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세계에서 가장 많은 감염자 수를 기록하며 록다운까지 시행했던 영국은 이제 마스크 없는 삶으로 완전히 돌아왔다. 보리스 존슨 전 총리는 코로나19 제한 조치가 경제, 사회, 정신적 행복 및 아이들의 삶의 기회에 큰 타격을 주었고 개인의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2022년 2월 24일부로 코로나19 관련 모든 규제를 철폐했다. 병원에서 환자와 의사들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며 코로나19에 확진되더라도 자가격리가 권고될 뿐, 강제되지 않는다.
이렇듯 내국인에 대한 규제는 모두 철폐되었지만 해외 입국자에 대한 규제는 일부 남아있었는데, 이마저도 2022년 3월 모두 사라졌다. 3월 18일 새벽 4시부터 모든 입국자들은 본래 입국시 제출해야 했던 승객 위치 확인서(passenger locator form)와 백신 미접종자의 사전검사 및 2일차 우편 송부 검사 없이 영국에서 체류가 가능해졌다.
영국의 코로나19 현황
<코로나19로 인한 영국 사망자 수>
(단위: 명)
[자료: GOV.uk]
2022년 11월 기준 영국의 코로나19 누적확진자 수는 2400만 명에 이른다.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 정도가 코로나19에 걸렸던 셈이다. 코로나19 사망자를 추산하는 방법은 나라마다 다르지만, 영국 정부에서 발표하는 코로나 양성반응 이후 28일 내 사망한 사람의 수는 19만 6000명이다. 이마저도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가 코로나19 사망자 수 집계를 중단*했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를 알 수 없어 지금까지 영국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의 수는 총 20만 명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주*: 스코틀랜드는 22년 6월 2일, 북아일랜드는 20년 5월 이후 사망자 수 집계를 중단함.
<영국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추이(11.18.)>
(단위: 백만 명)
[자료: ONS]
코로나19 감염자는 증가세와 감소세를 번갈아 나타내는데, 그 폭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2022년 12월 13일 정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 또한 지속적으로 줄어들었고 11.25. -12.2. 한 주간 사망자는 전 달 대비 28명 줄어든 372명이었다. 전체 사망자 대비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 비율 또한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또한 1세 이하, 15세 이상 24세 이하 그룹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단 한 건도 나타나지 않았으며 1세 이상 14세 이하, 25세 이상 54세 이하 그룹에서 코로나19 사망자도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코로나19 백신접종현황
영국의 백신 접종률은 매우 높은 편에 속한다. 12세 이상 국민의 94%인 5300만 명 가량이 1차 접종을 완료했으며, 88%인 5000만 명이 2차 접종까지 완료했다. 3차 접종률은 70%이고 현재 진행 중인 4차 백신의 접종률은 58%이다.
영국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2월 영국 코로나 확진자 수가 다시 100만 명을 돌파했으며, 바이러스가 다시 영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어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년간 즐기지 못한 연말 파티가 시작되면서 다시 확산됐다거나 백신 효과가 오래 지속되지 않는 상황에서 4차 접종률이 60%를 밑돌기 때문이라는 등 확산세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영국 병원들도 다시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입장할 수 없도록 방침을 바꾸는 등 바이러스 재확산 방지책을 마련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야기된 영국 간호사 총파업
12월 15일 영국 전역의 간호사들은 임금상승을 두고 대규모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는 106년만의 일어난 최대 규모의 파업으로 연말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파업의 배경을 살펴보면, 먼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간호업계의 근무환경은 크게 악화되었다. 수많은 환자가 단시간에 몰리면서 과도한 업무량을 버티지 못한 간호인력들이 대거 직장을 떠났고 그로 인해 남은 간호사들의 업무량과 스트레스가 배가 되었다. 게다가 올해 물가상승률이 10%가 넘어 민간부문은 임금이 6.9% 오른데 비해 공공부문은 2.7% 상승에 그치자 이에 대한 불만으로 대규모 파업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간호사 총파업에 영향을 받은 여러 공공부문 노조가 연이어 파업에 돌입하고 있다. 철도와 우편 부문은 이미 파업이 진행 중이며 더 많은 공공부문이 파업에 합류하여 의료 뿐 아니라 여러 공공부문이 마비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야기된 간호사 총파업을 시작으로, 영국의 공공부문의 불만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성탄절을 앞둔 영국의 관광업계 및 일반 시민의 생활여건이 크게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로 가장 크게 타격받았으나 빠르게 회복중인 소비시장
영국은 관광 대국이다. 비유럽인이 유럽 여행 시 꼭 들리는 나라 중 하나가 영국이고 유럽인들도 가고싶은 관광지로 꼽는 곳이 바로 영국이다. 이를 방증하듯 영국의 수도 런던에는 한 시간 내 접근이 가능한 공항이 5개나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이 거의 미미했던 2019년 영국의 관광 수입이 GDP에 일조한 금액이 무려 2340억 파운드(한화 약 378조6800억원)로 약 10%에 달했다. 이는 다시 말해 코로나19가 영국 경제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끼쳤음을 의미한다.
<영국을 찾은 관광객 수 추이>
(단위: 백만 명)
주1) 2021년은 추정치, 2022년은 현재 집계 중
[자료: Statista]
2019년 영국을 찾은 관광객 수는 약 4090만 명이었으나 코로나19 타격이 가장 컸던 2020년 그 수는 1110만 명으로 2019년의 1/4 수준에 그쳤다. 관광수입 역시 크게 줄어 2020년 관광수입은 전년 대비 40%를 밑돌았다. 코로나19가 지속되던 2021년도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으며 이 시기 관광객을 주 고객으로 하던 많은 상점들이 월세를 버티지 못하고 장사를 포기했다.
관광객뿐만 아니라 유학생들이 쓰는 학비와 생활비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영국 유학생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중국인으로, 중국인 유학생이 영국 대학에 납입하는 학비가 연간 17억 파운드가 넘는다. 실제 영국 몇몇 대학은 중국 유학생을 받지 않으면 재정난이 생길 정도로 중국인 유학생 의존도가 높다. 코로나19로 중국이 봉쇄령을 내리자 유학생 수가 급격하게 줄었고 유학생으로부터 벌어들이는 수입 또한 크게 영향받았다. 2022년 규제가 하나, 둘 해제되면서 많은 부분 정상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19년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시사점
팬데믹으로 영국을 비롯한 세계 국가들의 경제는 크게 위축되었다. 영국은 코로나19 규제를 철폐하고 여행객에 대한 규제까지 모두 없애면서 경제가 다시 원상복구 되는가 싶었지만, 전례없는 에너지 위기와 세계 경제 불안 등으로 아직 2년 전 수준으로도 회복하지 못한 상태이다.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100만 명을 돌파하며 우려를 낳고 있으나 이전보다 국가적 관심도가 크게 떨어졌고 감기처럼 여기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일상 생활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 완벽한 치료제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므로 앞으로의 추세를 신중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자료: GOV.uk, ONS, Statista, BBC, the Guardian, KOTRA 런던 무역관 자료종합
원문링크 | https://dream.kotra.or.kr/kotranews/cms/news/actionKotraBoardDetail.do?MENU_ID=70&pNttSn=19935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