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일본, 상호접근협정 체결

 

영국과 일본은 상호접근협정(Reciprocal Access Agreement, RAA)에 서명하며 방위 분야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지난 1월 11일 영국 총리 리시 수낙과 일본 총리 후미오 기시다는 런던에서 만나 협약서에 서명하고 방위 협력 및 정치 경제 사안에 대해 논의했다. 해당 협정을 통해 영국과 일본은 대규모의 정교한 군사훈련을 수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호파병 또한 가능해졌다. 리시 수낙 영국 총리는 ‘영국과 일본은 글로벌 위협에 대한 공통된 시각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두 국가 간 유대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밝혔다.

 

이번 상호접근협정은 각 국의 군대가 상대국에서 연합훈련을 하는 경우 법적, 행정적 절차를 간소화하고, 장비 등의 물자 반입 시 관세를 면제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상대국에 방문중인 군부대 관계자의 범죄에 대한 형사 재판권을 명확화하도록 되어있는데, 군 관계자 범죄 면책 조항은 일본의 반대로 협정 내용에서 빠졌다. 이로 인해 영국 군대가 일본에서 중대 범죄로 사형집행까지 당할 수 있게 되어 비판의 목소리가 고조되기도 했다.

 

깊어지는 일본-영국 간 방위 협력 확대

 

영국이 일본과 방위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지난 2022년 5월 영국은 일본, 이탈리아와 일본 항공자위대 기존 전투기 F2의 후속 전투기를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한 바 있으며, 2022년 12월 정식으로 글로벌 전투항공 프로그램(global combat air programme)을 발표했다. 해당 공동 개발 프로그램에서 개발된 차세대 전투기는 2035년부터 자위대에 배치될 계획이다. 차세대 전투기 개발에는 일본의 미쓰비시중공업, 영국의 BAE 시스템 및 롤스로이스,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도 등이 참여한다.

 

더불어 2022년 12월 영국의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부와 일본의 경제산업성, 총무성, 디지털청은 ‘영-일 디지털 파트너십’을 맺고 상호 협력과 성장을 도모했다. 본 파트너십은 디지털 및 데이터 관련 정책, 전문 지식, 자원을 공유하고 양 국에서 디지털 혁신이 보다 잘 실현되도록 협력, 지원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다.

 

글로벌 전투항공 시스템은 일본이 미국이 아닌 국가와 방위 장비를 공동 개발하는 첫 번째 프로그램이다. 상호 안보 협력 또한 일본이 유럽 국가와 맺은 첫 안보협정이다. 잇따른 협력 확대를 통해 일본이 영국과 군사, 정치적으로 얼마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러시아중국 견제 및 인도태평양 지역으로의 진출 의도

 

최근 영국은 방산 분야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22년 5월, 영국은 미국, 호주와 3자 동맹(AUKUS alliance)을 맺고 극초음속 무기, 자율형 무인잠수기 등 8개 분야에서의 협력을 발표했다. 영국은 3국의 공동 기술 개발 및 정보 교류를 통해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비교우위를 선점하고 러-우 사태로 인해 높아진 유럽 안보 위협에 대응코자 한다.

 

영국의 전방위적인 방위 협력 강화는 표면적으로 자국 안보 및 방위 산업 발전을 위함이지만, 정치적으로 뜻이 같은 국가들과의 협력관계를 강화하기 위함으로도 해석된다.

 

더불어 영국의 방위산업 파트너십의 방향성은 인도태평양 지역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이는 떠오르는 시장에 대한 선점이자, 브렉시트 이후 유럽을 넘어 새로운 파트너를 만들어 장기적으로 무역다변화를 꾀하는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영국은 한국과 1993년 체결된 한-영 방산군수협력 양해각서에 근거하여 양국의 방산정책 및 현안을 매년 공유하고 있으며, 2020년 2월 한국 방위사업청과 영국 국방안보수출청(UK Defence and Security Exports)은 방산기술 공동 연구개발 협정을 맺고 협력 관계를 강화했다.

 

영국 방산 시장  

 

<세계 방위산업 수출국 순위>

(단위: 십억 달러)

[자료: UK defence and security Exports]

 

영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방산보안 수출국이다. 2021년 영국의 방산 수출액은 55억 파운드(한화 약 8조 3,084억원), 보안 시장 수출액은 82억 파운드(한화 약 12조 3,870억원)를 기록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항공우주 산업의 선두주자로, 2020년 기준 항공우주 분야에 직고용된 종사자만 11만 5천여명에 이른다. 영국의 방산물자 주요 교역대상 지역은 중동(58%), 북미(17%), 유럽(15%) 등이며, 보안 부문 주요 교역대상 지역은 유럽(44%), 북미(27%), 아시아태평양(14%) 지역이다.

 

<방산시장 시장 점유율>

(단위: %)

[자료: UK defence and security Exports]

 

그래프에서 보여지듯 영국의 방산 수출시장은 증감 사이클이 있는데, 2018년 정점 이후 감소 사이클에 들어섰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해 영국이 가장 우위에 있던 항공 시장이 둔화되면서 시장 점유율이 크게 줄어들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영향력이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에너지 중요성이 떠오르면서 효율적인 항공기 엔진 개발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또한 영국 정부가 방위산업에 GDP 대비 3%까지 예산을 확대하겠다 밝히면서 향후 꾸준한 성장이 기대된다.

 

<안보 시장 수출액>

(단위: 십억 파운드)

[자료: Frost&Sullivan, Westlands]

 

그와 반대로 기술 발전과 함께 영국의 안보수출은 꾸준히 늘고 있는데, 그 중 사이버 보안이 60% 이상 압도적으로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그 다음으로 수출이 많은 품목은 방화용구, 감시도구 등이 있다. 2020년 기준 사이버보안 분야 수출액은 42억 파운드(한화 약 6조 3619억원)를 기록했다.

