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플래텀 독자님.

블록체인 기반 연구노트 솔루션’구노’를 개발하는 레드윗의 김지원 대표입니다.

이번 칼럼을 통해 1년 넘게 테크 스타트업을 운영하면서 생긴 노하우와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칼럼으로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테크 스타트업이란 기술을 기반으로 서비스나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를 말하는데, 주로 4차 산업혁명의 트랜드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이렇기 때문에 이공계의 전문가만 할 수 있을 거 같은 느낌이지만 저는 이와 정반대인 뼛속까지 문과인 사람입니다. 대학교는 문예창작학과를 나왔으며 희곡 작가를 꿈꿨습니다. 과거에 저에게 누군가가 “넌 테크 스타트업을 하게 될 거야”라고 말해주었다면 “작가가 될 사람한테 무슨 소리냐”라고 소리쳤을 겁니다. 제 대학교 동기들에게 제가 하는 일을 이야기하면 정말 딴 사람 같다고 말하더라고요.

저는 어떻게 테크 스타트업을 하게 되었을까요?

테크, 생각보다 재밌는데?

대학교 때 우연히 빅데이터 수업을 듣게 되었는데, 세상에 너무나도 많은 것들이 빅데이터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버스 타고 내릴 때 카드를 찍는 것도 빅데이터로 사용되고, 마트에서 어디에 무슨 물품을 앞에 배치할지도 빅데이터를 통해 결정하고 있었습니다. 데이터란 말이 저에게는 어려워 보였지만, 실생활 하나하나에 들어있다는 게 신기했죠.

그 후 이공계 쪽 트랜드에 눈을 뜨게 되었고 주변 공대생들을 붙잡고 새로운 기술들에 관해서 물어보고 다녔습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블록체인도 접하게 되었죠.

나, 테크 스타트업 해도 되는 거야?

물론 관심이 있는 것과 직접 하는 것은 다르죠. 처음에 블록체인을 접했을 때 너무 어려웠고, 어디에 적용할 수 있을지 막막했습니다. 그래서 망한 기획도 정말 많이 나왔어요. 이걸 내가 계속할 수 있을까? 내가 문과라서 그런 건가? 라는 자책도 많이 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희망을 느꼈던 점은 “인터뷰”였습니다. 주변의 문제 상황을 이해하는데 많은 인터뷰를 거쳤고, 거기서 기술이 어떤 점을 해결할 수 있는지 정리하는 실력이 점점 느는 느낌이 들었죠. 테크 스타트업이 기술에 집중되어 있긴 하지만, 가장 기본은 “정말 풀어야 되는 문제인가” 입니다.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적용할 곳이 없다면 쓸모가 없기 때문이죠.

사용자의 인터뷰를 하면 할수록 이건 이 기술로 풀 수 있겠다, 없겠다는 판단이 들어서면서부터 ‘나도 시작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테크 스타트업, 가장 중요한 3가지

1) 내 기술 설명하기

테크 스타트업은 기본적으로 기술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기술 설명이 자칫하면 지루한 수업이 될 수가 있습니다. 설명하면 할수록 더 어렵게 느끼시더라고요. 어려운 용어들이 난무하기 때문에 투자사나 고객들을 설득시키기 어려워지죠. 그렇기 때문에 여러 설명방식을 만들어보고 내 사업과 무관한 사람들을 자주 만나 설명해보아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일반 대중 상대로 하는 발표자료를 많이 만들어 놓고 효과가 없었던 자료들을 버리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2) 내 기술 발전시키기

테크 스타트업은 기술이 자산이기 때문에 R&D, 즉 연구개발에 많은 비용을 투자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인원이 필요하며, 자금도 많이 투입됩니다. 자금이 많이 들어가는 만큼 미리 R&D에 대한 로드맵을 따로 세우고 진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언제쯤 어떤 기술이 개발되어 어디에 적용할지에 대한 큰 그림을 세우는 것은 투자유치를 할 때도 유용하게 쓰이게 됩니다.

3) 내 기술 지키기

많은 협력사를 만날 때 가장 걱정되는 것이 “내 것을 베끼지 않을까?”입니다. 실제로 미팅 때 상세하게 설명을 했다가 뒤돌아 서서 후회하는 경우도 많이 일어나죠. 테크스타트업일 수록 영업비밀의 관리가 필요하지만, 그 관리에 많은 돈을 들이기는 부담스럽죠. 이 고민은 저도 똑같이 겪는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저희 회사에서도 코드를 다 연구노트 형식으로 만들어 놓고 있었습니다. 원래 구노서비스에는 코드를 연구노트 형식으로 만드는 건 계획에 없었는데, 실제로 미팅을 진행하다가 불안해져서 내 기술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으로 추가하게 되었습니다. 꼭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누가 언제 무얼 했는지에 대한 기록은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

테크라는 단어가 거창해 보이지만, 스타트업이란 사회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본질은 같기 때문에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올바른 해결방안을 찾는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따라서 테크의 베이스가 있는지 보다는 “풀어야만 하는 문제인가, 문제가 맞는가”에 초점을 맞춘다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습니다.

: 김지원 / 현재 전자연구노트 솔루션 개발사 레드윗의 대표이며, 한 때 영화감독을 꿈꾸던 사람이지만 현재는 테크창업을 진행중입니다.https://platum.kr/archives/1558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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