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의 러시아, 우크라이나와의 관계
튀르키예와 러시아의 관계는 다소 복잡하다. 비록 시리아 내전에서 러시아와 튀르키예가 각각 정부군과 반군을 지원, 러시아 군용기 격추 등 일련의 대립 양상이 있었으나 정치 외교 부분에서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인 튀르키예는 미국 및 다른 국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20년 러시아제 지대공 미사일 S-400을 도입했다.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에 제재를 가해도 튀르키예는 동참하지 않고 오히려 러시아 고유의 결제 시스템 MIR를 도입하거나 천연가스 대금을 루블화로 결제하는데에 합의하는 등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런가 하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발발 직후 레젭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에 파병을 하고 공격을 개시한데에 대해 “결코 용납할 수 업으며 국제법 위반”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튀르키예의 방산 기업은 러시아와 대치 구도에 있는 우크라이나에 공격용 무인 드론을 판매했다는 내용이 보도되기도 했다. 러시아 군함이 흑해에 진입하려고 하자 몽트뢰 조약을 근거로 진입을 막은 바 있다. 튀르키예는 평상시 모든 나라의 상선이 영해에 속한 다르다넬 해협과 보스포러스 해협을 통과하는 것을 허가하고 있다. 그러나 튀르키예가 교전국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제3국의 위치에 있다는 전제 하에 몽트뢰 조약 제10조 18항에 의거하여 교전국 군함의 흑해 진입을 막을 수 있다. 튀르키예는 NATO 회원국임을 강조하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대화로 해결하고 양국 관계를 중재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는 철, 천연가스, 곡물 등 튀르키예의 주요 자원∙에너지 수입국이다. 특히 천연가스 총소비량의 40-45%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21년 기준 튀르키예의 전력발전량 중 천연가스를 이용한 발전은 전체의 33.2%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튀르키예에서 사용하는 천연가스는 연간 50만 Sm3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 러시아산 천연가스는 장기 공급 계약에 따라 수입되기 때문에 공급이 중단될 가능성은 희박하나 예상보다 사태가 장기화되며 수입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튀르키예 정부는 겨울 에너지 소비량 증가를 대비하여 천연가스를 비축 중이다.
<튀르키예 국별 천연가스 수입량>
(단위: 백만 Sm3, %)
연도 |
러시아 |
이란 |
아제르바이잔 |
알제리 |
나이지리아 |
기타 |
합계 |
|||||||
수입량 |
점유율 |
수입량 |
점유율 |
수입량 |
점유율 |
수입량 |
점유율 |
수입량 |
점유율 |
수입량 |
점유율 |
수입량 |
전년 대비 증감률 |
|
2017 |
28,690 |
51.9 |
9,251 |
16.7 |
6,544 |
11.9 |
4,617 |
8.4 |
1,344 |
2.4 |
4,804 |
8.7 |
55,250 |
- |
2018 |
23,642 |
47.0 |
7,863 |
15.6 |
7,527 |
15.0 |
4,521 |
9.0 |
1,668 |
3.3 |
5,061 |
10.2 |
50,282 |
-9.0 |
2019 |
15,196 |
33.6 |
7,736 |
17.1 |
9,585 |
21.2 |
5,678 |
12.6 |
1,756 |
3.9 |
5,260 |
11.6 |
45,211 |
-10.1 |
2020 |
16,166 |
33.6 |
5,321 |
11.1 |
11,548 |
24.0 |
5,573 |
11.6 |
1,358 |
2.8 |
8,159 |
17.0 |
48,126 |
6.5 |
2021 |
26,343 |
44.9 |
9,434 |
16.1 |
7,986 |
13.6 |
5,987 |
10.2 |
1,249 |
2.1 |
7,706 |
13.1 |
58,704 |
22.0 |
[자료: EPDK]
튀르키예는 ’21년 기준 러시아(농산품 수입 1위, 약 43억 달러)와 우크라이나(2위)에서 가장 많이 수입했다. 특히 밀 수입의 86.6%, 보리 수입의 79.5%를 차지했다. 튀르키예에서 밀은 무척 중요한 곡물로 자국민 수요와 더불어 중요한 수출품이다. 그러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부터 들여오는 밀의 공급이 중단되자 자국 내 식량안보 확보 및 물가 안정을 위해 수출 사전 허가 품목으로 지정했다.
