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말
아세안 유일의 선진 고소득 국가이자 대외개방경제를 표방하는 도시국가 싱가포르에 있어서 코로나19는 어려운 시기였다. 인력, 물자의 흐름이 통제되는 상황에서 싱가포르 경제는 `20년 GDP 성장률이 전년대비 4.1% 하락하였고, 상품교역액 또한 5.2% 추락하는 경험을 하였다.
코로나19로 인한 국경봉쇄로 값싼 외국인 노동력이 들어오지 못하자 인근국의 값싼 노동력에 의존하던 공공서비스는 지체되기 시작하였고, '정원도시(Garden City)'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싱가포르의 거리에는 쓰레기가 쌓여 갔다. 대표 먹거리인 닭고기 요리(Chicken Rice)는 인근국에서 생닭의 수출을 금지하면서 한동안 싱가포르인들의 식탁에 오르지 못했다.
<코로나19 기간 싱가포르의 주요 경제지표>
[주: *는 추정치이며, `22년 수출/수입은 6월 누계기준임. `23년은 전망치를 기입]
[자료: IMF, 무역협회(KITA), 싱가포르 통계청(Singstat)]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
대내외적인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2022년 8월 21일 리센룽 총리는 건국절 기념연설을 통해 사실상 위드 코로나19를 선언하였다. 대중교통과 의료기 제외 마스크착용 의무화를 폐지하고 싱가포르로의 입국제한조치를 추가 완화하였다.
이어서, 근 2년간 중단되었던 대규모 인프라 구축계획이 재개되었다. 동쪽에 위치한 창이(Changi) 국제공항을 확장하는 제5터미널 추가건설, 도시중심 남쪽 탄종파가르(Tanjong Pagar) 항만시설의 서쪽 투아스(Tuas) 이전, 동서 두 지역을 잇는 도서횡단 철도(Cross Island Line) 건설, 해수면 상승 대응을 위한 개념계획 수립 등 큰 규모를 자랑하는 다양한 프로젝트의 발주가 진행되었다.
국경이 열리면서 창이 공항을 드나드는 항공기의 숫자가 빠르게 코로나19 이전 규모를 회복하기 시작하였다. `22년 11월말 기준 누적 공항 이용객 숫자는 2,760만명으로 `21년 전체 이용객수(305.3만명)대비 14배 확대되었다. 코로나19 직전인 `19년 6,830만명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매월 이용객의 숫자가 가파르게 확대(`22.11월 기준 396만명) 기준 되면서 과거 수준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 연간 이용객수 추이(단위: 천명)>
[주: 2019년은 11월말 누적기준]
[자료: Changi Airport Group]
정부정책의 전환에 힘업어 싱가포르는 세계금융중심지이자 아시아지역 경제교류의 거점, 대표 관광도시로서의 위상을 빠르게 되찾아 갔다.
지난 9월에 발표된 글로벌금융센터지수에서 싱가포르는 뉴욕, 런던에 이은 3위를 기록하며 홍콩을 제치고 아시아내 1위를 차지하였다. 11월에는 2년여 만에 오프라인으로 개최된 싱가포르 핀테크 페스티벌(Singapore Fintech Festival)은 혁신분야 글로벌 금융기업들이 정보를 교환하는 장으로 성황리에 종료되었다.
10월에는 F1(자동차) 싱가포르 그랑프리 대회가 2년만에 다시 개최되었으며, `08년 최초 개최 이래 최다 관중인 30여만명이 운집하면서 흥행에 성공하였다. 11월에는 아시아 지역 최대 규모의 화장품, 미용기기 전시회인 코스모프로프(Cosmoprof Asia)가 기존 개최지인 홍콩에서 싱가포르로 이전 개최되면서 300여개에 이르는 한국기업이 싱가포르 박람회장(Singapore Expo)을 찾기도 하였다. 이외에도 8월 이후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각종 경제문화행사는 일일이 나열하기가 벅찰 정도이다.
2023년 싱가포르 활용방안
KOTRA는 ‘수출더하기 사업’의 일환으로 코로나19 이후 한국기업의 싱가포르 및 아세안 시장진출지원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였다.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신도시인 풍골(Punggol)에서 개최된 ‘2022 싱가포르 O2O 한국우수상품전’에는 한국기업 200여개사, 싱가포르 유통벤더 6개가 참가하였다. 이러한 행사 등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19와 관련하여 관찰할 수 있었던 것은 크게 두 가지이다.
먼저, 대면과 접촉에 대한 현지 소비자의 강한 욕구이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비대면, 비접촉이 필수가 되면서 디지털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루어졌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가 쌓이는 원인이기도 하였다. 팬데믹 기간 드라마, 영화를 통해 노출된 한국의 문화와 상품을 직접보고 체험하고자 하는 수요가 커졌다.
다음은 온라인 유통망의 확산을 통한 시장 다변화의 가능성이다. 행사에 참가한 싱가포르 1위 온라인 유통망 쇼피(Shopee)를 비롯하여, 라자다(Lazada), 큐텐(Qoo10) 등 싱가포르 유통망 사업자들은 싱가포르뿐만 아니라 주변 아세안 지역에도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다. 중국계, 인도계, 말레이계 등 다양한 인종구성과 문화를 지닌 싱가포르 시장에서의 성공이 주변국가로의 추가 진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싱가포르 주요 온라인 유통망 현황>
[자료: 각사 홈페이지 및 소개자료 수집으로 KOTRA 싱가포르 무역관 작성]
싱가포르. 싱가포르를 넘어서 아세안에 부는 한류와 한국상품에 대한 선호현상은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근 개봉한 한국-싱가포르 최초 합작 영화인 ‘아줌마(Ajoomma)’는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싱가포르 중년여성이 한국여행을 하다가 겪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영화 속 내용은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한국과 싱가포르 간 항공편 연결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서울과 싱가포르, 싱가포르와 제주를 잇는 항공편이 지속 증편되고 있으며, 한국을 찾는 싱가포르인의 숫자는 확대일로에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한국의 편의점 이마트24가 싱가포르에 진출하고 한국음식점이 속속 개점하면서, 기존 온라인 위주의 한국상품에 대한 소비가 오프라인으로도 확대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O2O(Online to Offline)내지, O4O(Online for Offline) 흐름은 한국문화와 상품에 대한 현지 소비자의 체험과 소비의 욕구를 한국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토대를 단단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싱가포르의 대표 오프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G이사에 따르면, "최근 한국 상품과 문화에 대한 인기가 매우 높기 때문에 자사 쇼핑몰과 협력해서 한국 상품 프로모션 이벤트를 하거나 한국거리를 조성하는 등 새로운 협력이 가능하다"고 한다. 또한 싱가포르 진출 한국기업의 B부장은 "싱가포르는 도시국가로서 인프라의 밀집도가 높고 소비수준이 높은 장점이 있어, 한국기업이 테스트시장으로서 활용할 가치가 높다"고 평가한다.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소비자들의 에너지가 분출될 수 있는 통로를 만들고 변화된 현지시장의 여건을 활용하여 우리기업의 해외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도록 방안을 고민해야하는 상황이다.
<싱가포르 한국우수상품전과 이마트24 개점 전경>
[자료: KOTRA 싱가포르 무역관 직접 촬영]
자료: IMF, Changi Airport Group, 무역협회(KITA), 싱가포르 통계청(Singstat), KOTRA 싱가포르 무역관 자체자료 등]
원문링크 | https://dream.kotra.or.kr/kotranews/cms/news/actionKotraBoardDetail.do?MENU_ID=70&pNttSn=19953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