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막대한 외채규모, 소련 붕괴로 인한 루블-루피화 구상무역이 곤란해짐에 따라 위기를 맞게 된 인도는 기존의 사회주의식 계획경제체제 하 폐쇄적인 경제의 문을 열게 되었다. 이후 인도는 점진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하였으며 2023년 GDP 예상성장률은 6.1%로 G20 국가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022년 명목 GDP는 5위로 식민지 모국인 영국을 제쳤으며, 구매력 평가 기준으로는 3위를 차지하였다. 인도의 국영은행에 따르면, 인도는 2002년 경제 규모 14위에서 20년 만에 5위로 도약하며 9단계 상승하였고 7년 뒤인 2029년에는 3위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인도의 경제성장에 있어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와 그로 인한 산업 생태계의 변화가 한 몫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았던 2020년에는 전 세계 외국인투자 유입액이 국가별로 적게는 10%대에서 많게는 70% 가량 감소하는 추세에도, 인도는 홀로 27% 가량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20/21 회계연도 기준 대인도 FDI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여 베트남의 4배, 인도네시아의 3배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이러한 인도가 투자하기 매력적인 시장인 이유는 정부의 기업하기 좋은 환경(Ease of Doing Business) 개선을 위한 노력이 바탕에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인도, 기업하기 좋은 환경
칼바람 부는 최근 글로벌 증시 속에서도 인도는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으며, 급속히 성장하는 스타트업 생태계와 정부의 기업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Ease of Doing Business)은 외국인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시장으로 비춰지고 있다. 인도의 주식시장 규모는 미국, 중국, 일본에 이어 4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 3개월(7~10월) 미국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한국 코스피지수 등 주요 주식 지표들이 하락하는 가운데에서도 인도 센섹스 지수는 약 6% 가량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센섹스 지수는 뭄바이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30개 기업 대상으로 구성된 종합주가지수를 의미한다. Investing.com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대외 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도 인도는 높은 경제성장률과 반등하는 소비로 증시가 빠르게 회복하며, 올해 9월 실적 기준 글로벌 증시 2위를 차지하였다.
<인도 센섹스 지수 추이(1986년-2022년)>
[자료: BSE SENSEX, GOOGLE 자료 토대로 재가공]
또한, 인도는 적극적인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으로 스타트업 생태계가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며 세계 3위 규모를 보여주고 있으며, ‘22년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지수에서 상위 100개 국가 중 19위를 차지한 바 있다.
마지막으로 인도 정부는 투자 관련 인허가 절차 완화, FDI 자동승인경로 확대, 기업에 부담이 되는 규제 완화, 각종 투자 인센티브 제공, 규제 인허가 관련 단일창구 마련 등으로 글로벌 기업들이 투자하고 사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러한 개선노력으로 세계은행의 ‘Ease of Doing Business Ranking 2020’에서는 2014년 142위에서 2019년 63위로 79계단을 뛰어오르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2021년에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발표한 국가경쟁력 지수에서 37위를 차지하며 전년대비 6단계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2022 IMD 국가경쟁력 주요 경쟁국 순위>
구분 |
인도 |
중국 |
브라질 |
인도네시아 |
남아공 |
|
전체순위 |
37(▲6) |
17(▼1) |
59(▼2) |
44(▼7) |
60(▲2) |
|
|
경제 성과 |
28(▲9) |
4(-) |
48(▲3) |
42(▼7) |
59(▲2) |
정부 효율성 |
45(▲1) |
29(▼2) |
61(▲1) |
35(▼9) |
53(▲8) |
|
사업 효율성 |
23(▲9) |
15(▲2) |
52(▼3) |
31(▼6) |
56(▲2) |
|
인프라 |
49(-) |
21(▼3) |
53(▼1) |
52(▲5) |
60(▲1) |
주: 2022년 순위(2021년 대비 순위 변동) 표시를 ▲(상승), ▼(하락)으로 표시
[자료: IMD 보고서(2021, 2022)]
다음으로는 이러한 정부의 노력들에 대해서 한 번 알아보고자 한다.
