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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코로나 이후 변화하는 소비트렌드 적응 필요 -

 



2개월 반 동안 발령된 일본 수도권의 긴급사태가 321일부로 해제되었다. 7월 도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일상생활을 서서히 회복해 나가고 있는 일본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정착된 재택근무에 따라 지금까지의 부동산에 대한 가치관이 바뀌고 있다. 이러한 가치관 변화에 따라 도심에서 교외로 인구가 유출되면서 형성된 새로운 경제권인 '국도 16호 지역'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지역이 주목을 받는 이유, 새로운 경제권으로서의 가능성과 비즈니스 기회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국도 16호?

 

일본의 국도 16호는 도쿄 도심으로부터 약 30km 교외를 둘러싸고 있는 국도로 1100만 명이 생활하고 있다. 일본의 수도권은 구 에도성(현 황거)를 중심으로 여러 겹의 도로가 환상(環狀: 고리형태를 의미)형으로 둘러싸고 있으며, 해당 도로들을 방사선형의 도로가 관통하고 있는 모양새이다.

 

수도권의 환상도로 중 유명한 노선으로는 일본의 관광거리로 유명한 시부야, 신주쿠, 이케부쿠로를 1개 선으로 잇는 환상 5호선(메이지도오리)이 있다. 일본에 관광여행을 오는 경우 이 환상 5호선을 지나는 경우는 자주 있지만, 이번 해외시장뉴스에서 소개하는 국도 16호선을 이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국도 16호선은 도회(일본어로 도카이)와 시골(일본어로 이나카)의 중간격인 도카이나카(도회와 시골을 붙여 표현한 언어유희)에 위치한 곳으로 도심과 시골,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은 중간격의 풍경이 나타나는 지역이다.

 

일본의 수도권 지도와 국도 16호선(요코하마를 기점으로 마치다, 가와고에, 사이타마, 지바, 키사라즈 등을 순환하는 일반국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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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닛케이 신문 web

 

인구가 늘어나는 국도 16호 지역

 

도쿄 일극 집중 현상에 변화가 태동하기 시작한 것은 수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총무성 통계국의 주민 기본대장 인구이동보고에 따르면, 장기간 증가경향이었던 도쿄도의 유입인구가 20205월경에는 7년 만에 감소(비교 가능한 시점인 20137월 이래 최초)세로 전환, 수도권 교외로의 인구 유출이 시작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수도권의 0~14세 인구가 증가한 지역 순위를 보면, 지바현 인자이시가 1위로, 그 외 16호선 부근의 지자체가 상위에 올라서고 있다. 이를 통해 최근 국도 16호선 인근 지역에는 자녀가 있는 가족의 세대가 증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수도권의 0~14세 순유입(전입인구 대비 전출인구 수) 인구 수(2020)  

순위

지자체명(, 자치구 단위)

인구(명)

1

지바현 인자이시

792

2

지바현 나가레야마시

744

3

지바현 가시와시

676

4

도쿄도 하지오지시

604

5

도쿄도 마치다시

581

6

가나가와현 후지사와시

483

7

사이타마현 사이타마시 미도리구

469

8

지바현 야치요시

454

9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 아오바구

404

10

사이타마현 사이타마시 이와쯔키구

389

주: 1) 노란색 지역이 국도 16호선 지역
2) 순유입 인구는 전출인구보다 전입인구가 많은 것을 의미함.

자료: 총무성 통계국

 

국도 16호 지역의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이유

 

국도 16호 지역이 왜 지금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일까. 도쿄공업대학 야나세 히로이치 교수는 16호선 지역은 구릉지와 대지(주위보다 높은 평지), 그리고 큰 강이 있는 지형으로, 고대부터 인류가 거주하기 쉬운 환경으로 여겨졌다고 분석 및 언급하였다. 실제로도 가소리 가이즈카(일본 조몬시대(신석기 시대)) 유적지도 국도 16호선 지역인 지바시에 위치하고 있다.