                  

또한 영국의 방산 시장은 꾸준한 성장을 반복하고 있다. 전력 증강 차원에서 영국 국방부는 2020년부터 2030년까지 10년간 1,964억 파운드(한화 약 297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라 밝혔다. 세부 내용은 퀸 엘리자베스급 항공모함 2대 전력화, 잠수함 467억 파운드(한화 약 71조원) 투자, 육군장비 195억 파운드(환화 약 30조원) 투자, 차세대 전투기 Tempest 개발 및 2035년 전력화 목표 등이 있다. 이처럼 영국의 전력 강화 목표가 뚜렷해짐에 따라 영국의 방산 시장 진입 기회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주요 방산업체 및 동향

 

이처럼 영국은 세계 2위 방산보안 산업 중심 국가로 높은 기술력과 우수한 제품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더불어 앞서 언급한 상호접근협정 및 다자간 방위 장비 공동개발 협정 등을 통해 방위산업 선두국가들과의 긴밀한 협력관계 또한 쌓는 중이다. 영국의 기술력을 뒷받침하는 우수 방산기업들은 아래와 같다.

 

<영국 주요 방산업체 및 생산 품목>

업체명

생산 품목

BAE System

항공모함, 원자력잠수함, 유로파이터*

Babcock International

항공모함, 군함 정비 및 개조 전문

Rolls-Royce

항공기 및 군함용 가스터빈

Smith Industries

항공기용 탐지장비

QinetiQ

항공, 전자, 광학, 지상무기체계 소프트웨어, 기술 시험 평가 전문

Leonardo MW Ltd.

군용 헬기

Cobham

항공 및 항공전자 장비

Meggit

항공, 항공전자장비, 무인항공기 전문

*영국,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공동개발 전투기

[자료: KOTRA 런던무역관 자료종합]

 

과거 무기의 강력함이 전쟁의 성패를 가렸지만, 현대전은 네트워크전이라고도 불릴 정도로 기술우위가 전쟁의 성패까지 좌우한다. 러-우 사태 발발시 러시아가 가장 먼저 노린 것이 우크라이나 정부 기관 해킹과 통신시설 마비였던 것만 봐도 그렇다. 아무리 좋은 작전이 있어도 교신이 되지 않으면 수행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자연히 원활한 군사 통신을 가능케 하는 기술들이 주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관련하여 영국의 BAE Systems는 미 공군 공중 고주파 무전기 성능개량 사업을 수주하여 1억 7,600만 달러(한화 약 2,15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방산 전시회

 

영국은 세계적인 수준의 군사력을 기반으로 방산보안 수출에 큰 성과를 보일 뿐만 아니라 무기박람회, 국제 에어쇼 등 방산 교역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다음은 영국에서 개최되는 박람회이다.

 

1. 방위산업무기박람회(DSEI)

세계 최대 군사 박람회인 방위산업무기박람회(DSEI)가 격년마다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다. DSEI는 세계 각 국의 정부, 군 구매담당자, 방산 분야 글로벌 공급망 사슬 기업 등 3만 여명의 관람객이 참여하는 방산보안 박람회로 50여개 국가에서 온 1,600개의 기업이 부스를 열고 자사 제품을 홍보한다. 이곳에서 신규 군사 장비와 신기술이 선보여질 뿐만 아니라 수천억원에 이르는 방산 물자 구매 계약도 체결된다.

 

금번 DSEI는 2023년 9월 12일부터 15일 4일간 런던 엑셀 전시장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방위산업에 사용될 신기술 및 신규 개발 장비들이 다수 선보여질 예정이다. 해외기업과 교류하고 잠재 바이어를 발굴코자 하는 국내 방산 기업은 해당 전시회를 방문해보는 것도 좋다. 아래는 2017년 KOTRA 런던무역관에서 DSEI 전시회를 방문하고 작성한 해외시장뉴스이다.

링크 바로가기: 현장·인터뷰 - KOTRA 해외시장뉴스 뉴스 | 현장∙인터뷰

 

2. 판버러 국제 에어쇼(Farnborough International Airshow)

영국은 높은 항공우수 기술력을 보유한 나라답게 세계적인 에어쇼 또한 격년으로 개최하고 있다. 판버러 지역에서 열리는 이 에어쇼는 약 1,500여개의 기업이 참가하여 자사 기술 및 제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매년 8만명 이상의 관계자 및 관람객이 참가한다. 판버러 에어쇼 측은 2022년 에어쇼를 통해 항공기 약 500대 이상이 주문되었다고 밝혔다.  

판버러 국제 에어쇼는 오는 2024년 7월22일부터 26일까지 5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방위 산업의 발전이 빠르게 이뤄지는만큼 내년에 개최되는 에어쇼에서 상당수의 신기술과 신제품이 선보여질 것으로 기대된다. 아래는 2018년 KOTRA 런던무역관에서 판버러 국제 에어쇼를 방문하고 작성한 해외시장뉴스이다.

링크 바로가기: 현장·인터뷰 - KOTRA 해외시장뉴스 뉴스 | 현장∙인터뷰

 

 


자료: UK defence and security Exports, Ministry of Defence, Financial Times, KOTRA 런던무역관 자료종합

원문 출처 : 코트라

원문링크 https://dream.kotra.or.kr/kotranews/cms/news/actionKotraBoardDetail.do?MENU_ID=70&pNttSn=1999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