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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오스 정부, 암호화폐 채굴 및 거래 파일롯 프로젝트 추진할 6개사 선정 -

- 암호화폐 리스크는 고려해야, 디지털머니 및 핀테크 분야는 전망 밝아 -



 

라오스 관영 매체 비엔티안 타임스(Vientiane Times)는 지난 11월 2일 암호화폐 채굴 및 거래에 대한 파일롯 프로젝트를 추진할 6개사가 선정됐다고 공개했다. 기업명까지 일일이 공개한 것이 이례적이다.

 

암호화폐는 2009년 비트코인으로 출발했다. 비트코인 소스코드가 공개됨에 따라 암호화폐가 우후죽순 늘어났다. 2013년에 66개였던 암호화폐는 2021년 11월 기준 7557개까지 늘어났다. 한때 실리콘밸리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소자본으로 창업할 좋은 아이템으로 마구잡이 식으로 화폐를 만들어낸 적이 있다. 기존 화폐는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한 중앙집중식 시스템을 통하다 보니 안전성 측면에서 블록체인(분산환경) 기반 암호화폐가 혁신기술로 인식됐었다. 하지만, 최근 암호화폐를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시선은 다소 싸늘하다. 분산환경이 갖는 익명성으로 인해 기존 금융시스템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라오스 정부, 암호화폐 채굴 및 거래에 대한 파이롯 프로젝트 나서

 

라오스 정부는 암호화폐 채굴 및 거래에 대한 파일럿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9월 9일 자, 총리실) 지난 9월 관련 소식이 언론을 통해 처음 전해진 이후 11월 다시 한번 관영매체를 통해 사실 확인이 됐다. 지난 8월 라오스 중앙은행이 음성적으로 행해지던 암호화폐 채굴과 자국민에 대한 거래행위를 강력하게 경고한 이후 정부의 태도 변화가 감지된다.

 

이번 암호화폐 채굴 및 거래 파일롯 프로젝트는 3년을 기한으로 진행된다. 파일럿 프로젝트를 추진케 될 6개사는 Wap Data Technology Laos, Phongsubthavy Road & Bridge Construction Co., Ltd., Sisaket Construction Company Limited, Boupha Road-Bridge Design Survey Co., Ltd., Joint Development Bank, the Phousy Group다. Wap Data Technology Lao, Joint Development Bank사를 제외하고는 건설 분야 전문기업들이 선정됐다. Wap Data Technology Lao사는 3년 전부터 비공식적으로 비트코인을 운용해왔다.

 

암호화폐를 관장할 라오스 정부부처는 기술통신부를 중심으로 재무부, 중앙은행, 기획투자부, 에너지광물부, 공안부, 전력공사(EDL)로 곧 암호화폐 채굴 및 거래에 대한 법·제도를 수립할 예정이다. 라오스 정부는 그간 음성적으로 행해지던 암호화폐 채굴 및 거래 관련 법 수립을 통해 관련 사업을 양성화시킴으로써 투명성을 기하고 새로운 수익원으로 육성시키겠다는 복안이다.

 

라오스 정부는 암호화폐를 통해 2022년까지 약 1억9000만 달러의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이는 차년도 정부예산 확충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암호화폐 승인은 3가지 환경적 측면이 맞아 떨어진 결과

 

한편 이번 암호화폐 승인은 갑작스러운 소식보다는 3가지 사항에 맞아 떨어진 결과로 읽힌다.

 

1. 중국 내 암호화폐 채굴 및 거래 금지에 따라 갈 곳을 잃고 헤매고 있는 중국의 기업과 자본

 

중국은 지난 5월 중국 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채굴과 거래를 금지하는 1차 조치를 취한 이후 지난 9월에는 암호화폐 간 거래는 물론 암호화폐 중계,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 암호화폐 보험,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의 중국인 대상 거래 제공까지 모두 불법으로 규정한 바 있다. 전 세계 암호화폐 채굴양의 절반을 차지하며 관련 산업을 선도하던 중국이 시장의 문을 닫아버리자 갈 곳을 잃은 기업 및 자본이 라오스를 찾은 것이다.

 

2. 부채 증가로 새로운 수익원을 찾고 있던 라오스 정부

 

라오스는 부채가 증가해 새로운 수익원을 애타게 찾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 유상원조, 국채발행, 금융권 대출 등으로 금이 간 항아리를 보수하기에는 어려운 실정이다.

 

라오스는 2022년부터 2025년까지 매년 11억6000만 달러의 부채를 상환해야 한다. 라오스의 외환보유고(13억2000만 달러) 수준을 고려할 때 많이 어려운 상황이다. 공공부채 규모는 105억 달러로 GDP의 56.9%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따라 지난해 46%에서 크게 증가했다.

 

국가 성장률도 2020년도 0.5%(세계은행)에서 올해 4월 4.7%로 예상됐으나 세계은행에서 지난 8월 3.6%로 조정 발표했다. 또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0월 2.1%로 좀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단, 국제통화기금은 국경 간 관광산업이 다시 살아날 내년에는 5.6%, 2023년에는 5.3%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참고로 국제통화기금은 코로나 영향이 적어질 2022년에는 5.6%, 2023년에는 5.3%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라오스는 코로나 이전까지 해외로부터 유입되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관광산업에 크게 의존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한 해에만 479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여 9억3000만 달러의 관광수입을 거둬들인 바 있다.

