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국 정상 ‘한호 탄소중립 기술 파트너십’ 체결 -
- 그린 수소 및 암모니아, 수소연료전지차, CCUS 등 수소 분야 협력 확대 -
- 호주 최초 100% 재생에너지 달성한 TAS주, 그린 수소 생산 및 활용 프로젝트 투자 증가 -
G20 정상회의에 참석차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한 한국과 호주 양국 정상은 지난 10월 31일 ‘한호 탄소중립 기술 파트너십(Low and Zero Emissions Technology Partnership)’ 성명서를 발표했다. 해당 성명서에서 양측은 파리 기후협정 목표 달성과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으며,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해 기여할 수 있는 탄소중립 기술의 개발 및 상용화 연구를 가속화할 예정이다. 청정 수소 및 청정 암모니아 공급, 저탄소 철광석과 철강, 수소연료전기차, 수소 발전,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Carbon Capture Utilisation and Storage), 에너지 저장, 태양광 발전, 핵심 광물 공급망 등 탄소중립 기술 전반에 걸쳐 파트너십을 강화하게 된다. 호주 외교통상부는 호주 수석 과학자 Alan Finkel 박사의 한호 탄소중립 파트너십 게시물을 리트윗하며 싱가포르, 일본, 독일, 영국에 이어 한국과 저탄소 기술 협력을 강화할 예정임을 언급했다.
호주 외교통상부 트위터
자료: Twitter(@dfat)
한호 탄소중립 기술의 핵심 분야로 떠오른 수소
1) 생산 – 블루 수소(CCUS 기술), 그린 수소
수소는 생산 방식에 따라 크게 브라운, 그레이, 블루, 그린 수소로 분류하며 호주에서는 블루 수소와 그린 수소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블루 수소는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탄소 포집·활용∙저장하는 CCUS로 제거하는 방식이다. CCUS는 아직 기술 개발 단계에 있으며 설치비, 인프라 구축을 위한 운영비, 전기비 등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현재 호주에서는 천연가스와 CCUS를 이용해 만든 수소를 가장 저렴하고 깨끗한 수소로 보고 있으며 기술 발달과 경제의 규모가 성장하면서 2030년까지 경쟁력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지 에너지 전문가들은 2030년부터는 그린 수소의 생산 단가가 점차 낮아지면서 호주가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2050년에는 호주 전체 수소 생산량의 75%를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린 수소는 수전해(water electrolysis) 기술로 물에서 수소와 산소를 분해해 고순도의 수소를 추출하는 것으로 재생 에너지를 사용해 탄소배출 제로의 그린 수소 생산이 가능하다. 호주는 우수한 태양광, 풍력, 수력 자원을 바탕으로 그린 수소 생산에 최적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다. 섬나라인 호주는 풍부한 수자원을 이용해 내륙 지역에서도 수전해를 통한 수소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린수소의 경우 안정적으로 재생 에너지 전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며 대용량 수소를 생산하고 비용을 낮추기 위해 대규모의 수전해 공장이 필요하다. 호주는 2030년까지 수소 가격 1kg당 2호주달러 미만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수전해 용량 증가를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생산 단가를 낮추고1일 최대 500톤의 수소 생산이 전망된다.
2) 운송 – 그린 암모니아
환경적인 영향을 크게 받는 재생에너지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수소 저장 및 운송 기술이 에너지 산업의 새로운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수소를 액화하여 액체 형태로 운반하는 방식이 선호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서는 그린 암모니아는 수소 운반체(carrier)이자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연료로 꼽는다. 호주에서도 수소를 해외로 운송하는 방법으로 그린 수소로 만든 암모니아를 활용하는 기술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린 수소 캐리어로 활용도가 높은 암모니아
자료: Science Direct
현재 상업용 액화 수소 수송선은 없지만 암모니아는 유조선에 실려 운송되는 등의 에너지 캐리어로써 수소의 이동을 용이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인 CSIRO에서는 암모니아로 저장된 수소에서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면서서 수소를 추출하는 고순도 수소 전환 기술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3) 활용 – 수소연료전지차
수소가 활용될 수 있는 분야는 크게 화학 원료, 모빌리티 및 연료전지, 가열(heat), 전력공급(grid electricity)을 꼽을 수 있다. 이 중 한국과의 기술 협력이 가장 기대되는 분야는 모빌리티 및 연료전지로 수소연료전지차의 경우 전기차와 비교해 짧은 주유 시간으로 장기간 주행이 가능하다. 2021년 4월, 현대자동차는 독자 기술로 개발한 차세대 연료전지를 탑재한 수소전기차 넥쏘에 대해 호주 판매 인증을 획득하는 등 현지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수소연료전지는 중공업과 운송 산업에서 사용되는 무거운 전기 배터리를 대체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호주에서 수소연료전지 생산을 위한 연구를 적극 추진 중이며 물류 운송용 수소 트럭부터 공공 분야 버스 운행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호주는 지난 2월, 친환경 차량 보급 확대를 위한 미래 연료 전략(Future Fuel Strategy) 보고서를 발표하고 전기차 및 수소차 충전 인프라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정하는 등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고 있어 한국과의 기술 협력에 기대가 크다.