<2021년 튀르키예 주요 농산품 수입 동향>
(단위: %)
품목 |
러시아 |
우크라이나 |
밀 |
69.3 |
17.3 |
보리 |
44.4 |
35.1 |
해바라기씨앗 |
3.5 |
7.9 |
콩 |
0.3 |
13.1 |
[자료: 튀르키예 농림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전 세계 밀의 3분의 1을 생산한다. 그러나 러-우 사태로 수출이 중단되자 6월 7일 터-러 국방부 장관 곡물 수송 방안이 논의됐고 지난 8월 1일 체결된 러시아-우크라이나-유엔-튀르키예 협정에 따라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이 재개되었다. 우크라이나의 오데사항, 초르노모르스크항, 유니즈항, 피브데니항 등에서 수출이 가능하다. 수출이 가능한 곡물은 옥수수, 밀, 해바라기씨앗이다.
8월 17일 기준 현재 총 24척의 선박에 곡물을 선적됐으며 이 중 9척이 운항중이거나 튀르키예에 도착했고 나머지는 아직 우크라이나 항구에 위치해 있다. 러-우 사태 이전에는 흑해를 통해 월평균 500만 톤 이상을 수출했으나 곡물수출이 재개된 이후 8월 1일부터 17일까지 50만 톤 규모가 선적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우 사태이후 튀르키예는 환적수요 급증
이외에도 러-우 사태로 인해 흑해를 통한 해상운송이 막히고 러시아와의 교역통로도 대부분 봉쇄되었다. 그러나 최근 튀르키예를 통한 환적운송이 가능해지고 있어 세계 각국의 환적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현지 물류업체들과의 인터뷰에 따르면 튀르키예의 주요 환적항으로는 튀르키예 남부의 메르신(Mersin)항, 남서부의 이즈미르(Izmir)항, 이스탄불 인근의 마르(Mar)항이 러시아로 운송되는 물품의 주요 환적항 역할을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주요 환적항 뿐만 아니라 튀르키예 내의 보세창고 수요도 급증하며 보세창고 임대료 또한 전년대비 70% 이상 인상되었고 앞으로도 당분간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환적항에 물품이 당도하면 러시아 남부 흑해 연안에 위치한 노보로시스크항까지 컨테이너 해상운송이 가능하다. 현재 이 노선을 이용하는 데에는 별도의 어려움이 없으며 보험이나 결제도 원활한 편이라고 한다.
다양한 제품들이 트럭을 통해 러시아로 운송되고 있으나 거리가 멀고 특히 조지아 국경에서 시간이 많이 지체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길게는 1회 왕복에 30일 정도 소요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로 수출하기 위한 운송수단이 무척 제한적이기 때문에 조지아를 통하는 육로운송에 대한 수요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시사점
러-우 사태로 인한 영향이 튀르키예에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들에 직접적으로 미치지는 않지만, 전쟁이 장기화됨에 따라 세계적으로 에너지 자원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 이에 따라 에너지 자원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튀르키예 역시 영향을 받고 있다. 아울러, 튀르키예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주거용 전기요금의 두 배 가량 더 비싼 편으로 더욱 영향을 받는 편이다. 따라서 현지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은 생산 비용이 필연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튀르키예를 통한 환적 수요가 늘어나며 주요 환적항을 중심으로 국제 물류 비용 상승 및 창고 보관료 등이 높아지며 튀르키예를 통해 유럽이나 제3국으로 수출하는 기업은 인상된 물류 비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지 물류업체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물류 비용이 계속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 튀르키예 농림부, 튀르키예 관광부, EPDK, BBC TURKIYE, HURRIYET, TEDAS, ENERJI ATLAS, DUNYA, KOTRA 이스탄불 무역관 자료 종합
원문링크 | https://dream.kotra.or.kr/kotranews/cms/news/actionKotraBoardDetail.do?MENU_ID=70&pNttSn=1965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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