 

3. 풍부한 수력발전을 바탕으로 한 전력공급 인프라

 

라오스는 전력 수출 국가다. 2020년 기준 생산량은 39,967GWh다. 2020년 기준 전력수출은 18억6000만 달러로 국가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1%다. 2019년에는 13억3000만 달러(국가 수출에서 21.5%)로 전년대비 40.1% 증가했다.

 

전력 생산에서 수력발전에 대한 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건기에는 오히려 전력 수입이 필요한 실정이나 기본적으로 전력이 풍부한 지역에 속한다. 암호화폐 채굴에는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력 수급만 놓고 본다면 라오스가 암호화폐 생산에 괜찮은 지역이다. 켐브리지 연구소는 암호화폐로 소모되는 연간 전력 소비량은 아르헨티나 연간 전력사용량보다 높은 121.36TWh가 소모된다고 밝혔다.

 

라오스 정부는 시범사업 형태라는 점 강조, 비공식적으로 중국 자본 투입돼

 

라오스 중앙은행 담당자를 인터뷰한 결과, 이번 암호화폐 파일롯 사업 사업자 선정은 제한된 환경에서 테스트를 하기 위함이고 라오스 상업은행 및 라오스인들에 대한 암호화폐 거래를 승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중앙은행은 2020년 말부터 암호화폐의 음성적 생산 및 유통에 대해 인지하고 관련 활동들을 조사해왔다. 조사 결과 암호화폐를 통해 매월 1000만 달러에서 2000만 달러의 정부 수익창출이 가능하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특히 라오스는 전력이 풍부하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 암호화폐 산업을 장기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지 테스트를 하는 것으로 이해해주면 좋겠다. 즉, 암호화폐를 본격적으로 양성한다는 의미보다는 정부 재정건전성 개선 차원에서 암호화폐 사업이 활용될 수 있는지 ‘실험’해보겠다는 수준이다. 실험적인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추진할 기업 수를 6개사로 한정해야 했다. 또 2년에서 3년 정도 암호화폐 채굴 및 거래가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살펴볼 계획이다.

추가적으로 현재까지는 라오스 상업은행과 라오스인들이 암호화폐를 사거나 파는 것을 공식적으로 허용하지 않고 있다.

(라오스 중앙은행 내 암호화폐 검사관 인터뷰)

 

한편, 라오스 기술통신부는 지난 11월 9일 암호화폐 테스트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을 내놨다. (The Agreement about the trial on digital asset business) 해당 지침은 암호화폐 채굴에 대한 조건을 명시하고 있으며, 암호화폐 거래에 대한 조건 및 비즈니스 등록 등에 대한 것을 규정하고 있다. 또 정부에 대한 라이선스 비용을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있다. 1회성 초기 라이선스 비용은 50만 달러다. 또 전력 사용에 따른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10MW당 세금은 100만 달러 수준이다. 암호 화폐 거래 활동에 대해서는 1회성 라이선스 비용이 100만 달러이고 그 이후로 회사의 징수의무가 있는 거래세는 15%.

 

이번 파일롯 테스트에 라이선스를 받은 라오스 기업들은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으로 중국으로부터 유휴장비가 된 기계를 이전 받거나, 국내외 협력을 확대해가고 있다.

 

지난 9월 정부 승인을 받고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 활동을 준비하느라 분주하게 보내고 있다. 사업을 추진한 지 2개월 밖에 안 됐으나 현재까지 중국의 대형 기업 3곳과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해당 3개 중국기업들은 각각 40만 개의 채굴기계를 갖고 있다.

중국 내 있던 비트코인 생산 시설 일부를 라오스로 이전했다. 또한 에너지광산부와 총 900MW를 구매하는 것에 대한 약정서를 서명한 상태다. 코로나 영향 장기화로 제대로 된 비즈니스를 못하고 있던 상태에서 이번 건은 큰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 분야에서 협력을 희망하는 기업이 있다면 문이 열려 있다.

(암호화폐 파일롯 프로젝트 라이선스를 얻은 6개사 중 1개사 인터뷰)

  

암호화폐는 조심해서 접근해야… 디지털머니 분야는 진출 가능성 있어

 

암호화폐 파일롯 사업은 라오스 특성상 추가 협의가 가능하겠으나 현재까지는 추가적인 기업선정은 없을 전망이다. 반면 참여가 확정된 6개사는 새로운 기업과의 협력을 희망한다. 단,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의 안전성을 고려해야 한다. 3년간의 파일롯 테스트라는 점을 고려 시 2년, 3년 후에 사업을 접어야 할 수 있다. 또 라이선스 획득 기업들이 중국 기업들과 논의, 협력을 하고 있어 판 전체를 읽을 필요가 있다.

 

반면, 라오스 내 디지털 머니 분야에 대한 한국 기업의 진출기회는 있다. 라오스 금융권은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기술적 측면에서 개선 필요사항이 많다. 또 라오스 기술통신부가 수립한 디지털경제 비전 2040(2030년까지의 추진전략, 2025년까지의 실행계획 포함) 내에는 모바일 머니 신설과 핀테크를 활용한 정부/민간 파이낸싱 시스템 혁신이 과제화돼 있다. 현행 일본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관련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 라오스 정부가 공공부채 증가로 별도 예산을 투입해 정보시스템 개발 등을 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민관협력사업방식(PPP)을 통해 프로젝트를 신설하여 추진하는 것을 검토해볼 수 있다.

 

 

자료: Vientiane Times, Laotian Times, World bank, Statista, KOTRA 비엔티안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