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트 창업팀. (왼쪽부터) 이지안 대표, 마리 부스(Marie Boes)씨, 민경환씨 ⓒ플래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세상은 오프라인 ‘접촉’에서 온라인 ‘접속’의 시대로 빠르게 바뀌었다. 특히 팬데믹 기간 직접적인 여행객은 감소했지만 k-콘텐츠의 해외 소비량은 꾸준히 증가했다.

미디어 콘텐츠 스타트업 ‘코넥트(하우 이즈 코리아(How Is Korea))’는 사회적 간극이 드러난 상황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았다. 코텍트는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진행자, 화자가 되어 한국 문화를 설명한다. 한국 문화를 먼저 접한 외국인이 제 3자가 되어 외국인이 궁금해 하는 부분을 풀어주기에 호응이 높다.

코넥트가 집중하고 있는 것은 현장감과 몰입도를 높이는 랜선 체험 콘텐츠다. 진행자는 시청자들과 수다를 떨고, 보고 싶어 하는 것에 카메라를 돌린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행동을 대신 해주기 때문에 만족도와 몰입도가 높다. 이를통해 온라인 체험이 오프라인 체험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찾았다.

코텍트의 콘텐츠는 빅데이터와 SEO(검색 엔진 최적화)를 통해 제작된다. 데이터 기반 고객 맞춤형 디지털 콘텐츠를 지향하는 것이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주력 소비층은 k-팝에 영향을 받아 k-콘텐츠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영어권의 2030 여성들이다. 향후 데이터가 쌓인뒤 기업이나 지자체들에게 맞춤형 콘텐츠를 제작해 제공하는 사업으로 확장도 가능할 전망이다.

코넥트 창업 멤버는 탈북민인 이지안 대표(운영총괄), 벨기에인 마리 부스씨(마케팅 담당), 10년 이상 미국에서 거주한 민경환씨(콘텐츠 담당, 이하 브라이언)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국내 글로벌 팀 창업 프로그램에서 만나 의기투합해 공동창업을 했다.

아산나눔재단의 아산상회 프로그램을 통해 팀빌딩을 했어요. 창업을 하게된 배경을 이야기해 준다면요.

이지안 : 대학교(이화여대 문헌정보학과) 3학년때 아산나눔재단에서 하는 아산상회(탈북 청년, 외국인, 한국인 청년의 창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에 지원했는데 합격했어요. 프로그램을 통해 마리와 브라이언을 만난 뒤 창업이 구체화 됐죠.

마리 부스 : 6년째 한국에 거주 중이었는데, 유럽으로 돌아갈 지 한국에서 계속 머물지를 결정해야 했어요. 창업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한국에 있을 때 시도해 보기로 했죠. 외국인이 다른 나라에서 창업하는 것은 쉽지 않은데, 운좋게 지안과 브라이언을 만나서 함께하고 있어요.

브라이언 : 미국에서 10년 간 거주했고 커리어도 미국에서 이어가려고 했어요. 군복무를 마치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비자가 나오지 않더라고요. 취업이 확정된 상황임에도 문과계열은 비자가 잘 나오지 않았어요. 그래서 한국에 있는 동안 제 장기를 살려서 무언가를 해보고 싶었어요. 제가 소명으로 생각하는 것은 교육과 문화교류예요. 미국에서 소수인종으로 살면서 관심을 가진 것이 문화의 다양성이었고요. 한국 문화를 외국에 알리는 것, 그것을 교육의 발판으로 삼으면 어떨지를 계속 생각했죠. 여러 시도를 하다가 아산상회에 참여해 지안과 마리를 만나 창업할 기회를 얻었죠. 제 인생의 큰 터닝포인트라고 생각해요.

지금 창업 아이템은 아산상회 때 만나서 발굴한 건가요. 미디어 콘텐츠 영역을 선택한 이유는 뭔가요. 