국가단일창구 시스템, NSWS
인도 정부의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기’ 1단계는 국가 단일화 창구(National Single Window System, NSWS)를 구축하는 것이다. 기업들이 비즈니스 관련 업무를 신청하고 승인까지 받을 수 있는 디지털 창구로 특히 투자자들은 주별로 필요한 허가 등을 동 시스템을 통해서 확인하고 신청하고 또 진행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국가 단일화 창구 시스템, NSWS>
► 링크: https://www.nsws.gov.in/
[자료: 인도정부 자료(NSWS)]
토지 취득 및 부동산 등록
인도에서 사업을 수행하고 사무소, 공장 등을 설립하기 위한 2번째 중요한 절차로는 토지 취득과 부동산 등록을 꼽을 수 있다. 중앙 정부는 인도 산업 토지은행(Indian Industrial Land Bank, 이하 ILLB)을 출범하고 토지 기록을 디지털화했으며 다양한 산업단지 개발 및 수출을 촉진하는 특별경제구역(SEZ)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 중 IILB는 GIS 기반 포털로 모든 인프라 관련 요구를 위한 원스톱 솔루션이다. 50만 헥타르에 달하는 4286개의 산업단지와 관련된 세부 내용을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있다.
<인도 산업 토지은행, IILB>
► 링크: https://iis.ncog.gov.in/parks/login1
[자료: 인도정부 자료(IILB)]
건축 인허가
델리, 뭄바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단일 창구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모든 유관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온라인 건축 허가제도(Online Building Permission System, 이하 OBPS)를 시행하고 있다. 시행하는 도시들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단일적인 공동 검사를 통해 건축에 대한 승인심사를 진행하며, 서류 준비 등 행정 업무를 줄이기 위해 건축 계획에 대한 공증 증명서 등을 전자서류(E-Undertaking)로 대체할 수 있다.
세금납부
인도는 세금 납부 시 항상 오프라인, 대면형태로 진행돼야 하는 사항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GST 도입 및 비대면 평가 시스템(Faceless assessment mechanism)의 생성으로 온라인으로 세금을 납부하는 방식으로 굉장히 용이해졌다. 또한, 인도는 이전가격 사전합의제(Advanced Pricing Agreement, 이하 APA)를 2012년 7월에 도입하였다. 인도 이전가격 조사가 한국 기업을 포함해 많은 외국계 기업에 회자되는 것은 관련 조사가 매년 발생하고 있으며 추징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APA는 여느 국가의 제도와 동일하게 대립관계가 아닌 협의와 협상의 관계에서 출발함을 강조하고 있으며, 형태에 따라 일방적, 양자적 또는 다자적일 수 있다.
규제부담 완화
규제 준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민, 산업 및 정부 간의 가교 역할을 목표로 규제 준수 포털(Regulatory Compliance Portal)을 도입하였다. 해당 포털은 중앙 및 주 차원의 모든 규정 준수에 대한 중앙 저장소 역할도 하고 있다. 산개되어 있고 예고없이 발표되고 내용이 중복으로 고시되는 경우를 줄이기 위함이다.
<환경 관련 허가를 위한 단일창구 시스템, PARIVESH>
► 링크: https://parivesh.nic.in/
[자료: 인도정부 자료(PARIVESH)]
또한, 환경관련 허가(Green Clearance)를 위해 2018년 도입된 단일창구 PARIVESH 범위를 환경 전체로 확대하고, 4개의 허가절차를 중앙센터(CPC-Green)를 통하여 한 번에 진행할 수 있도록 개선하였다.
수출입 촉진, 국제무역 거래 절차 단순화
국제무역에서 발생하는 여러가지 문제점들은 산업무역진흥청(Department for Promotion of Industry and Internal Trade, 이하 DPIIT)과 중앙관세간접세위원회(Central Bureau of Indirect Taxes, 이하 CBIC)에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였다. 이를 위해서 ICEGATE라는 플랫폼을 만들었다. 자동화를 통한 프로세스 진행 등을 목표로 하는 온라인 포털이다. 규제기관의 연락처, 웹 링크, 세관 절차, 준수 요건 등에 대한 정보를 항목별로 제공하고 있으며 각 상품에 적용되는 관세에 대한 정보도 제공한다. E-Sanchit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서류를 온라인으로 직접 업로드해 효율적인 SWIFT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게 한다.
수출입의 장애물 중 하나인 한정된 항구에서의 대기 및 체류시간 증가, 교통체증 문제를 해결하고자 CBIC는 직접항구인도(Direct Port Delivery, 이하 DPD) 제도를 도입해 물류비용을 최소화하고자 하였다. 컨테이너를 수화인에게 직접 배송함으로써 통관절차에서 CFS(Container Freight Station)에 컨테이너가 장치되는 단계를 생략하여 통관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게 한다. 또한 DPD 제도 도입 1년 전인 2016년에 WCO가 권고한 수출입 통관기업 인증 제도인 AEO(Authorized Economic Operator)제도를 도입한 것도 하나의 이니셔티브로 볼 수 있다.
