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 2024-12-26 15:5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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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

 

네덜란드의 러시아 가스 수입 의존도는 15%로, 독일에 비해서는 적은 편이다. 하지만 단기간 내 부족한 공급분을 대체하기가 쉽지 않고 재생에너지 확대 계획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여 전 세계적인 에너지 가격 인상 여파를 피해갈 수는 없었다. 또한, 전쟁으로 인해 높아진 불확실성과 물동량의 감소는 에너지 운반선의 움직임과 상품 공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에너지 운반선의 운행 비용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꾸준히 상승해 왔는데 전쟁은 이러한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네덜란드 전력 생산 자원(2017~2022년 2분기)>

주: 좌측부터 차례로 재생에너지, 천연가스, 석탄, 기타

[자료: cbs.nl]

 

이렇게 급등한 에너지 가격은 직접적으로 네덜란드의 전기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다. 단열, 냉방, 운송수단 등의 비용이 커지는 것도 당연하다. 정부는 에너지 공급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새로운 가스전 개발, 천연가스 공급라인 확대, 화력발전 용량 감소 지연 등의 다방면의 가능성을 검토하며 노력하고 있지만, 다가오는 겨울에 대비하기에는 시간적인 여력이 부족하다. 단기적으로 에너지 수요 억제를 위한 인식 개선과 행동 개선 캠페인을 펼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네덜란드 국민들도 당장 청구될 에너지 고지서를 두려워하며 보다 값싼 선택지가 없는지 살펴보고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견인한 인플레이션

 

전년 동기 대비 2022년 8월 기준, 네덜란드의 상품 및 서비스 비용은 12% 인상률을 기록했다. 이런 인플레이션은 에너지 가격 상승이 주된 요인이었다. 2022년 8월 에너지 가격은 1년 전 같은 달보다 151% 더 높아졌다. 그만큼 매일매일의 소비를 이어가는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 인플레이션도 상당한 상황이다.

 

<에너지 물가지수(2021~2022년)>

주: 2015년의 에너지 가격 수준을 100으로 뒀을 때 상대적인 에너지 가격 변동 추이

[자료: cbs.nl]

 

네덜란드 정부의 에너지 절약 캠페인

 

네덜란드 정부는 2022년 4월 2일 '스위치를 돌리자'(Zet de knop om)라는 구호로 전국적인 캠페인을 시작했다. 또한 사람들이 집을 단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국가 단열 프로그램(National Insulation Program)을 도입했다. 250만 가구를 목표로 해 단열이 불량한 주택을 정비해서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막는다는 계획이다.

 

(스위치를 돌리자 캠페인) 


정부는 높아진 에너지 요금에 대한 국민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4월부터 라디오, TV, 온라인, 지역 신문까지 '스위치를 돌리자'라는 구호로 전국적인 공공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캠페인이 전하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가정과 기업이 쉽게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실용적인 팁을 제공하는데, 예를 들어 샤워를 5분 이상 하지 않고, 의류건조기 대신 자연건조를 하고, 실내 온도를 낮에는 19도, 밤에는 15도로 설정하는 등의 구체적인 조언들이다. 기업에는 사업장의 조명, 난방 및 환기에 에너지를 절약하도록 호소하고 있다. 정부 기관들도 앞다퉈 불필요한 에너지 스위치를 끄고 겨울철 평균 온도를 기존 21도에서 19도로 낮추고 여름에는 냉방을 덜 하고 있다.

 

<정부 에너지 절약 캠페인 이미지>

 

[자료: zetookdeknopom.nl]

 

(주택 단열 프로그램) 


정부의 주택 단열 프로그램의 목표는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는 주택 250만 가구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전체 800만 가구 중 약 150만 가구가 여전히 에너지 라벨 E 또는 그 이하인 집인 것으로 나타났다. 내각은 늦어도 2030년까지 주택 소유자, 주택 소유자 협회, 세입자, 지방 자치단체, NGO 등과 함께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협의하고 총 40억 유로를 투자할 계획이다.


정부는  절약을 위해 본인의 집이 지어진 연도에 따른 주택법/건축법상의 에너지 절감 정도를 알려주는 등 가구별로 개선 가능한 선택지들을 알려주고 있다. 또한, 주택 소유자로서 사용할 수 있는 보조금 및 융자에 대한 정보도 제공한다.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은 경우 내각은 국가 난방 펀드(National Heat Fund,Nationaal Warmtefonds)라고 하여 이자율이 낮은 대출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정부의 주택 단열 제안>

[자료: verbeterjehuis.nl]

 

<주택 에너지 효율성 자가 확인 예시>

[자료: verbeterjehuis.nl]


(에너지 감세 및 보조금 지원)

 

정부는 2022년 7월 1일부터 전기 및 가스 등의 에너지 세금에 적용되던 21% 부가가치세를 6개월 동안 9%로 낮추는 데 합의했다. 에너지세 감면 외에도, 저소득 가정의 경우 에너지 요금 지불을 위해 일회성 수당이 제공된다. 이 수당은 올해 3월 800유로로 책정이 됐는데, 7월에는 1300유로로 인상됐다.

 

에너지 절약 상품 인기

 

급등하는 가스 가격으로 인해 네덜란드 소비자들은 생활 곳곳에서 자구책을 찾고 있다. 먼저 주방 설비와 관련해서는 가스를 활용한 요리보다는 전기 인덕션을 활용한 요리를 늘리고 있다. 자연히 인덕션에 대한 수요도 늘고 인덕션에서 사용 가능한 팬, 냄비 등의 요리 기구의 인기도 늘고 있다. 제품 비교 플랫폼인 Slimster의 가전제품 판매 담당자 역시 가스 가격이 작년 초보다 3배나 비싸진 만큼 전기 요리를 대안으로 생각하는 제품에 대한 판매가 늘었다고 한다. 인덕션은 전기에너지를 직접적으로 조리기구에 전달해 공기 중에 흩어지는 에너지가 많은 가스레인지보다 에너지 효율적이며, 주방 내 온도를 상대적으로 낮춰주는 역할도 한다.

 

<인덕션용 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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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Fornuis.com]

 

정부 캠페인처럼 스위치를 쉽게 켜고 끌 수 있거나 조도를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 솔루션을 갖춘 가전제품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스마트 플러그 솔루션 제품 예시>

[자료: amazon.nl, techadviseur.nl]


물론 겨울철 난방을 대비하기 위한 가장 단순하지만 확실한 해결책인 전기담요나 전기 히터 등의 소형 난방기구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인플레이션 시대에 에너지 절감은 단순한 정부의 캠페인이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소비 기준으로 자리하고 있다. 유럽 진출을 희망하는 우리 기업들이 유럽의 에너지 위기를 다른 나라의 위기로만 생각하지 말아야 할 이유다.



자료: cbs.nl, rijksoverheid.nl, ndata.nl, economie.rabobank.com, tno.nl, horecamagazine.nl, verbeterjehuis.nl

원문 출처 : 코트라

원문링크 https://dream.kotra.or.kr/kotranews/cms/news/actionKotraBoardDetail.do?MENU_ID=70&pNttSn=196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