주정부 중심으로 탄소감축 목표 및 수소 전략 발표
호주에서는 각 주정부를 중심으로 탄소감축(재생에너지 달성) 목표를 세우고 그린 수소(renewable hydrogen)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주정부에서는 연방정부의 2050년 탄소중립 타깃에 맞춰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과 수소 경제 발전을 위해 관련 프로젝트에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는 중이다. Clean Energy Council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재생에너지 비중은 태즈매니아(99.2%), 남호주(59.7%), 빅토리아(27.7%), 서호주(24.2%), 뉴사우스웨일즈(21%), 퀸즐랜드(16.6%)순으로 높다. 지역별 특성에 따라 수소 생산, 운송, 저장, 활용 등 밸류체인에 맞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주별 탄소감축 목표 및 수소 전략
지역정부 |
탄소감축 목표 |
수소정책 및 담당부처 |
뉴사우스웨일스 (NSW) |
2030년까지 35% |
NSW Hydrogen Strategy |
Planning, Industry and Environment/ Regional NSW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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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VIC) |
2030년까지 50% |
Victorian Renewable Hydrogen Industry Development Plan |
Environment, Land, Water and Plann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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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즐랜드 (QLD) |
2030년까지 30% |
Queensland Hydrogen Industry Strategy 2019-2024 |
State Development, Infrastructure, Local Government and Plann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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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주 (WA) |
2030년까지 26∼28% |
Western Australian Renewable Hydrogen Strategy |
Jobs, Tourism, Science and Innovati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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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호주 (SA) |
2030년까지 50% |
South Australia’s Hydrogen Action Plan |
Energy and Min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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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준주 (ACT) |
2030년까지 65∼75% |
ACT’s Transition to Zero Emissions Vehicles Action Plan, ACT Climate Change Strategy 2019-25 |
Environment, Planning and Sustainable Developmen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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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준주 (NT) |
2050년까지 100% |
Northern Territory Renewable Hydrogen Strategy |
Industry, Tourism and Trad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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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즈매니아 (TAS) |
2020년 100% 달성 |
Tasmanian Renewable Hydrogen Action Plan |
State Growth |
자료: 각 주정부 자료
호주 최초 100% 재생에너지 달성한 TAS주의 그린 수소 프로젝트
호주 남부에 위치한 섬 TAS주는 당초 계획이었던 2022년보다 앞서 2020년 11월 호주 최초로 재생에너지 100% 소비 기록을 달성한 후 2040년까지 목표를 200%로 증대시켰다. Renewable Hydrogen Action Plan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대규모 그린 수소를 생산해 수출할 계획이다. TAS주는 섬이라는 지역적 특성상 수력과 풍력 자원이 풍부해 재생에너지 전력비용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 다른 주보다 그린 수소 생산 비용이 10~15% 더 저렴해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그린 수소 생산 및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2020년 12월 연방정부와 TAS주정부는 태즈매니아 섬과 호주 본토를 연결하는 Marinus Link와 Battery of the Nation 프로젝트에 대한 MOU를 체결했다. 향후 태즈매니아주에서 수력 발전을 통해 생산한 전력을 호주 본토로 공급할 계획이다.
