러레이터들이 활발히 투자대상을 찾고 있다. 액셀러레이터를 고르려면 그들의 교육 프로그램과 투자유치 설명회(데모데이) 등도 어떻게 되는지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액셀러레이터의 도움이 필요 없다면 각종 창업경진대회 상금도 노려볼 만 하다. 요즘은 상금 규모가 많이 커져서 대상의 경우 왠만한 액셀러레이터 투자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통상 이 단계에서 투자금액은 10백만원에서 3억원 수준에서 이루어 지고 나가는 지분은 1%에서 10% 수준이 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회사가 성장하고 매출도 발생하면 더 큰 성장을 위해 자금을 유치하게 된다. 이 단계가 벤처캐피탈이란 기관으로부터 투자받는 단계이다. 통상 VC로부터 받는 첫 투자유치를 시리즈 A라하고 2차, 3차 가면서 시리즈 B, 시리즈 C로 구분해서 부르게 된다. 이 때부터는 벤처캐피탈이 외부 자금을 유치하여 투자하기 때문에 ‘기관투자 자금(Institutional Money)’이라 부른다. 그런 만큼 시간도 많이 걸리고 좀 더 체계적인 투자단계를 밟게 된다. 벤처캐피탈은 투자유치시 사업성, 성장성, 수익성을 주로 보기 때문에 스타트업은 이 부분을 중점 알려야 한다. 하려는 비즈니스가 어떤 비즈니스이며, 규모가 큰 시장에서 놀고 있는지, 언제 의미있는 매출을 달성하고, 그 성장속도는 어떻고 그래서 BEP는 언제 쯤 도달하며 결론적으로 자금회수는 가능하며 그 때 수익률은 어느 정도 될 수 있는지 논리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특히 자금회수가 주식시장 상장(IPO)을 꿈꾼다면 매출규모, 성장속도, 이익률 등이 더 중요한 요소이며, M&A를 꿈꾼다면 고객수, 시장장악력(시장점유율), 기술력(특허) 등이 더 중요할 수 있다. 벤처캐피탈을 고를 수준의 매력적인 팀과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다면 사업 시너지가 날 수 있고 지속적인 투자(Follow-on)가 가능한 벤처캐피탈을 골라야 한다. 통상 시리즈 A 단계에서는 여전히 기업가치가 낮기 때문에 3억원에서 10억원 정도 유치하는 것이 적당하다. 요즘엔 초기기업에 전문성을 가지고 투자하는 펀드와 벤처캐피탈들이 많이 생겨 예전보다 투자유치가 수월한 것 같다. 본앤젤스, K 큐브, 캡스톤, 쿨리지코너 등이 활발히 활동하는 것 같다. 이런 초기기업 전문 펀드를 보유한 벤처캐피탈들은 초기팀만 있는 기업에도 적극 투자하기 때문에 스타트업 입장에선 때론 앤젤이나 액셀러레이터 단계를 생략하게 만들기도 한다. 반대로 다음, 올라웍스, 첫눈처럼 스타트업을 거액에 매각하고 전문 앤젤투자자로 나서는 수퍼앤젤들이 있는데 이들은 오히려 초기기업 전문 벤처캐피탈의 투자대상들을 뺐기도(?) 한다. 물론 이런 빼앗김은 스타트업 입장에선 더 좋은 것이고 돈 버는 창업자들이 많이 나오는 게 창업 생태계가 건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반증 아닐까? 사실, 이 부분은 실리콘밸리가 더 심하지만. 그럼, 투자유치시 사업발표(Pitch)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아무래도 스타트업은 사람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뛰어난 인력들이 모여 있다는 것을 강조해야 한다. 그 다음이 큰 시장이다. 그리고 하려는 비즈니스 이다. 이것을 합쳐서 얘기하면 뛰어난 인력들이 모여 바라보는 시장이 거대 시장이고 거기에 내 놓는 우리 제품/서비스가 아주 섹시하다 라고 할 수 있다. 통상 거대한 비즈니스 기회는 뛰어난 인력들이 모여서 하는 사업이 시장과 궁합이 딱 들어맞을 때 있어 왔다. 스마트폰 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 카카오톡처럼, 페이스북에 실증날 때 인스타그랩과 스냅챗처럼.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자. 투자유치는 창업할 때 이미 정해져 있다. 이는 여러 사례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내가 만땅(마이쿤)에 투자할 때도 쫄투(쫄지말고 투자하라 팟캐스트)에서 만나서 얘기할 때 이미 맘 속에 결정을 하였고, 플리토 이정수 대표가 DSC에서 투자 받을 때에도 발표 5분 만에 투자의사결정이 난 것처럼 투자란 것은 첫 만남에서도 쉽게 결정이 날 수 있다. 그 다음의 만남은 단순요식 후속작업일 때가 많다. 이런게 어떻게 가능하단 말인가? 그것은 투자는 본질적으로 사람에 대한 투자인데 그 사람을 확인하는 방법은 그 사람의 인생 속에 이미 녹아져 있기 때문이다. 그 사람의 학교생활, 직장생활, 인간관계, 해온 일들 속에 그 사람의 속성과 능력을 파악할 수 있는 요인들이 다 담겨져 있다. 그래서, 투자를 유치하려는 창업자/예비창업자들은 과거 본인이 해온 작은 성공들이 큰 성공으로 가는 디딤돌이 됨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그러니 사업 아이템이 죽이는 데 왜 투자가 안되는지 불평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자신의 잘 못 살아온 삶을 불평해야 한다. 이번 편이 ‘쫄지마! 인생’ 서른아홉 번째, 한 편만 더 쓰면 마지막이다. 말이 자꾸 길어지는 이유도 그래서 일터. 더 얘기거리가 남아 있지만 오늘은 여기서 참겠다. 나중에 책을 쓰던가, 아님 다른 연재를 시작한다면 그 때 더 풀어봐야지. 그 때 풀거리 조금은 남겨둬야 겠지. 그래도, 투자자 앞 피칭에 있어 중요한 몇 가지만 적어 본다. 이건 순전히 나의 관점이다. 출처 : [http://platum.kr/archives/171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