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적 친환경 정책 강화 기조에 발맞춘 UAE 정부의 녹색 경제∙일자리 육성 -

- 아직 초기 단계로 관련 인력 수요가 제한적이나, 정부의 친환경 정책 추진으로 급속성장 전망 -

그린 잡(Green Job)이란 환경을 보호하고 재생시키는 직업을 아울러 일컫는 용어로 녹색 직업, 녹색 일자리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국제노동기구(ILO)는 그린 잡을 제조업, 건설업과 같은 전통산업 혹은 신재생에너지 등 새롭게 부상하는 녹색산업에서 환경 보존과 회복에 기여하는 괜찮은(decent) 일자리로 정의하고 있다. 세계적인 친환경 정책 강화 기조 속 UAE의 그린 잡 현황 및 주요 산업, 전망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UAE 정부의 녹색 경제∙일자리 육성 프로그램

지난 2015년, UAE 정부는 중장기 녹색경제 달성 전략인 ‘UAE Green Agenda 2030’을 발표했다. 5개의 목표와 12개의 세부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해당 전략에는 녹색경제 부문의 일자리 창출과 인재 육성을 위한 ‘녹색 노동력∙인재 육성 프로그램’이 포함되어 있다.

UAE Green Agenda 2030 목표 및 프로그램

자료 : Ministry of Climate Change and Environment

이어 2017년에 UAE 기후변화와 환경부는 ‘UAE Green Jobs Programme’을 출범했다. UAE 정부의 초기 연구단계에서는 매년 국가 GDP의 1~2%가량을 녹색경제 부문에 투자할 경우 2030년까지 동 분야에서 165,000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실질적인 고용시장의 교육 수준과 녹색경제 부문에서 요구되는 지식수준의 간극이 커 실현이 어렵다는 결과를 도출하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UAE 정부는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Global Green Growth Institute)와 협력을 통해 환경 관련 교육 및 직업훈련, 해외 우수사례 분석 관련 정책 및 이니셔티브 수립을 추진해왔다.

2019년, UAE 기후변화와 환경부는 그린 잡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UAE 녹색경제 변혁을 위한 일자리와 기술(Jobs & Skills for the UAE’s Green Economy Transformation)’ 보고서를 발간했다. 동 보고서를 통해 2018년 기준 UAE 내 녹색 일자리를 49,500여 건으로 추산했으며 2021년에 68,000건, 2030년에는 83,000건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UAE 주요 산업 내 그린 잡 창출 건수 추산 및 전망

주1 : *표기된 재생에너지 부문의 경우 제조 관련 부문 제외

(건설 관련 일자리 통계는 해당 프로젝트 종료 시 일자리도 사라지므로 미포함)

주2 : 괄호로 표기된 건은 전망이 불가해 동일 통계 표기

자료 : Ministry of Climate Change and Environment

UAE의 그린 잡 ① : 그린빌딩 분야

그린빌딩은 고효율 에너지 설비, 자원재활용, 환경공해 저감기술 등을 적용하여 친환경적으로 건설·유지관리 후 건물 철거 시에도 환경에 미치는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시공된 건축물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그린빌딩 인증에는 미국 그린빌딩위원회(USGBC, US Green Building Council)의 LEED가 있다.

  * 자료원 : 네이버 지식백과

UAE는 무더운 기후로 냉방수요가 매우 높아 건물의 에너지 소비량 및 탄소 배출량이 높은 편이다. 건축물의 탄소 배출을 감축하고 장기적으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UAE 내 그린빌딩 인증이 도입, 적용되고 있다. 2006년부터 LEED 등 글로벌 그린빌딩 인증을 도입해왔으며 아부다비, 두바이, 라스알카이마 등 개별 토후국에서 자체 그린빌딩 규제도 발표, 적용하고 있다. 에미레이츠 그린빌딩위원회(Emirates Green Building Council)에 따르면, 2020년 4월 기준 UAE 토후국별 자체 그린빌딩 인증을 취득한 건물의 총면적은 6,396만 m²에 달한다. 탄소저감 목표 달성을 위한 그린빌딩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관련 인증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관련 일자리도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토후국별 그린빌딩 인증

자료 : Emirates Green Building Council

2020년 UAE 내 주요 그린빌딩 인증 전문가 수

자료 : Emirates Green Building Council

그린빌딩 분야 일자리 예시

주 : 동 분야 사례인 Energy Management Services사 Sustainability Consultant직 채용공고 참고

자료 : Naukrigulf

UAE의 그린 잡 ② : 신재생에너지 분야

세계 주요 산유국 중 하나인 UAE는 세계적인 친환경 기조에 발맞춰 에너지원 다변화 및 청정에너지 개발에 나섰다. 총 에너지 믹스 중 청정에너지원의 기여도를 25%(2017년)에서 2050년까지 50%로 확대하고 전력 생산 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70% 감축하는 것을 목표하는 ‘UAE Energy Strategy 2050’을 발표한 바 있다. 2021년 10월에는 2050년까지 순 탄소 배출 ‘0’ 달성을 목표하는 ‘UAE Net Zero 2050’을 발표하며 탄소중립 정책을 더욱 강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동 이니셔티브를 통해 탄소저감의 핵심 수단인 신재생∙청정에너지 개발에 1,634억 달러를 단계적으로 투입할 예정이며, 관련 프로젝트로 신재생에너지 부문에서 창출되는 그린 잡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UAE 내 가장 발달한 재생에너지는 태양에너지로, 태양광 플랜트 건설 시 투입되는 패널의 설치, 건설 등 인력은 건설 진행 중 단기간 내에 수요가 급증하는 경향이 있으나 유지보수(O&M) 관련직 수요는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UAE 내 녹색 수소 시범공장 설립 등 파일럿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으며 향후 중∙대형 프로젝트 발표도 활발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관련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

