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UN기후변화협약’이 채택된 이래 국제사회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위기감을 인지하고,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어느 수준으로 억제해야 하는지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2019년 9월 기후정상회의에서 65개국이 탄소중립을 선언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청정에너지 인프라 구축을 위한 국가 기반 시설에 약 2조2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하며 탄소중립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특히, 2022년 EU에서는 원자력발전을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는 ‘그린택소노미’로 분류하는 규정안이 발의되면서 원자력발전이 그린에너지 생태계 구축의 대안으로 재조명, 바이든 행정부는 노후화된 원자력발전소의 사용을 연장하거나 재가동하는 데 12억 달러를 지원하면서 사실상 원자력에너지를 탄소 배출이 없는 청정에너지원으로 인정했다.

 

이러한 기조에 발맞추어 지난해 한국 정부도 원자력발전을 친환경 경제활동에 공식적으로 포함시키는 ‘한국형택소노미’를 발표했지만, 핵 폐기물 처리 문제 및 안전성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오늘 우리는 美 한국수력원자력 前 워싱턴DC 이종설 센터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원자력발전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높이고, 국내 원자력 관련 기업들에 유의미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Q1. 한국수력원자력 워싱턴DC센터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전 세계는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이 큰 화석연료의 의존도를 낮추고 저탄소 에너지로의 전환을 활발하게 추진 중인 만큼 글로벌 탑 플레이어의 해외 신재생 에너지시장 경쟁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우리 한국수력원자력 워싱턴DC센터는 한국형 원자로인 APR 1400 노형의 미국 NRC(Nuclear Regulatory Commission)의 디자인 인증을 받기 위해 2012년에 최초로 개설이 됐으며, 2019년도에 NRC 디자인 인증 획득 후 현재는 국내 금융기관 및 기업의 미주지역 신재생 에너지 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신규 사업 개발하는 데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美 한국수력원자력 前 워싱턴DC 이종설 센터장>

[자료: KOTRA 워싱턴무역관 자체 촬영]

 

Q2. 글로벌 원자력발전의 규모와 투자 현황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33개국에서 422개의 원자력발전소가 설치돼 운영 중에 있습니다. 총 설비용량은 378기가와트로써, 1메가와트 설비용량이 461가구가 생활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한다고 하면, 정말 엄청난 규모라 할 수 있겠죠.


전 세계에서 원자력발전소를 가장 많이 하고 있는 나라는 역시 미국입니다. 미국이 1960~70년대 대규모의 원자력발전소 건설 후, 1980년대 이후로 원자력발전소 신규 건설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92개의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원자력발전 관련 투자는 최근 들어서 다시 활기를 띠고 있는데요, 2021년 바이든 정부는 ‘인프라법’을 통해 기존 상업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지원과 SMR(차세대 소형 모듈 원자로) 건설 등에 약 60억 불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또한 중국 원자력발전의 눈부신 성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제가 입사했던 1990년대 후반만 하더라도 중국의 원자력발전은 걸음마 단계였으나, 현재 중국은 55개 원자력발전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용량으로 따졌을 때 미국과 프랑스에 이어 세계 3대 원자력발전 대국으로 거듭났고, 궁극적으로 150개 이상의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 후쿠시마 사고 이후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 ‘탈원자력발전’ 정책을 채택한 바 있지만, 최근 들어 기후 변화에 따른 탄소 배출 절감 정책의 일환으로 원자력발전이 다시 주요 대체 그린에너지원으로서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실제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기량을 대체할 만한 대용량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으로서 원자력발전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향후 원자력발전의 채택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Q3. 원자력발전의 장점과 단점을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원자력발전은 대용량의 전력을 경제적이고 안정적으로 공급을 하면서 탄소 발생량이 가장 적은 전력원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원자력발전은 총 생애 주기 동안 1h당 발생시키는 탄소배출량이 약 5g 정도에 불가합니다. 참고로 수력발전 11g, 풍력발전 12~14g, 태양광발전 11~ 37g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최근 우-러 사태 관련, 전 세계가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을 재인식하면서 원자력발전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실제 원자력발전의 연료로 사용되는 우라늄은 같은 수준의 전력량을 생산하는 데 있어서 부피가 가장 적기 때문에 보관에 용이할 뿐만 아니라 외부의 영향을 덜 받아 에너지 안보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많은 분이 예상했듯이 안전성과 핵 폐기물 처리 문제를 원자력발전의 단점으로 지적할 수 있겠습니다사실상 안전성 문제는 기술의 발전과 안전성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노력을 통해 상당 부분이 해결습니다만, 원자력발전 후 타고 남은 고농도 방사성 핵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원자력발전이 직면한 가장 큰 사회적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조속히 사용 후 핵연료 처리 방식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통해 안정적 원자력발전소 운영에 가장 중요한 고준위 핵폐기물 처분장을 마련하는 데에 이해관계자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Q4. 일반적인 원자력발전소의 수명과 주요 폐쇄 요인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일반적으로 정해진 원자력발전소의 수명은 없습니다. 다만, 원자력발전소 운영에 사용되는 기기, 부품, 설비 등의 교체수명을 원자력발전의 수명과 혼돈하고 있습니다. 최초로 미국 내 원자력발전소가 건설될 당시 미국 정부를 비롯해 민간 기업들의 대규모 자본이 투입됐는데, 그 막대한 투자금을 안정적으로 회수할 수 있도록 원자력발전소의 최소 운영 기간을 40년으로 보장했던 것이 현재의 일반적인 원자력발전소 수명 주기로 인식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대다수의 미국 원자력발전소는 40년 주기의 1차 운영 허가 기간이 끝나고 60년 혹은 80년까지 20년 단위로 운영 허가 갱신을 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다만 운영 허가 갱신 과정에서 철저한 안정성 혹은 경제성 평가 과정을 거치는데요, 노후화돼 위험하거나 새로운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는 비용보다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원자력발전소 폐쇄를 결정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바이든 정부는 원자력발전 부흥과 차세대 원자로 개발을 위해 인프라법에 예산 60억 달러를 배정하는 등 적극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이러한 기조가 이어진다면 향후 폐쇄되는 원자력발전소는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Q5. 최근 주목받고 있는 SMR은 무엇이고, 이 개발을 통해서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일까요?


