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리걸 클리닉] 이번에 다룰 얘기는 스타트업의 경영권 방어 전략 관련 문제입니다.
사실 경영권 방어라는 상황은 스타트업 초기 창업자가 회사 주식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었던
시기에서는 나오기 어려운 논의입니다. 경영권 분쟁은 창업자나 창업자에게 우호적인
자들의 지분이 총 주식 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 아닌, 타인의 주식이 일정 비율 이상
존재하고 있어 경영권 행사에 대한 위협이 가능할 때 나올 수 있는 주제라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현재 이 문제를 고민하고 있는 스타트업 경영자라면 지금까지 사업을 잘 해오셨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경영권 분쟁’이라는 논의는 그만큼 해당 사업의 비즈니스 규모가 커졌고, 경영권을 인수할 매력을
대주주 외의 자들이 느끼고 있다는 전제 사실이 내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 경영권 방어전략의 종류는?=자주 언급되고 있는 경영권 방어전략으로는 초다수결의제,
최대주주 또는 특수관계인에 대한 유상증자, 같은 이들에 대한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사채 등의
주식연계채권 발행, 의결권 있는 주식으로 전환이 가능한 종류 주식
발행, 이사 시차 임기제, 백기사, 황금낙하산, 포이즌 필 등이 있습니다.
위와 같이 소개되는 경영권 방어전략은 비상장사인지 아니면 코스피나 코스닥 상장사인지 여부에 따라 전략에 있어 차이가 있습니다.
또한 언급되고 있는 위 전략 중 해외에서는 법으로 도입되었지만 국내에서는 도입되지 않은 전략도 있기 때문에
국내외 전략을 구분해야 할 것입니다. 대표적인 예인 포이즌 필(poison pill, 적대적 M&A시 기존 주주들로부터
시가보다 싼 가격으로 지분을 매수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의 경우 미국 기업의 M&A과정에서 언급되는 전략이나,
국내에서는 입법화되지 않았습니다. 학자들마다 도입 필요성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 스타트업에게 용이한 경영권 방어전략, ‘정관 규정’=이 칼럼에서는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들에게 주로 적용이 가능한 방법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통상 국내에서는 정관규정 변경과 지분 확보가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초기에는 대주주가 대표이사인 경우가 많습니다.
스타트업 특성상 사업 초기의 다양한 비즈니스 환경 변화 등에 잘 적응하기 위해서는 빠른 의사결정이 있어야 하고
이런 의사결정은 ‘창업자=대주주=대표이사’ 구조를 가지고 있어야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혹여 ‘창업자=대표이사’이나, ‘창업자≠대주주’가
아닌 경우에는 대주주들이 창업자이자 대표이사에게 우호적인 세력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당시만 하더라도 대주주는 창업자 내지 창업자 우호세력이고, 대표이사는 창업자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경영권 분쟁이 생기는 상황을 미리 우려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 보니 회사 설립과정에서
‘정관’의 내용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가 많고 실제 경영권 분쟁이 불거지는 상황이 되어서야 정관 변경의 필요성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관의 내용에는 ‘발행할 주식 총 수’, ‘설립 시 발행하는 주식 수’, ‘신주 발행’, ‘사채 발행’, ‘이사나 감사의 수’ 등이
기재되게 되는데 법인 설립 당시만 하더라도 대주주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형식적 사항이 경영권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는 하나같이 중요한 요건들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초기에 정관 작성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샘플 등을 이용해 정관을 만들었다면 차후라도 경영권 방어를 위해 정관 규정 변경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정관 규정 변경은 적대적 세력이 주주로 들어오기 ‘전’ 또는 ‘상당 한 지분을 확보하기 전’에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정관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특별결의(상법 제434조)에 의해야 하는데, 이 때 요구되는
정족수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우호 세력의 주식 지분율이 확보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경영권 분쟁이
도마 위에 오르기 전에는 주주들이 경영진들의 정관 변경 요구에 대해 반대를 하지 않기 때문에 정관 변경이 수월한 편이나,
반대로 대립하는 상대방이 주주로 이미 들어온 상황에서는 쉽지 않습니다.
일단 반대 세력이 주주로 들어온 이후로는 주주총회 소집이 적법하게 이루어졌는지, 소집통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의 주주총회에서의 의결의 적법한지 여부도 문제 삼는 경우가 많아집니다. 따라서 스타트업의 대표자
또는 대주주로서는 외부 인사가 주주로 들어오는 경우가 예상되는 상황이라면 미리 정관 변경을 통해
유리한 고지를 마련하는 편이 낫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하다시피 기존 경영진에 적대적인 세력이 대상회사의 주식을 인수하고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경영진을 교체하는 것이 대표적인 경영권 인수 방식입니다. 이런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상법상
주주총회 특별결의보다 더 까다로운 요건을 정관에 두어 임원의 해임이나 기업의 인수합병을
어렵게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일명 ‘초다수결의제’라고 하는데, 회사의 주식을 갖고 있는
비우호적인 주주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비교적 빨리 경영권 방어를 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리 이사 시차 임기제를 통해 경영진을 한꺼번에 갈아치우는 것을 방지하는 규정을 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 경영진에 우호적인 자들의 ‘지분율 높이기’ 전략=이와 별개로 현 경영진에 우호적인 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백기사’
전략도 자주 사용되는 방식입니다. 이들에게 신주를 발행하거나, 전환사채 또는 신주인수권부사채 등을 발행하는 것도
전략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백기사’로 현 경영진에 도움을 주었던 이들이라도 몇 년이 지난 후에는
오히려 경영권을 압박하는 상대방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한 약정을 체결해 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신주 발행도 하나의 방법인데, 크게 ‘유상’과 ‘무상’으로 하는 방법으로 구분됩니다. 전자의 경우는 주주들이
현 경영진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지분을 취득해 주어야 하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든 대가가 논의되며,
이 와중에서 여러가지 조건이 붙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주주 외의 자에게 낮은 가격으로
신주 등을 인수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를 시도하는 경우도 더러 있는데, 이 경우에
「상속세 및 증여세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는 여지도 있습니다(2012. 5. 25. 선고
서울고등법원 2011누35035 판결). 즉, 경영진은 신주 발행에 있어 어떤 방식을 선택할 것인지,
발행의 대상을 누구로 할 것인지 등 개별적인 경우를 심도 있게 따져서 적절한 방식을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또 대표이사가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행한 여러 조치가 형법상 배임죄 또는 형법상 배임죄를 가중한 형태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에 의한 배임죄가 성립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방어 전략 행사 시 형사상 문제가
되지 않는지 여부를 먼저 검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외에도 여러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 경영권 방어는 개별 회사가 처해 있는 상황에 따라 적용할 수 있는 전략이 다를
수 있기에 일률적으로 어떤 전략을 쓰라고 권하기는 어렵습니다.
정리하면, 1) 정관 규정을 최대한 경영권 방어에 유리하게 만들어 두고, 2) 우호적인 주주들의 지분율을
높이되 주주간 계약 등을 체결해 장래의 경영권 분쟁 상황을 재발하지 않는 편이 좋으며, 3)
세법 및 형법∙형사특별법 위반 여부를 미리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할 것입니다.
※ 스타트업 리걸 클리닉은 스법센(스타트업을 공부하는 청년 변호사 모임, 한국법조인협회 스타트업법률센터)과
벤처스퀘어가 진행하는 연재물이다. 스법센은 법률 뿐 아니라 스타트업 기업과 사업모델, 성공 케이스에 대해 공부하는 변호사 모임이다.
원문링크 | https://www.venturesquare.net/8030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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