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DY, POY 등의 저가 섬유 수요가 많은 시장 -
- 수요 대비 생산 설비와 기술 부족하여 수입 수요 지속될 것으로 전망 -
저가 섬유가 주를 이루는 터키 시장
터키는 섬유 수출 세계 8위 국가로 수출 규모는 82억 달러에 달하며(한국 6위), 수입 규모는 85억 달러이다. 터키의 섬유 시장은 원사, 원단 등을 수입해서 섬유와 의류 등으로 가공하여 재수출하는 가공무역의 형태를 띠고 있다. 터키 내수용 의류는 저가 섬유를 주로 사용한다. 면, 면과 합성섬유 혼방, 인조 단섬유(FDY, POY, DTY, NYLON 6) 등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타국 대비 의류 가격이 저렴한 편에 속한다. 뿐만 아니라 수출용 의류도 유럽이나 미국의 일반 소비자용이 주 타깃인 제품을 생산하며 면, 울, 레이온 소재나 이러한 소재의 혼방 원단을 사용한다.
기능성 합성섬유를 사용한 의류는 가격이 높아 내수용으로는 판매 비중이 매우 낮다. 수출용 의류 역시 기능성 합성섬유를 사용한 것의 비중은 높지 않은 편이며 기능성 스포츠 웨어, 스포츠용 언더웨어 등으로 미국이나 일부 서유럽 국가에 수출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의 영향으로 리사이클 원단과 천연소재에 대한 관심 증가
ZARA, H&M, Adidas 등의 글로벌 브랜드는 세계 각지에 제봉 업체와 협력해 자사의 의류를 위탁생산(OEM)을 진행하고 있다. 터키의 원단 업체 S에 따르면 글로벌 브랜드들이 환경 보호와 자원 재활용 차원에서 리사이클 원단과 천연소재를 기반으로 만든 원단을 선호하고 있다. 실제로 ZARA, MANGO, H&M 등의 브랜드는 자사 홈페이지 및 쇼핑 애플리케이션 상단에 리사이클 원단 전문 카테고리를 만들어서 리사이클 원단으로 만든 의류만 전문으로 판매하기도 하고 의류에 부착한 태그에도 리사이클 원단 정보를 기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터키 제봉업체들의 관련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리사이클 원단과 천연소재 기반 원단에 대한 수요
주*: (위) ZARA와 H&M이 제품 홍보화면에 리사이클 원단 사용을 강조하는 내용 게재
(아래) 터키 바이어가 인콰이어리를 넣은 리사이클 원단과 천연 소재 원단 표기
자료: ZARA, H&M, KOTRA 이스탄불 무역관 자체자료 편집
국제 물류비용 인상이 터키 원사 시장에도 영향
터키 방직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터키 내 면사의 가격은 10% 상승했다(kg당 38TL ⟶42.5TL). 방직협회는 리라화 가치 하락에 따른 즉각적인 면사 가격 상승이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또한 원사에는 통상적으로 기본 수입 관세 4%와 5~30%까지 추가 수입관세(Additional Customs Duty)가 부과된다. 이 때문에 수입업체들은 일시적으로라도 정부에서 추가 수입관세를 면제하여 국내 수입업체들의 부담을 줄여주길 바라고 있다.
현지 섬유업체 A사 관계자에 따르면, 운임비가 상승하며 터키 내 원사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 컨테이너 운송 시 물류비용은 1400달러 수준이었는데 현재는 12,000달러까지 치솟았다.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항만 폐쇄 등 유통망이 불안정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글로벌 컨테이너 운임지수로 오를수록 컨테이너 운임 수수료가 오름.)는 4281.53을 기록했는데, 2009년 10월 집계를 시작한 이래로 최고치를 경신한 수치이다. 따라서 원사 수출업체들은 원사 가격을 올리고 싶어도 물류 비용이 계속 올라가는 관계로 수출자와 수입자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증가 추이
자료: Shanghai Shipping Exchange, SCFI
이 때문에 일부 유통업체들 사이에서 일시적으로 터키에서 원사 수입이 둔화될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인터뷰(C사, 터키의 원단 유통업체)
Q1. 터키의 섬유시장 특징은 무엇이 있는가?