계약 이행 및 분쟁조정, 청산
기업 관련 중재, 타협, 조정, 파산 등 2013 회사법 관련 안건의 처리를 목적으로 2016년에 NCLT(National Company Law Tribunal)가 설립됐다. NCLT를 통해 사건 종결을 추진하고 있으며, 중소기업 전용 전자법원 시스템(e-Court System)을 통해 청산 절차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델리와 뭄바이에 상업적 사건만을 다루는 전담 상업 법원이 설립되었고 변호사와 법무관이 사건 관리를 위한 기술을 채택함으로써 분쟁 해결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아울러 ‘Insolvency and Bankruptcy code-2016’ 도입으로 기업이 손실 신고 등을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조직개편을 목표로 자산가치 극대화를 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수출 및 투자확대 정책
‘20년 3월 인도는 자국 제조업 확대를 위해 총 15개 부문(‘21년 말 기준)에 대한 생산연계 인센티브(PLI; Product-Linked Incentive) 제도를 발표하였고 이에 따라 해외투자 유입과 수출을 강화하고자 하고 있다. 동 제도에 신청하여 선정된 기업들은 약정한 목표 달성 시 4-6년간 수출액 혹은 매출액의 일정비율을 인센티브로 지급받게 된다. 아울러 기존 수출보조제도(MEIS)가 ’20년 12월 부 종료됨에 따라 WTO 규범에 어긋나지 않는 새로운 수출지원제도인 RoDTEP을 발표, 1245억4000만 루피 가량을 지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수출품 제조에 사용된 투입요소 대상으로 부과된 간접세를 0.01~4.3% 비율 내 환급해주며 전기전자, 자동차, 기계, 플라스틱 산업 등도 지원대상이나 제약, 철강, 화학 산업은 제외된다.
인프라 개선
인도는 타국 대비 물류비용이 높고 인프라가 열악하여 투자자들이 투자를 망설이기도 한다. 이러한 약점에 대비하고자 인도는 교통운송 인프라 설립을 위해 2022/23 회계연도 3조5185억 루피를 배정하였으며 모디 총리의 강력한 인프라 부흥 계획(PM Gati Shakti)의 연장선으로 인프라에 대해 보다 활발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더불어 국가항만정책, 통합 물류 인터페이스 플랫폼 구축 등 물류, 운송 인프라 체계를 효율화하여 투자자들의 망설이는 포인트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특별경제구역(Special Economic Zone) 정책을 지속 시행함에 따라 좋은 인프라와 수출입과 연계한 각종 인센티브를 받기를 희망하는 기업들에 좋은 입지를 제공하고 있다. 인도 상공부 자료에 따르면 2005년 SEZ법이 발효된 이후 2020년까지 수출은 33배 가량 늘었고 기업들의 투자는 같은 기간 153배 증가하였다고 한다. 다만, 인도 정부가 기대했던 제조업 수출보다는 IT서비스, IT부품 위주의 수출이 늘었고 인도 경제특구의 이용률을 개선하기 위해 인도 정부는 여러가지 변화된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
시사점
인도는 위와 같은 중앙과 각 주의 다양한 노력들로 인해서 전체적으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차곡차곡 만들어 나가고 있다. 정부에서는 주기적으로 주별로 EoDB 계획과 개혁이 얼마나 잘 이행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있다. 인도에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들은 위의 정책들을 잘 활용하고 주별 이행상황을 확인함으로써 어느 곳이 입지가 좋은 지 알아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별 EoDB 이행 상황>
주 |
구분 |
안드라 프라데시, 구자라트, 하리아나, 카르나타카, 펀잡, 타밀나두, 텔랑가나 |
Top Achievers |
히마찰 프라데시, 마드아 프라데시, 마하라슈트라, 오디샤, 우타르칸트, 우타르프라데시 |
Achievers |
아쌈, 차티스가르, 고아, 자르칸드, 케랄라, 라자스탄, 웨스트 벵갈 |
Aspirers |
안다만&니코바, 비하르, 찬디가르, 다만&디우, 다드라&나가르 하벨리, 델리, 잠무&카슈미르, 마니푸르, 메갈라야, 나갈랜드, 푸두체리, 트리푸라 |
Emerging Business Ecosystems |
[자료: 인도 언론정보국 발표]
작성자: Hanisha Shivnani (Assistant Manager, Researcher)
자료: 인도 정부자료, Ease of Doing Business, KOTRA 뉴델리 무역관 자료 종합
원문링크 | https://dream.kotra.or.kr/kotranews/cms/news/actionKotraBoardDetail.do?MENU_ID=70&pNttSn=1986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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