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기경 KTR(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CHINA 상해지원장(kkka@ktr.or.kr) 


 

최근 중국의 POST CORONA 정책 관련 중요한 두 가지 이슈는 ‘20차 당대회 이후 시진핑 정부의 3기 집권 공고화’와 ‘중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제로 코로나 정책의 변화’라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중국 현 정권이 3기 집권 확정 후 제로코로나 정책의 완화 및 이를 통한 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 중국의 POST CORONA 시대에 대한 불확실성을 암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3기 정부의 중앙 및 지방정부 조직 개편을 통한 공고화, 겨울철 증가할 코로나 감염자 수의 하락 및 안정화가 예상되는 내년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및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이후에나 해소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전국인민대표대회: 중국의 헌법상 최고 국가권력기관, 의사기관이자 집행기관으로 헌법과 법률의 제정과 개정, 국가 경제계획과 국가 예산·결산의 심의 등 한국의 국회와 같은 역할

    ·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중국공산당의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자문기구


따라서 내년 3월까지 확보된 시간을 활용하여 중국의 POST CORONA시대를 대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중국 의료기기 산업분야의 POST CORONA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다음의 사항들을 고려해 보았으면 합니다.

 

1. COVID-19 글로벌 펜데믹(Pandemic)을 통해 알게 된 점


2019년 말부터 시작된 COVID-19 글로벌 팬데믹(Pandemic)은 현재까지 우리 사회의 많은 것을 바꾸고 있습니다. 특히 의료산업 분야에서 언택트, 비대면, 원격의료, 온라인 진료 등 새로운 개념이 탄생하였으며 더 나아가 자국만의 의료선진화 및 경쟁력 확보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협력과 교류, 글로벌 공급망 확보의 이슈를 해결해야 함을 절실히 깨닫게 됐습니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Crisis is opportunity)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러한 위기 상황 속에서도 새로운 변화를 읽어내고 우리가 부족했던 부분을 파악해 빠르게 대처하는 것이 또 다른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러기 위해서 이번 코로나 팬데믹을 통해 알게 된 중국 및 글로벌 의료산업 분야의 몇 가지 문제점을 짚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국가 간 기술 불균형입니다. 코로나 발생 초기 빠른 진단과 대처가 매우 중요하였습니다. 하지만 빠른 진단을 위한 진단키트, 확산 방지를 위한 백신 개발, 치료를 위한 의료체계 및 의료기기 등 주요 핵심 의료기술과 의료기기들은 일부 국가 만이 한정적으로 보유하고 있어 팬데믹 초기 제공에 문제가 발생하였습니다. 물론 중국, 미국, 유럽 등 기술력을 보유한 선진국가의 발빠른 대응으로 조기에 문제가 해결되기는 하였으나 이러한 각 국가 간 기술력 격차는 글로벌 팬데믹까지 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던 초기 대응에 한계를 가져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둘째는 생산력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중국을 포함한 의료 선진국들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조기 대응체계를 수립하였으나 전 세계적으로 급속한 확진자 수의 증가로 각 국가들의 의료기기 생산력이 이를 따라잡을 수 없었습니다. 물론 예상할 수 없었던 상황에 사전에 자체 생산력을 보유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국가 간 기술력과 생산력의 공유를 통해 이를 해결할 수도 있었을 것으로도 생각됩니다.


셋째는 규제대응입니다. 기술력과 생산력의 문제를 해결해나가며 전 세계는 인류애를 바탕으로 공동협력을 통한 문제해결 노력을 경주하였습니다. 하지만 타 국가에서 제공되는 수많은 의료기기와 지원들은 결국 각 국가 혹은 경제블록권 안의 인증과 규제라는 장벽에 가로막혀 자국으로의 도입과 공급이 늦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의료산업 내 의료기기와 서비스는 사람의 생명과 직결된 부분으로 이에 대한 인증과 규제가 엄격해야 하는 기본 정책은 반드시 지켜져야 합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 상황을 교훈으로 의료산업의 인증과 규제 부분의 글로벌화가 추진돼야 할 필요성이 느껴집니다.

 

2. POST CORONA 시대 대응방안


이에 중요한 문제점 해결과 우리나라 미래 의료기기 산업 육성을 위해 ‘의료기기 산업 생태계 전반에 걸친 한·중 및 다국가 간 협력을 통한 글로벌 공급망 체계 확보’가 필요합니다. 의료기기 분야에서의 다 국가 간 기술교류 및 R&D 협력, 국가 간 경계를 초월한 상호 보완적 생산 기지 확보, One-Stop 글로벌 인증∙규제 체계를 통한 즉시적 공급으로 앞으로 또 다시 발생할 수 있는 글로벌 팬데믹 사태를 준비하고 더 나아가 양질의 의료기기 및 서비스가 한·중 및 전 세계적으로 개발, 공급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이미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이러한 의료기기 산업의 변화는 발빠르게 시작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의 경우에 정부지원을 통해 강원도 ‘정밀의료산업 규제자유 특구’, 경상남도 ‘의생명∙의료기기 특구’, 충청북도 ‘생명과학단지’ 등을 구축하여 여러 국가들과 함께 의료기기 산업의 적극적인 육성과 정책적인 지원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반을 바탕으로 이번 코로나 팬데믹에서도 글로벌 의료기기의 한국 생산을 통한 전 세계 수요대응, 각 국가별 인증 장벽 해소를 통한 즉시적 공급의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이러한 사례를 바탕으로 향후 글로벌 의료시장에서도 중국 및 한국뿐만 아니라 가능한 모든 국가들이 다 국가 협력 플랫폼을 바탕으로 서로 협력해 나아간다면 미래의 어떠한 위험도 대응해 나갈 수 있을 것 입니다. 또한, One-Stop 글로벌 인증규제 체계와 관련해서도 우리나라는 적극적인 지원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저희 KTR(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에서는 미국캐나다호주브라질일본의 MDSAP(Medical Device Single Audit Program)에 참여하여 신개발 의료기기의 빠른 글로벌 공급을 위해, 단 1회의 인증심사로 동시 등록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관련하여, 10월 현재 중국 의료기기 생산기업 2곳과 브라질 인증기관, 저희 KTR 간의 협력으로 공동심사를 추진하고 있으며 11월 내에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외에도 글로벌 의료기기 산업 협력과 관련 한국 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매년 한-중 기술교류회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 의료기기 기업의 중국시장에서의 경쟁력은 매우 높습니다. 한국 기업들은 중국의 우수한 의료기기 기업들과 함께 공동 R&D, 기술이전, 현지 생산, 조인트 벤처 등 다양한 방식의 투자 및 협력을 통해 중국 및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3. 글을 마치며


아프리카 속담에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If you want to go fast, go alone; if you want to go far, go together)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번 코로나 팬데믹을 통해 얻은 교훈을 가슴깊이 새겨 한·중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국가의 의료사업 분야 협력을 바탕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 본 글은 외부 전문가의 기고문으로 KOTRA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원문 출처 : 코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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