이지안 : 세 세람 모두 생각했던 아이템이 달랐어요. 저는 한글을 외국인에게 가르치는 사업 아이템이었고, 브라이언은 독서 클럽, 마리는 한국 전통 문양과 연관된 패션 아이템이었죠.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발견한 것이 현재의 아이템입니다.

브라이언 : 비전이 같았어요. 아이디어는 달랐지만 저희가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했던 것은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것이었거든요. 그래서 서로의 아이디어를 조금씩 내려놓고 새로운 것을 찾아서 현재까지 왔죠. 처음에는 인터렉티브 투어를 검토했는데, 멘토링 과정에서 들은 조언대로 범위를 좁혀 저희가 잘 하는 랜선 체험쪽으로 가닥을 잡았어요.

이지안: 저희가 아산상회 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 코로나가 시작되어 폭발적으로 확산되던 시기였어요. 어디를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리고, 많은 여행사들이  문을 닫는 등 여행 산업에 타격이 엄청 났죠. 그 문제를 우리가 해결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탈북인, 미국 경험을 한 한국인, 벨기에인으로 구성된 글로벌팀입니다. 장단점은 뭘까요. 

마리 부스: 장점은 우리 모두가 다른 관점과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다는 거예요. 그런 다양성이 비즈니스에 도움이 돼요.

이지안 : 저희가 상대하는 고객이 외국인이잖아요. 우리 팀은 각자 다른 문화권을 경험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기에 고객에 대한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생각해요.

브라이언 : 단점은 커뮤니케이션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같은 언어를 구사해도 커뮤니케이션에서 어려움이 있을 수 있는데, 저희는 영어, 한국어 섞어서 대화를 하거든요. 그래서 커뮤니케이션을 전략적으로 해요. 각자 이야기하려는 하는 주제, 현재 작업하고 있는 것들, 어떤 부분에 이슈가 있는 지 등을 미리 문서로 만들어서 미팅 전에 공유해요. 어떤 주제로 회의를 할지를 숙지한 뒤 미팅을 하는 거죠.

한국을 알리는 콘텐츠가 정말 많이 있어요. 코넥트의 콘텐츠는 어떤 관점에서 제작되는 건가요. 

이지안 : 저희가 주목한 것은 외국인들이 한국 콘텐츠를 소비할 때 불편한 부분이예요. K-콘텐츠에 관심을 가지는 외국이들 대다수가 K-팝 팬인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K-팝 외 한국 콘텐츠는 생소하다고 해요. 외국인들이 원하는 것은 자신들의 언어로 편하게 듣고 싶은 건데, 대부분 자막으로 읽어야 하죠. 외국인들은 자막보는 것을 선호하지 않아요.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다는 것이 간과되는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어 꿈틀거리는 산낙지를 먹는 콘텐츠는 우리에게는 일상 중 하나이지만 외국인들에게는 매우 자극적인 소재에요. 한국의 멋진 장소를 소개하는 영상들을 보면 조선시대 고궁을 소개한 것들이 정말 많아요. 하지만 K-컬처로 유입된 외국인들이 보고 싶은 건 한국 드라마를 통해서 알려진 장소들이에요. 고궁도 멋지지만 한정적인 콘텐츠만 있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죠. 일부 외국인들은 한국을 일회성 여행장소라고 이야기 하기도 해요. 몇몇 도시에 다녀오면 한국 여행은 끝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아요. 한국을 경험하고 싶어하는 외국인들은 너무 많은데, 진입장벽이 있는 거고 외국인 입장에서 콘텐츠를 만들어야 되는 이유죠.

저희는 그런 인식을 바꾸고 싶었어요. 한국은 계속 와서 봐야 더 잘 알 수 있다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요. 그래서 중복적인 콘텐츠가 아니라 한국의 곳곳을 보여주고, 한국인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어요. 그냥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체험까지 시켜주고 싶고요.

마리 부스: 한국 관광은 아직 개발될 것들이 많다고 생각해요. 서울, 부산, 제주도와 같은 관광장소에 편중되어 있는 것이 아쉬워요. 한국은 역사, 문화, 음식 등 다양한 측면에서 보여줄 것이 많거든요. 외국인으로 살면서 느꼈던 부분을 콘텐츠로 제작해서 보여주고 있기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어요.

