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30일 파나마에서 ‘전자담배 금지법(Ley 315)’이 발효되었다. 이 법은 ‘니코틴을 함유하거나 함유하지 않은 기화형 전자담배(vaporizador), 궐련형 전자담배(calentador), 이 외 유사한 담배 대체기기’의 수입 및 유통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법으로 금지되기 전에는 중국이나 미국으로부터 전자담배를 수입해오거나, 아마존(Amazon)이나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와 같은 온라인 마켓에서 소비자들이 개별적으로 구입을 해왔다. 그러나 지금은 아예 금지되어 거래가 전부 중단되었고, 개인이 해외로부터 직접 구입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되었다. 파나마 전자담배 금지법은 니코틴 함유량, 형태와 기능에 관계없이 모든 전자담배 기기를 금지하고 있다.
<’전자담배 금지법’의 주요 내용>
구분 |
내용 |
금지대상 |
니코틴을 함유하거나 함유하지 않은 기화형 전자담배, 궐련형 전자담배, 이 외 유사한 담배 대체기기 |
금지행위 |
- 담배 금지구역에서의 사용 |
자료: Ley 315(2022.6.30 공표)
최근 20년동안 중남미에서 정부들의 담배 규제 움직임이 일고 있다. 2022년 8월 기준으로, 중남미 35개국 중 26개국이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담배 규제정책(일명 ‘MPOWER’) 중 최소 한 가지를 따르고 있으며, 그 중 7개국에서는 이미 전자담배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WHO에서 발표한 2022 중남미 담배규제 실태조사 보고서(Informe sobre el Control de Tabaco en la Region de las Americas)에 따르면, 파나마는 2005년 0개에서 2020년 4~6개 조치를 적용하는 국가가 되므로, 아메리카 지역에서 담배에 대해 엄격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파나마는 2008년 1월 ‘담뱃세 인상법(Ley 13)’을 발표했으며, 올해 발표된 전자담배 금지법 또한 같은 배경에서 등장하였다.
<2005~2021년 동안 아메리카 지역의 WHO 권고 담배 규제정책 적용실태 변화>
자료: 세계보건기구(WHO)
이러한 강경조치를 바탕으로 파나마에서 근 20여년 동안 흡연율이 현저히 감소한 것이 사실이나, 이에 따른 역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파나마 국민의 흡연율은 2000년 17%에서 2019~2021년 동안 6.3%으로 줄었지만, 2008년 담배 인상법의 부작용으로 가짜담배가 돌아다니는 암시장이 확대되고 정부의 세금수입이 축소되기도 하였다. 실제로 2022년 1월 기준으로 파나마에서 돌아다니는 담배 100개 중 87.9개가 밀수 담배이며, 이 중 92%가 인도산이거나 한국산이라고 한다. 이러한 불법거래는 담뱃세 인상효과를 반감시키고, 정부의 금연정책을 무효화시킨다.
파나마의 여러 전문가 및 기관들도 전자담배 금지조치를 비판한다. 파나마 ‘자유재단(Fundación Libertad)’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자담배가 니코틴을 적게 함유하고 금연에 도움이 되므로, 전체적인 담배의 사용을 줄여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하며, 현지에 수요가 존재하므로 연초담배의 훌륭한 대용품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파나마 담배 악영향 예방협회(ARDTP)’는 전자담배 금지조치로 인해 오히려 불법시장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파나마 전자담배 사용률이 아직은 0.8%밖에 되지 않으나, 이미 파나마에 거래되는 전자담배의 45%가 정부의 관리망을 벗어난 불법 종류라고 추정한다.
공표한지 6개월 남짓 된 전자담배 금지법에 추후 어떠한 변화가 있을 지는 아직 예측 불가하다. 현재로서는 파나마의 담배 악영향 예방협회(ARDTP), 담배연기 없는 파나마를 위한 흡연자와 가족 협회(Asociación de Fumadores y Familiares por un Panamá Libre de Humo)와 같은 비영리 기관들이 인터넷을 통해 담배 판매금지법에 대해 국민의 인식을 환기하는 활동을 하고 있으나(https://www.vapearnoesfumar.cl/), 그 효과가 아직은 미미하다. 반대자들 중 몇몇은 내후년 정권이 바뀔 때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전자담배 시장은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한국 전자담배의 점유율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비록 밀수담배일지라도 실제로 파나마에서 한국 담배 인기가 많다면, 지금으로서는 우리나라 전자담배가 현지 시장에 들어올 수 없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현재는 불법일지 몰라도, 전자담배의 장점에 대해 현지 소비자들이 인식하고 있으므로 우리나라 전자담배 제조사들이 파나마의 담배 시장과 법안 동향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
자료: 현지언론사(La Estrella, La Prensa, The Vaping Today, Reldat), UN보고서, 한경
원문링크 | https://dream.kotra.or.kr/kotranews/cms/news/actionKotraBoardDetail.do?MENU_ID=70&pNttSn=1995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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