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지만 경기 전망은 어둡다. 세계은행에서는 현지 시간으로 지난 10일, 작년 6월에 발표했던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에서 1.7% 수준으로 거의 반토막 하향 조정했다. 정부에서도 수출 감소, 더딘 내수 회복 등을 요인으로 국내 경기둔화 우려가 더 커졌다며 경고 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기업 경영 일선에서 이를 체감하고 있는 고위 임원들도 경기 위축 예상과 함께 대비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내 눈길을 끌고 있다.

종합 비즈니스 플랫폼 리멤버에서 최근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재직자 중 임원급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23년 경기 전망에 대해 국내 기업 임원 중 72%가 전년 대비 올해가 더 위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가 더 나을 것’이라 답한 사람은 15%,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13%에 불과했다.

경기 위축 예상 원인으로는 ‘금리 급등으로 인한 수요 감소(28%)’가 1순위로 꼽혔다. 이어서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타격(20%)’,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높은 원가 부담(17%)’ 순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지속으로 인한 자금 조달 난항을 예상’하는 응답자도 10%에 달했다. ‘수요 감소에 따른 재고 증가’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인한 에너지 공급 충격’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각각 6%로 나타났다.

기업 임원들이 예상하는 경기 회복 시기는 언제일까. 응답별 편차는 있지만, 76%가 경기 회복 예상 시점을 ‘24년 이후’로 전망했다. 올해 안에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들은 24%에 불과했다.

구체적으로는 ‘24년 하반기’(32%)라고 답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으며, 뒤를 이어 ‘24년 상반기’(26%) 순으로 나타났다. 회복 시기를 낙관적으로 전망해 ‘23년 하반기’(23%)라고 응답한 사람도 있는 반면, ‘25년 이후’로 답한 응답자도 19%에 달했다.

경기 불황 해소를 위해 새해 이들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무엇일까. 비용 절감, 운영 효율화 등 ‘내부 자구책 마련'(27%)이 1순위로 당장 기업에 닥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서 ‘기준 금리 인하'(22%), ‘정부 재정 지원 확장’(15%), ‘기업 규제 축소'(14%), ‘수출 판로 확대'(8%) 순으로 집계돼 정부 개입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도 눈에 띄었다.

구체적인 기업별 자구책과 관련해 한 중견기업 A사 임원은 “경기 침체기 속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비용 절감과 전문인력 확보가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비용 절감을 통해 생존에 필요한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고금리・고물가 상황을 오래 버틸 수 없다는 인식과 함께, 비용 절감 기조에도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인력에 대한 수요는 줄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원문링크 https://platum.kr/archives/201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