SMR은 Small Modular Reactor의 약자로, 전기 출력이 300㎿급 이하인 소형 원자력발전을 의미합니다. 기존 대형 원자력발전 출력량 1000~1500㎿급의 1/3에서 1/5 이하 규모로 송전망이 충분하지 않은 외딴 지역에 소규모 전력을 공급하거나 추가 용량을 증설하는 데 적합하며, 발전소의 크기를 작게 하기 위해 원자로,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을 하나의 용기에 넣은 원자로 모듈 형태로 제작됐습니다.


<대형 원자력발전과 SMR의 구성 비교>

도표, 개략도이(가) 표시된 사진 자동 생성된 설명

[자료: 한국수력원자력 홈페이지]

 

SMR은 대형 상업 원자력발전에 비해 안전도가 1천 배 이상 높다는 장점이 있을 뿐만 아니라 공장에서 만들어진 소용량 모듈을 현장에서 설치만 하면 되기 때문에 전력망이 취약한 아프리카, 알래스카 지역에 구축하기 매우 적합한 모델입니다. 에너지전환과 탄소중립이라는 변혁의 시대를 맞아 세계 주요 국가들이 미래 에너지원으로 SMR의 청사진을 제시함에 따라 세계 SMR 시장은 2035년까지 63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Q6. 마지막으로 미국 원자력발전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한국 기업에 당부할 제언 사항이 있는지?


한국의 원자력발전은 오랫동안의 건설 및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러한 국내 기업들이 미국을 비롯해 유럽 등 세계 원자력발전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매우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는데요, 안타깝게도 원자력발전은 안전성의 이유로 매우 보수적인 산업이기 때문에 기존에 검증된 업체와 지속적으로 거래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다만, 최근 원자력발전 분야에도 ‘디지털화’ 전환에 대한 움직임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분명히 차세대 부품에 대한 신규 수요도 존재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흐름에 발맞추어 한국에 적용된 신기술을 미국을 비롯한 세계 원자력발전 시장에 소개를 하고 운영사들이 관심을 갖도록 접근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한국수력원자력에서도 국내 중소기업들과 협력해 한국의 신기술을 꾸준히 소개하고 수출을 돕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그 결과, 유럽 지역에 한국의 원자력발전 기술과 제품을 수출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물론 쉽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긴 호흡으로 정보수집과 네트워크에 투자하고 회사가 보유한 기술력과 지적재산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킨다면 세계 속 한국 원자력발전의 성장과 활약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자료: 한국수력원자력, KOTRA 워싱턴 무역관 자료 종합

원문 출처 : 코트라

원문링크 https://dream.kotra.or.kr/kotranews/cms/news/actionKotraBoardDetail.do?MENU_ID=70&pNttSn=20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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