 

또한, 국도 16호선 지역은 거주지역으로서의 매력뿐만 아니라 물류, 정보집적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그 이유로 국도 16호선 근교는 비교적 지반이 단단하고 지진에 강하기 때문에 대형 건물을 세우기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국도 16호선은 도메이(도쿄~나고야 간 고속도로), 칸에츠(도쿄~가와고에), 도호쿠(수도권아오모리) 등 도쿄를 중심으로 퍼지는 고속도로의 교차점이기도 하며, 최근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인자이시의 경우는 나리타공항까지 자동차로 30분 정도 거리의 물류 요충지로, 미국 Prologis사나 호주 Goodman 등의 기업이 이 지역에 대형물류시설을 설치한 곳이기도 하다.

 

또한, 인자이시는 IT 업계에서 데이터센터 집적지역인 DC긴자로도 유명하다. 다이와하우스공업이 일본 최대의 데이터센터(총 연면적 약 33만㎡)를 건설하고 있으며, Google과 같은 구미권 IT 기업이 해당지역에 데이터센터 신설을 결정한 바 있다. 이러한 수요 증가에 따라 전력회사는 해당지역의 전력 공급을 증강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Google이 입주 예정인 대규모 물류시설 '굿맨비즈니스파크'

자료: 닛케이신문

 

이번 코로나 감염 확대는 재택근무를 급속히 침투시켰다. 재택근무의 보급은 주민들에게 과도한 밀집, 비싼 주거비와 물가가 높은 도쿄에서 계속 거주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발생시켰으며, 이는 거주하기 편한 교외로 이주하려는 수요로 연결되었다. 이러한 수요를 충족시킨 것이 도회지와 시골의 장점을 적당히 융합하고 있는 도카이나카국도 16호선이라고 할 수 있다.

 

NEO 국도 16호선족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국도 16호선으로 도심 인구가 이주하며 새로운 경제권을 형성하고 있다. 현 코로나 사태에서 국도 16호 지역에 이주한 주민, 이른바 'NEO 국도 16호선족'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그들이 높은 구매능력을 가지고,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창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도 16호선 지역에 이주하고 있는 주민은 도쿄 도심의 높은 주택임대료에 버티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이주해오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오히려 라이프밸런스 향상을 원해 적극적으로 이주한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들은 재택근무가 가능한 사업환경을 가진 이른바 '일류기업'에 근무하는 중·고소득층으로, 소비에 있어 낭비를 하지는 않지만 필요한 것에 대해서는 소비욕구가 왕성하다고 볼 수 있다.

 

코로나 감염 확대에 따라 모두가 가치관, 생활에 큰 영향을 받았지만, 그중에서도 NEO 국도 16 토대가 되는 거주환경을 변화시킬 정도로 가치관이 변화하였다. 이러한 사람들에게 있어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변화한 가치관에 따라 거주환경을 변화한 것과 마찬가지로, 소비 트렌드도 변화해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나타난 가치관의 변화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CLP000046340001.bmp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691pixel, 세로 440pixel

자료: 주요 미디어 사례를 토대로 KOTRA 도쿄 무역관 자체 작성

 

변화하는 일본의 소비트렌드는?

 

코로나 감염 확대로 경기가 불투명해짐에 따라 개인소비의 총량은 감소하는 반면, 질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NEO 국도 16호선족의 소비 트렌드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CLP000046340005.bmp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660pixel, 세로 411pixel

자료: 코로나 이후 소비 관련 주요 보고서 등을 토대로 KOTRA 도쿄 무역관 작성

 

1) 비즈니스웨어의 변화

 

