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스크래치나 부분 결함으로 폐기되어야 하는 가구의 부품을 재활용해 새로운 가구를 만드는 업사이클링 해커톤이 처음으로 열렸다. 오늘의집이 전라남도 신안군에서 12월 1일~2일 이틀간 메이커(제작자), 아티스트와 일반인이 참여하는 ‘오늘의집 업사이클링 해커톤’을 개최했다.

해커톤은 해킹(Hacking)과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로 짧은 시간 동안 집중해 혁신적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행사다.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스타트업의 상품 개발 등에서 많이 활용된다. 오늘의집은 데칼협동조합, 코끼리협동조합 등 사회혁신을 위해 모인 제작자들과 함께 가구분야에 해커톤을 접목해 창의적인 업사이클링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이번 해커톤에는 제작자와 일반인 등 30여명이 참여해 버려질 가구를 새로운 작품으로 탄생시켰다. 일반인 참가자 뿐 아니라 평소 업사이클링에 관심이 많았던 가수 겸 화가 나얼, 공예 등 다양한 분야에 민화를 적용해 작품을 창작하는 예술공동체 회화유희, 미국 출신의 그래피티 디자이너 제임스 벡위드 등의 아티스트들도 프로젝트의 취지에 공감해 참여했다.

서울에서 참여한 김용현 팹브로스 제작소 대표는 티비장을 재해석해 ‘Nest of Cycle’이라는 이름의 자전거 거치대를 만들었다. 처음엔 시중에서 흔히 보는 티비장이었지만, 분해와 재조립을 거쳐 고급스러운 자전거 거치대로 새롭게 재탄생했다. 김 대표는 “가로로 누워 있던 티비장을 수직으로 세우고 분해해 재조립한 뒤 평소 꼭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자전거 거치대를 만들었다”며 “환경을 생각하는 업사이클링의 의미를 기억하기 위해 반품 스티커도 그대로 남겨뒀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참여한 고등학교 3학년 이유진 양은 갈라진 테이블에 레진 작업을 입혀 신안 바다를 담은 테이블을 만들었고, 충남 공주에서 참가한 게러지엠 송정현 대표는 올해 신안군에서 새롭게 발견된 작은호랑하늘소를 모티브로 거실테이블을 변모시켰다. 신안군 안좌도 거주민으로 최연소 참가자(초등학교 3학년)였던 박주원 군은 신안의 갯벌을 닮은 수납장을 만들어 호평을 받았다.

행사를 기획하고 현장에서 진행한 박지민 코끼리협동조합 이사는 “버려질 가구를 활용해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건 환경이나 사회 문제를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메이커들’(제작 창작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뜻깊은 도전이었다 “고 말했다.

해커톤 참가자들은 1박 2일 동안 총 23개의 작품을 탄생시켰다. 업사이클링 가구는 신안군과 협력을 통해 지역 폐교 재생과 미곡창고, 폐선착장 등을 되살리는데 기부하기로 했다.

행사를 공동 기획한 이종이 데칼협동조합 이사장은 “이번 오늘의집 해커톤은 훼손가구 업사이클링을 통해 새활용 콘텐츠를 새롭게 발굴하고 기부를 통해 사회적 가치까지 창출 하는 의미 있는 프로젝트였다”며 “더 많은 예술가들이 자원순환이라는 업사이클링의 취지에 공감하고 선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해커톤에서 만들어진 일부 업사이클링 작품은 서울 전시도 예정되어 있다. 서울 종로구 돈의문 박물관마을 작가갤러리에서 전시가 열릴 예정이다.

오늘의집 김상훈 대외협력본부장은 “이번 오늘의집 해커톤을 통해 버려질 가구 150여점이 새롭게 생명을 얻고, 필요한 곳에 활용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자원순환을 통한 환경보호의 방법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꾸준히 찾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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