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 사태 직후 우크라이나 흐리브냐가 초 약세를 보이자 우크라이나 중앙은행은 환율 통제에 나섰다. 우크라이나 중앙은행은 2월 24일, 1달러에 29.25흐리브냐로 환율을 고정했다. 그뿐만 아니라 고객의 외화 판매를 제외한 외환 시장 운영을 중단했으며 계좌에서 외화로 현금을 인출하는 것을 금지하고 국가 간 통화 지불에 대한 모라토리엄을 시행했다. 해외 투자도 금지했고 또한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은 동결되었다. 중앙은행의 이러한 조치는 흐리브냐의 평가 절하를 크게 억제하고 외환 보유고를 유지하도록 하였으며 자금 유출을 제한했다. 이를 통해 흐리브냐의 추가적인 평가 절하와 해외 자본의 상당한 유출을 피할 수 있었다.
중앙은행은 이후 점진적인 통화정책을 완화하기 시작했다. 특히 4월 14일부터 은행이 국민에게 현금 외화를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2, 3월 환전 시장 환율은 중앙은행 고정환율 29.25흐리브냐와 큰 차이없이 유지되었으나 4월 중순으로 접어들면서 격차가 나기 시작했다. 고정환율과 비교해 약 2흐리브냐의 격차가 나기 시작하다가 5월 하순에는 중앙은행 환율 대비 약 6흐리브나 이상 격차가 나게 되었다. 우크라이나 중앙은행장 Kyrylo Shevchenko는 고정환율 시스템은 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높은 현재 상황에서 경제의 안정장치임에 틀림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5개월 넘게 전쟁이 지속되고 있으며 그동안 우크라이나와 세계 경제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났고 이러한 상황에서 29.25흐리브냐 공식 환율을 유지하는 것은 더 이상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따라 7월 21일 중앙은행은 미국 달러 대비 가치를 25% 절하하기로 결정하고 달러당 환율을 29.25흐리브냐에서 36.57흐리브냐로 조정했다. 달러화 강세와 함께 전쟁에 따른 우크라이나 경제의 구조적 특징의 변화가 통화 가치 변화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우크라이나의 채무상환 연기 요청이 미국 등 주요 채권단의 동의를 얻은 지 하루 만에 단행됐다.
<전쟁 이후 환율 변동 현황>
(단위: UAH)
날짜 |
환전시장 평균환율 |
중앙은행 고정환율 |
2월 24일 |
29.20 |
29.25 |
3월 1일 |
29.25 |
29.25 |
3월 15일 |
29.25 |
29.25 |
4월 1일 |
29.25 |
29.25 |
4월 15일 |
29.26 |
29.25 |
5월 1일 |
31.85 |
29.25 |
5월 15일 |
32.00 |
29.25 |
6월 1일 |
35.00 |
29.25 |
6월 15일 |
35.10 |
29.25 |
7월 1일 |
35.17 |
29.25 |
7월 15일 |
37.00 |
29.25 |
7월 21일 |
36.55 |
36.57 |
[자료: Minfin]
이는 우크라이나 제조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다양한 비즈니스의 경제 회복력을 높이고 전시 상황에서 경제의 안정성을 지원할 수 있다고 중앙은행은 보았다. 이러한 조치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몇몇 전문가들은 전쟁이 끝나기 전이나 후에 변동 환율로 복귀하게 되면 흐리브냐 가치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전쟁 전에 가지고 있던 부채를 상환해야 할 뿐 아니라 전쟁 중에 빌린 부채 또한 상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Khmelevsky 경제학자는 고정환율을 유지한다고 해도 흐리브냐의 평가 절하는 계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전쟁 중에 기업들과 국민들 모두 외화로 자금을 저축하려고 할 것이며, 국가 예산의 적자는 채권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전쟁 전후 흐리브냐의 완전한 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고정환율을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Oleksiy Gerashchenko 경제학자는 환율 조정이 향후 수입업자에게는 큰 손해를 입히게 될 것이며, 수입품 가격이 25% 인상될 수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정치 연구소 소장 Ruslan Bortnik은 환율 조정이 흐리브냐의 평가 절하를 확실히 가속화하며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게 할 수 있다고 했다.
시장 환율은 8월 2일 기준 달러당 40.58흐리브냐이다. 환 투기를 방지하기 위해 중앙은행은 7월 29일부터 환전소 환율 현황판에 환율 정보 표시를 금지했다. 중앙은행은 사설 환전소의 부풀린 환율이 소비자의 불안 심리를 가중시키고 이로 인해 통화 구매와 시장 환율의 큰 변동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금지 조치 이후에 소비자들의 심리적 불안이 감소하면서 시장 상황이 안정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중앙은행은 이를 시작으로 환전소의 새로운 운영 규칙을 시행하고자 준비하고 있다. 첫 번째로, 정해진 요율에 대해 제한조치를 시행 예정이다. 현재 환전소가 현재 수요와 시장 상황을 기반으로 매수/매도 비율을 설정했다면, 장차 더욱 엄격한 제한을 설정할 예정이다. 두 번째로, 디지털 스코어보드를 통한 환율 정보 금지뿐만 아니라 플랫폼을 통한 정보 제공 금지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셋째로, 환전소에 부과하는 세금 인상 방안이다. 넷째로, 환전소의 활동에 대한 통제를 강화할 예정이다. 위반 사항이 적발될 경우 처음은 서면 경고하고 두 번째 위반 시에는 환전 면허가 취소된다. 중앙은행은 금융시장의 상황을 계속 살피고 투명한 시장을 위해서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전쟁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경제활동을 재개하려는 우크라이나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시장은 환율 변화에 굉장히 민감하다. 제품을 수입하는 바이어들은 특히 더하다. 바이어들에게 있어 흐리브나-달러 환율이 높은 것도 문제이지만 환율이 어떻게 변동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수입을 주저하게 만드는 원인 중의 하나이다. 지금으로선 우리나라 기업들이 환율의 변동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 상황에 맞는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 unian, gk-press, glavcom, ukrinform, epravda, bank.gov,minfin, KOTRA 키이우 무역관 자료 종합
원문링크 | https://dream.kotra.or.kr/kotranews/cms/news/actionKotraBoardDetail.do?MENU_ID=70&pNttSn=1960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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