A1. 터키 섬유시장의 특징은 섬유 수출자에게 거의 마진이 없을 정도로 낮아 가격경쟁이 치열한 편이다. 현지 섬유 대기업인 SASA를 비롯한 일부 제조업체와 중국, 이집트 등의 업체들이 앞다퉈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터키는 yarn(원사 1올)은 물론 thread(섬유사, yarn 2올 이상을 꼬아 실로 만든 것)를 생산하는 기업이 많지 않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며 yarn이나 thread가 아닌 원단을 바로 수입하는 업체도 있다.
Q2. 그렇다면 쟁쟁한 터키 시장에서 한국 기업은 어떻게 경쟁력을 기를 수 있는가?
A2. 한국산 제품이 중국, 이집트 혹은 현지업체보다 일견 비쌀 수 있으나 품질 부분에서 확연한 차이가 있다. 또한 FTA 덕분에 기본관세와 추가수입관세가 면제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한국산 제품은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 특히 폴리에스터사 및 폴리 원단은 한국산이 무척 우수하다. 또한, 섬유 및 의류생산용 장비에 한국산 제품 수요가 있다 원단 생산 공정 중 원단을 염색 후 펴는 '다림질 단계'가 있는데 이 때 사용하는 기계로 한국산에 대한 수요가 많은 편이다. 이외에도 편직기(우븐기), 바늘 등에 대한 수요도 발생하고 있다.
Q3. 터키는 국내 브랜드는 물론, 다양한 글로벌 의류 브랜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러한 업체들에 어떻게 원단을 납품할 수 있는가?
A3. 터키는 생산 방식에 따라 원단 구매 결정권이 다르다. OEM 생산 시 ZARA나 Massimo Dutti 등의 경우는 모기업인 INDITEX에 등록된 벤더에게서만 원단을 구매한다. H&M, Adidas 등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이러한 다국적 기업에 납품하려면 사전에 본사 섬유구매부서와 협의가 필요하다. 반면, 일부 터키 봉제기업은 디자인 능력까지 보유해 자사의 디자인을 글로벌 브랜드에 제안해 의류생산 주문을 발주받기도 한다. 이렇게 ODM 생산을 하는 경우는 디자인과 소재 결정권이 자사에 있기 때문에 봉제기업이 섬유기업을 직접 선택할 수 있다.
Q4. 터키로 원단 등을 수출할 때 유의할 점은?
A4. OEM 생산을 하는 봉제업체의 입장에서는 원단을 외국에서 수입할 시 제품 배송 기한이 무척 중요하다. 통상적으로 30~45일 이내에 도착하지만, 가끔 운송 중에 문제가 생겨 난처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봉제업체에 원단을 납품하는 유통사들은 시즌이나 유행, 정기오더 등을 감안하여 터키 내에 일정 재고를 보유하거나 항공편으로 운송하기도 한다. 또한, 지난 6월부터 터키 정부에서 아조계 염료 검사 성적서 제출을 의무화했다. 터키 무역부는 아조계 염료의 최대 함유치를 30ml/kg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검사 결과의 증빙을 위해 국제 공인성적서를 제출하거나 현지에서 검사를 시행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기준 미달일 경우에는 제품 통관이 불가능하다.
시사점
터키 섬유시장은 국내외 기업의 가격 경쟁 못지않게 품질경쟁도 치열한 시장이다. 한국산 FDY, POY 등은 치열한 터키 시장에서 우수한 품질로 꾸준히 터키 수입시장 내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어 앞으로도 수요가 지속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우리 기업들이 원사 수출 시 가격 경쟁력을 얻기 위해서는 물류 비용 절감이 절실하다. 원사 가격은 이미 낮기 때문에 조정이 어려운 관계로 운임비를 최대한 낮추는 수 밖에 없다. 이를 위해서는 현지 보세창고 운영 고려, 운임 조건 변경, 물류운송 전문업체 아웃소싱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
터키에 있는 섬유 가공업체들은 시장 수요 대비 생산 설비와 능력이 떨어져 아직 해외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따라서, 섬유용 기계 수출과 기술 이전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터키에서 생산을 시도할 수도 있다.
자료: 울루다 수출자협회, 터키 무역부, 터키 수출자협회, STATISTA, ITC, Tariff-tr, 매일경제, Dunya, 이스탄불 섬유 의류 수출자협회, KOTRA 이스탄불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