브라이언 : 외국인이 아니면 느끼기도 어렵고 설명하기도 어려운 관점이 있어요. 저희 영상 콘텐츠는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시선으로 제작돼요. 일례로, 마리는 서울 ‘종로’ 전문가예요. 랜선체험 영상에서 마리가 찐빵에 대해 소개하는 부분이 있는데, 마리가 이런 말을 해요. “찐빵 안 팥소를 처음에는 초콜렛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먹어보니 예상했던 맛과 너무 달랐다”고요. 한국인에게는 당연한 거지만 외국인에게는 생소한 부분을 설명한 거죠.

이지안 : 저희의 강점은 ‘협력자’라 할 수 있는 주한 외국인 전문가들이에요. 이들과 해외 시청자들의 시각이 거의 일치하기에 공감대가 형성돼요. 우리가 흔하게 생각하는 것을 외국인들이 신선하다고 평가해요. 저희 외국인 전문가들은 한국을 소개할 때 자신의 경험을 녹여서 전달해요. 어떨때는 한국인도 미처 몰랐던 한국의 매력을 찾기도 합니다. 외국인 눈높이에 맞춰서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 저희의 최대 강점입니다.

랜선체험은 어떻게 진행이 되는건가요? 대상이 해외 거주 외국인이라면 시차도 고려해서 할텐데요. 

브라이언 : 미리 여행할 장소를 사전 녹화하고 그 영상을 틀어 놓으며 실시간으로 설명해주는 방식이에요. 보통 늦은 저녁이나 이른 아침에 진행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라이브도 합니다.  망원시장 랜선투어 때 한 시청자가 한국 케이크가 어떻게 생겼는지, 맛은 어떤지 궁금해하시길래 바로 사서 보여드리기도 했고요. 라이브 방송을 통해서 사람들이 어떤 것을 보고 싶어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또 어떤 리스크가 있는지를 알게 됐죠.

지금까지 제작한 콘텐츠 중 어떤 것이 가장 호응이 좋았나요. 

마리 부스: 저희가 유투브 채널도 운영하지만 인스타그램 등 SNS도 운영해요. SNS에서 올렸던 떡볶이 먹는 영상이 14만 회 정도 조회수가 나왔어요. 드라마와 영화의 영향으로 외국인 팬들에게 떡볶이는 유명한 음식이에요. 떡볶이를 어떻게 한국인처럼 먹는지를 알려주는 영상이었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꾸준히 소비되는 콘텐츠는 카카오톡 활용 영상이예요. 어떻게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지, 카카오택시 이용방법, 카카오페이 이용하기 등 정보를 담았어요.

브라이언 : 만두나 튀김을 떡볶이 소스에 찍어서 먹는 것도 굉징히 신기해 하더라고요. 마리가 외국인이고 그 지역의 전문가이기에 더 신뢰하는 것 같았어요. 보령시 영상도 꾸준한 인기를 끌었어요. 보령 머드엑스포가 열렸을 때 시와 콜라보로 머드축제 영상 작업을 했어요. 외국인에게 생소할 수 있는 보령을 소개하는 내용이었는데 반응이 좋았죠.

이지안: 한국인들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이 외국인들에게는 당연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같은 관점에서 콘텐츠를 만들기에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 같아요

단순히 개인 경험에 근거해 콘텐츠를 만들지는 않을 거에요. 콘텐츠 주제를 선택하는 기준은 뭔가요. 

마리 부스 : 사람들이 검색하는 내용을 분석해서 패턴을 찾고, 그걸 바탕으로 어떤 목적의 검색인지 분석해요.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을 파악한 뒤 콘텐츠를 만들고 있어요.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을 데이터로 찾아보는 거죠.

사업이니 수익을 내야 할겁니다. 비즈니스 모델은 무엇인가요?

