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시판되는 주류의 라벨링을 관리∙감독하는 미 재무부가 와인, 맥주, 증류주에 새로운 라벨링 규정 적용 방안을 고려 중이며 조만간 새로운 개정안이 발표될 것이라고 월스트릿저널(WSJ)이 지난 10월 6일 보도했다. 미국 내에서 소비자 건강 보호와 건강 증진을 위해 주류 라벨링 규정 개정 필요성은 지난 20년 가까이 제기되어 왔다.

 

미 소비자 단체들 “주류 칼로리와 성분 공개 의무화하라” 정부 압박

 

미 연방 재무부 산하 주류담배세금무역국(Alcohol and Tobacco Tax and Trade Bureau, TTB)은 지난 6월 알코올 라벨링 규정 변경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맥주, 와인, 증류주를 대상으로 기존 라벨링 규제에서 요구하는 정보 외에 주조 성분, 칼로리 등 더 구체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표기하도록 규정을 강화할 방침이다. WSJ은 주류 산업 관계자를 인용, 새로운 개정안이 이르면 올해 말 또는 늦어도 2023년 초에는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주류의 라벨링 규정 강화는 미 소비자 단체들이 지난 수십 년간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내용이다. 최근 미 소비자연맹(Consumer Federation of America)을 포함한 소비자 단체 연합은 재무부를 상대로 지난 2003년 제출한 주류 라벨링 규정 개정에 대한 청원서에 응답할 것을 요구하며 워싱턴DC 연방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전문가들은 주류의 1회 제공량당 칼로리와 알코올 함유량 등을 명기하는 것이 소비자가 음주량을 조절하고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있다.

 

지난 2월 재무부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TTB가 요구하고 있는 주류 라벨링 규정은 지난 1935년 이후 큰 개정이 없었다. 알코올 섭취의 위험성을 알리는 경고 문구 삽입과 대법원 판결에 따라 맥주 제조사가 원할 경우 알코올 함량을 추가 기재하도록 한 정도다.

 

<소비자 단체에서 제시한 맥주, 와인, 증류주 영양 성분표 라벨 예시>

라벨 예시

포함 내용

 

- 성분표 기준 1회 제공량

- 1회 제공량 당 칼로리와 알코올 함량 비율

- 미 식생활 지침에 따른 성별 적정 음주량 제안

- 주조 성분

[자료: Center For Science In The Public Interest]

 

현재 와인과 증류주는 브랜드 이름, 알코올 함량, 숙성기간, 원산지(수입산만 표기), 색소(함유 여부에 따른 정보 공개) 등을 라벨에 표시하도록 하고 있으며 맥주는 주정부의 방침에 따라 알코올 함량 여부를 표시하지 않아도 된다. 1회 제공량당 칼로리나 알코올 함량 비율, 성분 등은 표기 의무가 없다. 다만, 알코올 함량이 14% 이상인 주류와 7% 이상인 증류주와 와인은 의무적으로 라벨에 도수(alcohol by volume, ABV)를 표기하도록 하고 있다.  

 

<수입산 와인 라벨 샘플>

 

[자료: ttb.gov]

 

<증류주 라벨 샘플>

 

[자료: ttb.gov]

 

현지 기업 반응

 

맥주와 와인, 증류주 기업들은 제품 라벨을 통해 자발적으로 필요한 정보들을 공개하고 있다며 재무부의 라벨링 규정 개정 추진에 우려를 표했다. 미국 맥주 산업 협회인 더 비어 인스티튜트(The Beer Institute)는 몰슨 쿠어스 비버리지(Molson Coors Beverage Co.), 하이네켄(Heineken) USA 등 회원사 맥주의 95%가 지난 2016년부터 칼로리, 맥주 구성성분과 영양정보 등을 라벨에 표기하고 있다.

 

와인 제조사들은 소비자에게 추가적인 정보 공개가 필요하다는데 공감하면서도 라벨링 규정 변경에 난색을 표했다. 미국 와인 산업 협회인 와인아메리카(WineAmerica)의 마이클 카이저 부회장은 소규모 와이너리의 비용 문제나 와인병 라벨의 심미적인 부분을 해칠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냈다. 또 각 와인의 새로운 빈티지마다 정확한 칼로리를 측정하는 것 역시 업계의 새로운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증류주 협의회는 주요 증류제 제조업체들이 자발적으로 1회 제공량과 칼로리, 영양정보 등을 라벨에 직접 표기하거나 추가 정보를 라벨 바코드를 통해 제공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또 증류주의 주조 성분을 공개하는 것에 대해서는 빠른 시일 내에 업계에 가이던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미 증류주 협의회의 아만다 버거 과학∙건강 분야 부회장은 증류주 제조 특성상 증류 과정에서 첨가되는 성분이 달라질 수 있어 원활한 정보 공개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들어 무알코올∙저알코올과 저칼로리 술이 크게 유행하면서 실제로 많은 주류 제조 업체들이 제품 용기에 별도로 칼로리와 알코올 함량을 표기하고 있는 추세다. 저칼로리 맥주의 경우 저칼로리 입증을 위해 영양정보를 의무적으로 공개토록 하는 규정이 적용된다.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무알코올∙저알코올과 저칼로리 주류 제품>

제품명

사진

제품 설명

Heineken 

Non-Alcoholic 0.0

 

- 하이네켄 맥주맛을 구현한 무알코올 맥주

- 하이네켄의 고유한 Heineken A-yeast®로 제조

- 한 병당 79칼로리, 설탕 함량은 1.3g

Ritual Zero Proof

 

- 무알콜, 저칼로리 증류주 대체제

- 데킬라, 진, 위스키, 럼 대체제를 판매하며, 칵테일 레시피를 함께 제공

- 1회 제공량과 그에 따른 영양성분과 칼로리 정보를 라벨로 제작해 공개

Bev

 

- 저칼로리 캔 와인으로 종류에 따라 한 캔당 72~112칼로리

- 알코올 도수는 5~12.9% ABV

- 무설탕, 저탄수화물(탄수화물 함량 1~3g)

[자료: 각 사 홈페이지]

 

전망 및 시사점

 

주류 업계를 대상으로 소비자의 알 권리를 요구하는 시민단체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직접 소비하는 주류 제품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기 원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맥주, 와인, 증류주를 대상으로 한 규제 강화 압박도 지속되고 있어 조만간 재무부가 제품에 대해 좀 더 상세한 정보를 요구하는 새로운 규정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한류 콘텐츠가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소주, 막걸리 등 한국 술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관심도도 매우 높아졌고 미국 내 한국 술 수요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미 당국의 주류 제품 라벨링 규정 동향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추가적인 제품 정보 공개 요구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할 필요가 있다. 또 이와 별도로 최근 건강한 음주 문화 확산 변화를 감지하고 무알코올∙저알코올, 저칼로리 제품 개발에도 주력해 미국 시장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자료: Wall Street Journal, Center For Science In The Public Interest, Alcohol and Tobacco Tax and Trade Bureau, Sial America 및 KOTRA 뉴욕 무역관 자료 종합

원문 출처 : 코트라

원문링크 https://dream.kotra.or.kr/kotranews/cms/news/actionKotraBoardDetail.do?MENU_ID=70&pNttSn=1975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