신재생에너지 분야 일자리 예시 ①

주 : 동 분야 사례 GHD사의 Mechanical/Process Engineer(Hydrogen & Ammonia)직 채용공고 참고

자료 : Fidanto

신재생에너지 분야 일자리 예시 ②

주 : 동 분야 사례 중 현지 EPC사의 Solar Energy O&M직 채용공고 참고

자료 : GulfTalent

UAE의 그린 잡 ③ : 지속가능한 패션(Sustainable Fashion) 분야

지속가능한 패션이란 제품의 생산, 사용, 폐기 등 전 과정에서 친환경적인 소재와 방법을 사용해 환경과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는 의류산업을 의미하며 유사한 개념으로 ‘컨셔스 패션(Conscious Fashion)’, ‘슬로 패션(Slow Fashion)’ 등이 있다. 의류산업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자원 낭비, 비윤리적인 문제점의 심각성이 대두되며 보다 친환경적이고 윤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UAE는 유럽, 미국 등 친환경 의류 선도국 대비 지속가능한 패션에 대한 의식이 높진 않으나 점차 개선되고 있으며 일부 브랜드를 주축으로 친환경 의류 라인이 출시되고 있다. 일례로 UAE 의류 시장 점유율 1위 랜드마크 그룹(Landmark Group)의 패션 브랜드 스플래시(Splash)도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지속가능한 의류’를 출시, 판매 중이다. 또한 UAE 해양보존 비영리기구(AZRAQ)에 따르면, UAE 내 슬로 패션, 윤리적 생산, 천연소재, 플라스틱-프리 포장재, 탄소중립 등 지속가능한 패션 부문 요건에 충족하는 패션 기업이 계속해서 설립되고 있다. 이와 같은 산업 성장세에 따라 지속가능한 소재 및 디자인 개발자와 전략적인 마케팅 방안 수립 능력을 가진 인력에 대한 수요는 점차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AZRAQ 선정 UAE 지속가능한 패션 기업 예시

자료 : AZRAQ, 각 기업 웹사이트

지속가능한 패션 분야 일자리 예시 ①

주 : 동 분야 사례 The Giving Moment사 Chief Sustainability Officer직 채용공고 참고

자료 : Linkedin

시사점

UAE 정부는 ‘UAE Net Zero 2050’ 등 환경을 고려한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UAE의 그린 잡 고용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로 수요가 제한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나, 국가 차원의 다분야 친환경 정책 추진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기 소개된 산업 외에 폐기물 관리, 농수산업, 교통,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린 잡이 창출될 것이다. UAE 환경관리(Environmental management) 분야의 기업인 Bee’ah* 관계자는 “기존 폐기물 처리 기업의 주요 인력 수요는 폐기물 수집, 처리 부문에서 발생했다. 당사의 경우 지역주민들의 재활용 동참을 장려하고자 ‘Reverse Vending Machine’을 설치하고 해당 기계에 재활용품 투입 시 상품 추첨 응모권을 지급하고 있는데, 추첨에 응모를 위해 Bee’ah 앱을 다운로드하고 QR를 등록해야 한다. 그에 따라 앱 관리 및 운영, 재활용품 수거 벤딩머신 관리 등 IT 전문가에 대한 수요도 발생하고 있다.”고 의견을 주었다.

  * 주 : 기업 상세정보는 2019년 6월 14일 게시된 KOTRA 해외시장뉴스 참고. 클릭 시 이동

한편, UAE는 자국민(Emirati) 비중이 10%가량에 그치며 해외 이주민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인구 구조적 특징에 따라, 실무직에는 해외 이주민이 투입되고 자국민은 공무원, 공기업 관리직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UAE 내 산업 및 인력 자급화 기조에 따라 자국산 제품, 자국민 고용을 확대하는 정책이 강화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자국민 고용 쿼터제인 에미라티제이션(Emiratization)의 일환으로 2026년 부로 UAE 소재 민간기업의 전체 인력 중 자국민 비중 10% 이상 의무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그린 잡 분야 우리나라 인재의 현지 취업 기회 창출과 관련하여, UAE 내 신재생∙대체에너지 부문의 다수 프로젝트가 민자발전(IPP)* 형태로 추진되고 있는바, 프로젝트 참가 기업이 건설∙운영 기간 중 한국의 인력 파견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주 : 민간 업체가 투자자를 모집해 직접 발전소를 건설한 후 일정 기간 발전소를 소유·운영하며 전력을 판매해 투자비를 회수하는 방식

아울러 UAE는 해외 유수 기술 및 기업 유치를 위해 각종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 피칭대회 등을 운영 중으로 이를 활용한 그린 잡 창출 및 국내 인재 파견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0 두바이 엑스포 사업을 예로 들자면, 레거시 사업으로 폐막 후 부지를 Free Zone인 ‘District 2020’으로 활용 예정이며, 연계 프로그램인 ‘Scale2Dubai’를 통해 선발된 혁신 스타트업∙소기업에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주어질 혜택에 비자 발급 및 라이선스, 사무공간 제공 등이 포함되어 취창업에 전략적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 : Ministry of Climate Change and Environment, GGGI, Emirates Green Building Council, AZRAQ, 구인구직 플랫폼(Naukrigulf, Fidanto, GulfTalent, Linkedin), 현지 언론 및 KOTRA 두바이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