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은 각종 정책에 많은 영향을 받는 곳 중 하나다. 정부가 내놓는 정책에 따라, 수요자들의 심리와 태세가 시시각각 변하곤 한다. 이런 혼란스러운 부동산 시장을 선도해나가고 있는 기술 중 하나가 ‘프롭테크’다. 프롭테크는 부동산 (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용어로 모바일·빅데이터·정보통신기술 등을 접목한 혁신적인 부동산 관련 서비스를 의미한다.
2000년대 중반 영국에서 시작된 프롭테크 시장은 이후 전 세계의 부동산 시장을 크게 뒤바꿔놓았다.
우리나라는 2015년을 기점으로 프롭테크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프롭테크는 처음에는 부동산 중개와 정보제공 서비스 중심으로 성장했지만, 최근에는 빅데이터, 자산관리, AR·VR 등으로 그 범위를 넓혔다. 이렇게 각종 기술을 활용해 빅데이터 분석부터 매물 추천까지 중개서비스의 품질을 상향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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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질로우]
2017년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기업 ‘젠플레이스’는 ‘제니’라는 이름의 AI 챗봇을 개발했다. 해당 챗봇은 중개서비스 대부분 과정에 투입된다. 사람과 사람이 직접 거래를 체결하는 것에서 벗어나 챗봇으로 매물 상담을 받고 거래를 체결하게 된 것이다. 코로나 19를 계기로 미국 전역 수천여개 매물 현장에 투입되었다.
브루클린에 소재한 또 다른 스타트업 ‘버추얼APT’는 가상현실 공간에서 집을 보여준다. 직접 사고 싶은 집에 방문하지 않아도 기술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방식이다.
미국의 프롭테크기업 ‘질로우’는 미국 1위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이다. 빅데이터와 머신러닝을 통해 만든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매물의 내부 사진, 적정 가격, 매매/임대 거래 내역, 인근 공립학교 초중고 평점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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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어반베이스]
국내 시장에서도 프롭테크 스타트업이 활개를 치고 있다. 직방은 온·오프라인을 통해 각 지역의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정보를 전달해주고 중개를 한다. 특히 최근에는 제휴사가 이용자와 만날 수 있는 공간인 직방 라운지도 오픈했다. 직방은 2019년 골드만삭스PIA와 알토스벤처스, 스톤브릿지캐피탈, DS자산운용, 유안타인베스먼트 등 다수의 투자사로부터 1,6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지난 2013년 직방의 첫 투자 유치 10억 원보다 160배 이상 늘어난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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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기술을 활용한 프롭테크 분야도 뜨고 있다. 프롭테크 스타트업 ‘어반베이스’의 경우 별도의 오프라인 공간 없이 온라인 또는 모바일에서 기업과 고객 간 새로운 연결 수단을 제공한다. 가상의 공간에서 원하는 스타일로 미리 실내를 꾸며볼 수 있는 3D 홈인테리어 시뮬레이션과 증강현실(AR) 환경을 손쉽게 구축하도록 돕는 AR 뷰어는 이미 LG전자, 퍼시스그룹, 에이스침대 등 다수의 가전·가구 및 인테리어 브랜드에서 고객 커뮤니케이션 툴로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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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프롭테크를 선도하는 공유오피스 스타트업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최근 ‘스파크플러스’는 토탈 오피스솔루션을 통해 기업들의 단독 사옥을 구축하는 것을 돕고 있다. 토탈 오피스솔루션은 오피스 공간 탐색부터 업무 인프라 구축, 멤버십 운영 등 사옥 구축·운영을 위한 시스템을 제공한다. 부동산 서비스를 통해 건물 안정성 검토는 물론 임차 계약과 대행, 기업 니즈에 맞는 인테리어 설계와 시행, 업무에 필요한 설비 전반을 마련해 준다. 운영 중 문제 발생 시 전담 인력으로 즉각 대응하는 컨시어지(관리) 서비스도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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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파크플러스]
한국프롭테크포럼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국내 프롭테크 기업의 투자유치금액은 약 1조 3,997억 원이다. 분야별로 부동산 마케팅 플랫폼이 6,784억 5,000만 원으로 전체 투자금액 중 48.5%를 차지했다. 이어 공유 서비스 3,429억 9,000만 원, 펀딩·P2P 1,110억 원, 데이터&밸류에이션 903억 원, 데코&인테리어 672억 원, 건설 솔루션&XR 571억 5,000만 원 등 순이다.
프롭테크 기업들은 매년 매출을 늘려가며 몸집을 키우고 있다. 한국프롭테크포럼 회원사 중 정보를 제공한 57개사의 2019년 총 매출액은 7,025억 7,000만 원으로 조사됐다. 부동산 마케팅 플랫폼이 3,689억 7,000만 원으로 매출액이 가장 크게 나타났으며 공유 서비스가 1,761억 3,000만 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렇게 프롭테크는 부동산 매물을 단순하게 거래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데이터 활용, 공유 서비스 등으로 그 영역을 더욱 확장하고 있다. 빠른 성장을 바탕으로 부동산 시장의 미래는 이런 프롭테크 스타트업들이 선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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