이지안: 플랫폼을 구축해 그 안에서 본격적인 랜선체험을 진행하려고 해요. 지금 개발과 테스트를 진행 중입니다.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들이 체험을 올리고 그 내용에 관심있는 시청자들이 체험 영상에 페이를 지불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어요. 그런 연결이 일어날 때 발생하는 수수료가 1차 수익모델입니다.

그리고 외국인들이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방식으로 접근했을 때 반응이 좋았는지 등 데이터가 쌓이고 있어요. 그걸 기반으로 기업이나 기관에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어요. 저희가 콘텐츠 제작사로 홍보영상을 제작할 수도 있고, 마케팅 솔루션도 제공할 수 있죠. 기업이나 지자체와 협업하며 발생하는 수익을 2차 모델로 하고 있어요.

브라이언 : 얼마전 규모가 큰 주한외국인 커뮤니티에서 협업제안을 받았어요. 그 커뮤니티에서도 자체적으로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코로나로 인해서 유명무실해 졌다고 하더라고요. 저희가 하는 프로그램을 함께 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이었어요. 그래서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오프라인 문화 체험 프로그램 계획을 했고, 지난 9월에 처음 진행을 했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그래서 정기적으로 체험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지안: 저희 영상을 시청한 해외에 있는 분들 상당수가 내년에 한국에 방문 예정이라고 하더라고요. 한국 방문 시 가이드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요청이 많아요. 온라인 체험이 오프라인과 연결되는 프로그램도 가능할 것 같아요.

창업을 하면서 느끼는 어려움은 뭐가 있을까요. 이곳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 아니기에 느끼는 불편함이 있을 수도 있는데요. 

이지안 : 탈북민이라서 느끼는 차별은 없었어요. 여느 스타트업난 겪는 어려움이 있을 뿐이죠. 창업을 준비하고 시작한 것이 아니라서 매일 매일 배우고 있어요. 자금 조달 이슈, 세금 이슈, 운영 이슈 등 모든 것이 생소해서 부딪히면서 해결하고 있어요.

브라이언 : 인적자원이 제일 부족해요. 마리는 벨기에에서 왔고, 지안은 탈북민이고 저는 미국에서 10년동안 살다가 왔기에 국내 네트워크가 많이 부족해요. 그나마 아산상회를 통해서 인연이 된 멘토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사업계획서는 한국인들도 쓰기 어렵잖아요. 형식에 맞춰 써야 하는게 정말 어려웠어요.

이지안 : 운 좋게도 지원 사업에 여러번 선정됐지는 쉽지는 않았어요. 사업계획서를 울면서 썼어요. 정성이 통했는지 정보통신문화진흥원, 아산상회 등에서 지원금을 받았고요. 그리고 제가 탈북민이다 보니 통일부 산하에 있는 남북하나재단에서도 지원을 받았어요.

초기 단계지만 스캐일업, 확장 계획도 있을거라 봐요. 이 사업을 통하여 이루고자 하는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이지안: 단기적으로는 자체 플랫폼을 운영하는 거예요. 아직 외부에 오픈하진 않았지만 어느정도 구축이 마무리 되어가고 있어요. 플랫폼 안에 주한 외국인들이 영상을 올리고 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하려고 해요. 그러려면 플랫폼이 무리없이 굴러갈 수 있도록 만들어야겠죠. 당연한 것을 특별하게 만드는 회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목소리를 끌어내는 것에 있어서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되고 싶어요.

마리 부스 : 한국 문화와 세계가 더 가까워지게 만들고 싶어요. 그런 비전이 우리를 이끄는 열정의 기반이라고 생각해요.

브라이언 : 알려지지 않은 소외된 목소리가 많을 거라고 봐요. 그 목소리 중 하나를 밖으로 꺼내 놓는 작업을 저희가 한다고 생각해요.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것은 한국의 다양한 목소리들을 세계로 전달하는 것입니다.

원문링크 https://platum.kr/archives/194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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