코로나 사태 이후 의복 분야, 그중에서도 비즈니스웨어에 변화가 나타났다. 외출 자제나 재택근무 보급에 따라 자택 체류시간이 증가하여 비즈니스웨어의 캐주얼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또한 수입, 지출 감소로 인해 저가제품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일본 정장 브랜드 AOKI는 이러한 소비트렌드 변화를 반영해 파자마의 편안함과 정장의 느낌을 융합한 새로운 정장 '파자마수트'를 개발했다. 가격은 재킷, 바지가 각각 4990엔으로 매우 저가로 형성돼 있으며, 자택에서 세탁기로 세탁이 가능한 점도 장점이다. 202011월 발매 이후 판매 호조세를 유지하는 상황으로 해당 상품 판매 확대를 위해 해당 상품의 판매규모를 약 10%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해외시장뉴스(2021.3.16.)정장부터 신발까지, ”무엇이든 세탁하는 세탁 비즈니스!” 참조

 

AOKI의 '파자마수트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CLP00007ad43bda.bmp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698pixel, 세로 308pixel

자료: AOKI 홈페이지

 

2) 인테리어/DIY 수요 증가

 

주택분야에서는 인테리어와 DIY의 수요가 증가하였다. 자택 체류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기능성 침구와 재택근무 용품 등의 수요가 증가했다. 일부에서는 DIY로 가구를 자체 제작하는 수요도 생겨나고 있는 등 거주환경의 쾌적함을 추구하는 트렌드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유명 가전잡화 브랜드 니토리에서는 코로나 사태에도 2020년도 4분기 매출이 전기대비 11.6% 증가, 영업이익은 28.1% 증가하는 등 이익 증가가 계속되고 있으며, 34기 연속 수익 증가를 달성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홈센터* 또한 호황이 지속되고 있다. 홈센터 관련 대기업인 로얄홈센터는 가드닝(전년비 14.5% 증가), DIY(15.8%), 가정·수납용품(13.4%) 등의 매출 증가에 힘입어 전체 매출이 전년대비 9.1% 증가하는 등 좋은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2020년 말 기준).

* ) 일본의 홈센터는 일상잡화, 주택설비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소매업태를 의미

 

3) 아웃도어 활동 증가

 

레저 분야에서는 밀접접촉이 없는 아웃도어 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 초기에는 외출 자제에 따라 홈트레이닝 등의 수요가 존재했던 반면, 코로나가 장기화됨에 따라 외출자제에 피로감을 느낀 사람들이 접촉이 적은 아웃도어를 찾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캠핑이 유례없는 붐을 일으키고 있어 관련 아웃도어 제품 판매가 늘어났다.


한편, 골프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증가한 것은 의외의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버블시기 성황했던 일본의 골프계는 점차 위축세로 접어들었으나, 코로나 이후 골프를 즐기는 젊은 세대, 특히 여성층이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프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스포츠로, 누구나 시작할 수 있는 점과 함께하는 사람과의 소통의 장으로서 활용되고 있는 점, 그리고 밀접접촉을 하지 않으며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점이 인기요인이다. 최근 클럽, 볼 등 도구와 관련한 기술 진보에 따라 진입장벽도 완화되고 있으며, 화려한 골프복을 입은 젊은 프로 여성골퍼들의 활약이 미디어에 노출되면서 청년층의 골프시장 진입으로 이어지고 있다.

 

골프TV프로, 여성용 골프잡지의 수요도 증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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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BS11, Regina 홈페이지

 

시사점

 

코로나 감염 확대에 따라, 일본 수도권에서는 국도 16호선 지역에 새로운 소비층이 형성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나타나는 미증유의 위기는 사람들의 가치관을 크게 흔들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변화를 이끌어가고 있는 '국도 16호선족'은 포스트 코로나의 소비변화를 견인하는 존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도 일본과 유사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을 것이다. 소비 트렌드가 급격히 변화하는 혼란기인 지금,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해 사업화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다.

 

한국에서 변화하고 있는 소비트렌드 변화 또한 일본에서 적용될 가능성이 높으며, 일본의 트렌드 또한 국내 신규사업 발굴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한국기업은 일본의 소비동향 변화에 예의주시하여 새로운 시장 발굴을 노력하길 기대해본다.

 

 

자료: 일본 총무성, 도쿄TV NEWS, AOKI, 유통뉴스, BS11, Regina 등 참조, KOTRA 도쿄 무역관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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