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일 천하로 끝이 난 제2의 마거릿 대처
영국의 정치계는 그 어느 때보다 혼란스럽다. 보리스 존슨이 사퇴하며 비었던 자리는 제2의 마거렛 대처를 표방하던 리즈 트러스에게 돌아갔다. 그러나 세수 결손 대책 없이 감세만을 주장했던 그녀의 정책은 금융시장의 불안을 초래하였고 파운드화 평가절하 및 국채금리가 급등하는 등 영국 경제가 휘청이기 시작했다. 실패한 경제 정책으로 당내 붉어진 사퇴압력을 이기지 못한 리즈 트러스 전 총리는 영국 정치역사상 최단기간인 44일 만에 총리직을 내려놓았다. 이로 인해 영국의 정치는 또 한 번의 위기를 맞이했다.
주: 국채 금리가 상승한다는 것은 국가 신용도가 떨어졌음을 의미
혼란 속 영국 정치계, 리시 수낙 전 재무장관의 총리 당선(10.24.)
어려워진 경제와 정국 안정을 위해 보수당은 경선 절차를 변경하며 총리 선임에 속도를 올렸고 지난 경선에서 리즈 트러스의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리시 수낙이 새로운 총리로 당선되었다. 리즈 트러스 전 총리가 사임한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서였다. 리시 수낙은 2015년 하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지 7년만에 총리로 선출돼 최단기간에 총리로 임명되었으며, 영국 역사상 최초 비백인 아시아계 총리이다. 수낙은 정계 입문 전 골드만 삭스, 헤지펀드(Theleme Partners) 등 금융권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으며 총리로 선출되기 전까지 보리스 존슨 내각의 재무장관을 역임했다.
리시 수낙은 재무부 장관 시절부터 팬데믹으로 확장된 정부부채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증세를 통한 재정건전성 확보를 주장해온 바 총리 당선 후 긴축 재정 및 세금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약 두 달간 추진되었던 리즈 트러스 내각의 대규모 감세안은 전면 재검토될 예정이다. 법인세 인상과 증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리시 수낙 내각의 새로운 재정정책은 11월 17일 발표된다.
수낙 총리 당선에 따른 영국 금융시장 반응 및 향후 전망
<영국 국채 금리 및 미달러 대비 파운드화 환율 추이>
[자료: 블룸버그]
리시 수낙의 총리 당선에 따른 영국 금융시장 반응은 다음과 같다. 영국 국채 금리는 수낙 전 장관의 당선 확정과 함께 하락하며 불확실성이 다소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고 미 달러 대비 파운드화 환율 또한 확정 직후 강세를 보였으나 예상을 하회하는 영국 경제지표에 따라 소폭으로 하락하였다. 미국의 긴축재정 강화 기조 또한 파운드화의 약세를 불러일으켰다.
한국은행 런던사무소는 향후 영국 금융시장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전망했다. "수낙 내각의 재무장관인 제러미 헌트는 리즈 트러스가 발표한 감세안을 전면 철회할 뿐만 아니라 국가 지출 축소 등 추가적인 재정 긴축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긴축재정으로 영국이 당장 직면한 재정위기는 일단락되겠으나 재정 악화로 인한 공공서비스 품질 저하, 경기침체 우려는 오히려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더불어 수낙 총리는 트러스 전 총리에 비해 영란은행의 독립성을 존중하는 입장이어서 의회의 통화정책 개입이 줄어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은 축소될 것으로 사료됩니다. 이를 반증하듯 리시 수낙 총리의 당선과 함께 영국 국채금리가 소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고인플레이션에 대응한 향후 영란은행의 긴축 기조가 지속되면 국채매각에 따른 채권 시장금리 상승 압력이 우세할 전망입니다."
영국 경제의 미래는
영국의 금융 불안은 정책 실패의 결과이기 이전에 부실한 국가 재정건전성의 문제라고 볼 수도 있다. 또한 영국이 현재 재정부실과 고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시장 경기침체를 한 번에 겪고 있어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그에 따른 대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결사를 자청하고 나선 리시 수낙이 복잡하게 얽힌 영국 경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자료: 한국은행, BBC, KOTRA 런던 무역관 자료 종합
원문링크 | https://dream.kotra.or.kr/kotranews/cms/news/actionKotraBoardDetail.do?MENU_ID=70&pNttSn=1977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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