Marinus Link를 통한 전력 공급 계획도
자료: Marinus Link
TAS주 내 최대 규모의 그린 수소 프로젝트인 Bell Bay Advanced Manufacturing Zone(BBAMZ)에는 총 60억 호주 달러가 투입되었으며 파트너사로는 Origin, Fortescue Metals Group, ABEL Energy, Woodside Petroleum, Countryside Renewable Energy 등이 있다. 대규모 그린 수소 생산, 저장, 수출을 위한 수소 허브 구축을 위한 프로젝트이며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수소는 내수용으로 공급하거나 수출할 계획이다. Bell Bay 지역은 중공업, 광물 가공업, 화력발전소 등이 위치한 산업 지역으로 고전압 전송선, 수자원, 철도, 도로, 항구 등 물류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으며 450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 기대된다. Woodside사는 TAS주정부와 MOU를 맺고 10MW 수전해 장비를 통해 하루 4.5톤의 그린 수소를 생산할 전망이다.
Bell Bay Advanced Manufacturing Zone 개발지
자료: Tasmanian Government
TAS주 투자 전담부서 Office of Coordinator-General 대표 인터뷰
KOTRA 멜버른 무역관에서는 TAS 주정부 내 에너지를 포함한 투자 전담부서인 Office of Coordinator-General(OCG) 대표Mr. John Rowlings와 수석 고문 Mr. Chavelli Sulikowski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Q1. Office of Coordinator-General(OCG) 소개해주세요.
A1. 우리 부서는 TAS주 경제 발전을 위한 사업개발과 주요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유치를 하는 부서이다. 인센티브와 펀딩을 검토하고 규제 완화, 레드 테이프를 축소 등도 지원하고 있다.
Q2. 그린 수소경제 발전을 위한 TAS주의 강점은 뭔가요?
A2. TAS주에는 100년 이상 수력 발전소 개발과 경험으로 재생에너지 분야에 특화된 전문가들이 많다. 그린 수소 대량 생산이 가능한 지역들을 선별해 2030년까지 수소 최대 수출 지역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반을 다져왔다. Bell Bay 지역에는 이미 전력망이 설비돼 재생에너지 발전소로부터 수소 생산 시설까지 별도의 전력망 설비가 따로 필요하지 않다. 이러한 인프라 구축은 수소 생산 단가에도 영향을 줄 수가 있다고 판단된다. TAS주는 풍력 자원이 풍부해 여러 기업들이 풍력 발전소 개발을 위한 사업 파트너를 모색하고 있다.
Q3. TAS주의 그린 수소 개발 현황은 어떤가요?
A3. Tasmanian Renewable Hydrogen Industry Network와 Renewable Energy Centre of Excellence를 설립해 정부와 기업 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고 Green Certification 제도를 만들어 TAS 내에서 생산된 수소에 친환경 마크를 부여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이미 여러 기업들이 그린 수소를 생산하기 위해 R&D를 시작했다. 2021-22년 TAS주 예산안에서 600만 호주 달러를 전기버스 시범사업에 투자하기로 발표했다. 해당 펀딩은 Tasmanian Transport Association와 함께 수소 트럭을 개발하고 수소 선박을 연구하기 위한 자금으로 사용될 것이다.
Q4. 한국에 바라는 점이 있는지요?
A4. 우리 정부는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직접 TAS에 방문해 TAS주가 왜 그린 수소 생산으로 유리한 지역인지 보고 느끼길 바란다. 앞으로 TAS에서 대한민국 대사관, KOTRA, 기업들과 함께 라운드 테이블 또는 포럼을 개최하길 희망한다.
시사점 및 전망
호주는 수소 생산에 필요한 환경·인적 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나 수소 저장·운송·활용을 위한 기술 및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며 한국은 수소 활용을 위한 인프라를 보유하고 제도적인 뒷받침이 되어 있으나 향후 늘어날 국내 수소 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해외 그린 수소 수입처 발굴 필요하다. 이처럼 한국과 호주는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이번 한호 탄소중립 기술 파트너십 체결을 계기로 수소 기술의 연구·개발·실증 부문에의 협력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호주는 주정부별 탄소감축 전략에 따른 개별적인 수소 정책을 보유하고 지역에 따라 인프라 보유 정도가 상이하므로 국내기업에서는 진출 목적에 따라 지역을 선정하고 해당 주정부 프로젝트 또는 투자방향에 주목해야 한다. 또한, 호주는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기여를 중요 시 하고 있어 현지 법인 설립, 컨소시움 참여, 현지 합작 형태 등으로 진출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자료: 호주외교통상부, Clean Energy Council, 각 주정부 발표자료, KOTRA 멜버른 무역관 인터뷰 및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