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日, 코로나19 장기화 속 마스크에 뿌리는 박하유 수요 지속 -
- 박하유 스프레이 판매량 급증 자재 부족에 생산 차질 -
코로나19 장기화로 일본 소비시장에 ‘박하유(민트)’ 열풍이 불고 있다. 박하유는 박하초라는 식물에서 수증기 증류를 통해 추출한 천연 오일로 특유의 청량함이 매력이다. 더운 여름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답답함, 불쾌감과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다. WIth 코로나 시대에 새롭게 떠오른 소비수요를 공략한 박하유 스프레이에 대해 알아본다.
박하유, 마스크 속 청량감을 주는 아이템으로 주목
일본 진보쵸의 ‘진보쵸 이치노이치’. 일본 시장에서 박하유로 가장 유명한 ‘주식회사 기타미박하통상’(홋카이도 기타미시 소재)의 박하유를 초기부터 취급해 온 잡화점이다. 판매 담당자에 따르면 올해 매출이 예년의 약 3배에 달하며, 1인당 구입 개수 제한을 둬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아졌다. 코로나19 이전에도 박하유는 인기있는 아이템이었지만 코로나19로 박하유에 대한 관심이 폭증했다. 마스크 일상화로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한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조명을 받아서다.
특히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템은 마스크에 뿌리기 쉽고 휴대가 간편한 스프레이 타입이다. ‘진보쵸 이치노이치’는 도쿄도 내에 6개 점포가 있으며, 일일 최고 매상을 기록한 날에는 전체 점포에서 1일 약 1000개씩 팔렸지만 2020년 7월부터는 품절 사태가 계속되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진보쵸 이치노이치’ 내 ‘기타미박하통상’의 진열대 풍경
자료: 닛케이트랜디
홋카이도 특산물 천연박하로 승부하는 기타미박하통상
일본 박하의 주 생산지는 홋카이도 기타미시다. 한때 세계 박하의 70%가 기타미시에서 생산됐다. ‘주식회사 기타미박하통상’의 나가타 유이치 사장에 따르면 쇼와시대(일본어: 昭和時代 쇼와지다이) 초기에는 기타미시에서 2만 1000헥타르의 박하를 생산했으며 박하유의 생산량도 780톤에 달해 세계 제일의 산지였다. 1960년대 이후 합성 박하의 시장점유율이 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기타미박하공장’은 합성 박하 수입 자유화로 가격경쟁에서 밀려 결국 폐쇄하기에 이르렀고 기타미시의 박하 산업도 침체에 접어들었다.
기타미시의 박하
자료: 주식회사 기타미박하통상 사이트, 기타미시 상공관광부
‘기타미박하통상’의 나가타 유이치 사장은 ‘박하 산업의 불씨를 살리자’는 다짐을 바탕으로 1984년 ‘주식회사 기타미박하통상’을 창업, 36년간 박하 제품 제조 판매를 이어오고 있다. 일본산 박하 정유를 사용하는 박하유 스프레이가 주력 상품으로 1985년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2020년 위드(with) 코로나 시대 청량감 아이템 수요와 맞물려 박하유 인기는 급속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기타미박하통상의 인터넷 통신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15배 상승했다.
기타미박하통상의 대표 상품
자료: 주식회사 기타미박하통상 홈페이지를 토대로 KOTRA 도쿄 무역관 작성
위기를 기회로 바꾼 온라인 판촉전
나가타 사장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 기타미박하통상은 전례없는 위기에 놓여있었다. 전국의 백화점에서 홋카이도 특산물을 판매하는 ‘홋카이도 물산전’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잇따라 중단되면서 매출이 급감했다.
기타미박하통상은 위기를 계기로 온라인 채널을 활용한 새로운 판촉전략을 수립했다. 지난 3월부터 자사 특설 사이트에 특정 상품을 복수 구입하면 1개 더 끼워주거나 추천상품을 세트로 만들어 할인가격을 제공하는 등 특별 서비스 판촉전을 시작했다. 이메일 뉴스레터 회원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나 오프라인 판매 부진에도 4월 매상은 전년 동월 대비 약 30% 감소에 그쳤다.
5월 이후 ‘마스크 속 청량감 아이템’으로 주목받으며 상황이 반전됐다. 5월은 전년 동월 대비 20% 증가, 6월과 7월은 전년대비 2배의 매을 달성하기에 이르렀다. 전반적인 소비 부진 속 ‘With 코로나’ 시대 소비자의 수요를 공략한 아이템으로 오히려 매출을 끌어올린 것이다.
주식회사 기타미박하통상 나가타 유이치 사장
자료: 기타미시 상공관광부
박하유 수요가 늘면서 이번에는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현재 동사의 박하유는 기타미박하통상의 전시시설 '기타민트홀 (KITAMINT HALL)'에 병설된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수년 전부터 공장의 기계화에 투자한 덕분에 올해부터는 1일 박하생산량을 5000개에서 1만 개 수준으로 늘렸다. 수요급등에 따라 영업 담당 직원을 생산현장으로 임시 투입하고 생산설비 증축계획도 앞당겨 현재는 1일 최대 3만개까지 생산이 가능한 상황이지만 여전히 역부족이다. 6월에 수주한 박하유의 출하 시기가 8월 중순으로 늦춰지는 등 매달 약 40만 병의 수주잔량이 발생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박하유 원료를 확보해도 부품, 용기 등 생산 자재가 턱없이 부족해서 생산 속도가 주문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좌) 전시시설 '기타민트홀 (KITAMINT HALL) 외관 (우) 박하 결정 전시장
자료: 기타미시 상공관광부
(좌) 박하 증류기 (우) 박하상품쇼룸
자료: 기타미시 상공관광부
박하유 생산 시설
자료: 기타미시 상공관광부
시사점
‘With 코로나’ 시대 마스크는 매일의 일상을 함께하는 생활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박하유는 더운 여름 청량감을 주는 아이템으로 주목받았지만 가을, 겨울에도 여전히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내난방으로 건조한 가운데 박하유를 뿌려 청량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하유는 마스크에 뿌리는 용도 이외에도 다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 천연 재료로 차나 과자 등에 향을 가하는 식품첨가물로도 쓰이는 만큼 생활 다방면에서 활용할 수 있다. 방이나 화장실 등에 두는 방향제, 야외 활동 시 천연 방충제, 가정에서 간단히 사용할 수 있는 박하물티슈, 불면증에 시달릴 때 베개에 몇 방울 떨어뜨릴 수 있는 아로마오일, 욕조에 넣는 입욕제 등 활용분야는 다양하다.
소비재 바이어 B사의 N씨는 "일본에는 펌프 제조사가 없어서 중국에서 많이 수입했는데 코로나19 영향으로 중국에만 의존할 수 없게 됐다.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외주 제조사들을 분산시키려고 움직이고 있다. 코로나를 계기로 저가 에어리스 용기의 수요가 급증해서 중국 외 국가를 대상으로 대체재를 찾고 있는 바이어가 많이 있다. 한국 기업에도 충분한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박하유 제품에 사용할 수 있는 소재가 한정적이라 유의가 필요하다. 폴리에틸렌(PS) 소재의 병은 박하유에 의해 녹아 버리므로 유리나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에틸렌테프탈레이트(PET) 소재가 적합하다.
자료: 일본경제신문, 일본매일신문, 닛케이트렌디, 홋카이도기타미시상공관광부, 주식회사 기타미박하통상홈페이지 등 KOTRA 도쿄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