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좀 치료제 관련 문제점
엑소좀은 세포에서 외부로 분비되는 인지질막 구조의 세포외소포체 (extracellular vesicles, EVs)의 일종으로 가장 직경이 작다 (40~120nm). 엑소좀은 모세포의 핵산, 단백질, 지방, 대사물질 등 다양한 생체활성물질들을 함유하기에 특정 질병의 진단이나 세포 간 신호전달체로 최근 관련 연구가 증가하고 있다. 나노사이즈 크기의 엑소좀은 생체 유래 물질이라 부작용이 적고, 혈뇌장벽 (blood-brain barrier)을 투과해 약물 전달 효율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세포마다 분비하는 엑소좀의 양이 다르고, 작은 크기의 엑소좀에 고분자의 약물이나 단백질을 탑재하기가 쉽지 않고, 모세포에 따라 엑소좀 자체도 단백질, 핵산, 유전자를 비롯한 내부 생체물질의 조성과 함량이 크게 달라진다. 따라서 균질한 엑소좀을 정제해 진단에 사용하거나 치료제로 대량생산하기에 기술적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로슈, 재즈 파마슈티컬스 등 글로벌 제약사와 국내 제약 ‧ 바이오 기업들이 항노화, 항염증, 조직재생, 항암 등 다양한 치료제용 엑소좀 개발에 도전하고 있지만, 2012년 노바티스가 개발한 엑소좀 기반 뇌수막염 백신 ‘백세로’가 유럽에서 최초로 승인된 이후로 아직까지 FDA에서 시판허가한 엑소좀 진단제나 치료제는 전무하다. 현재까지 FDA에서 엑소좀의 정제, 제조, 품질관리를 표준화한 가이드라인이 없고, FDA가 IND를 승인한 엑소좀 치료제도 대부분 임상1초기단계라 기업간 기술 격차가 적고 특허 등록의 진입 장벽도 낮은 편이다. 글로벌 임상시험을 진행중인 국내외 기업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핵심기술과 특허 전략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엑소좀 치료제 특허등록 전략
-엑소좀 분비 생산 세포의 개선: 줄기세포는 소량의 엑소좀을 분비하고 사람에서 얻을 수 있는 중간엽 줄기세포의 양이 제한적이다. 이마저도 줄기세포를 여러 번 계대배양을 하면 증식률과 분화능력이 떨어져 치료 효능이 저하된다.
예시) 국내 바이오벤처인 브렉소젠은 엑소좀 생산에 특화된 줄기세포주 관련 여러 건의 특허를 등록하고 이엔셀에서 엑소좀을 위탁생산했다. 미국 FDA는 이엔셀의 GMP시설에서 생산된 아토피피부염 엑소좀 치료제를 국내기업 최초로 임상1상을 승인했다. 브렉소젠은 PMA나 인터페론 감마, 테트란드린, 엑센딘-4, 히알루론산, 라니피브라노르, 레스베라트롤, 또는 substance P를 줄기세포주에 각각 전처리해 줄기세포 유래 엑소좀의 수, 단백질 및 RNA 함량이 크게 증가하는 것을 규명해 개별 특허로 비슷한 시기에 등록하면서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약리 활성물질이 탑재된 엑소좀 개발: 모세포에서 정제한 세포유래 엑소좀에 다양한 약리 활성물질을 탑재하면 치료 효능이 유의미하게 개선된다.
예시) 미국의 코디악은 면역세포 활성유도제인 저분자 STING (Stimulator of interferon genes)을 엑소좀에 로딩해 (exoSTING, WO 2019/183578) 최초로 FDA 임상승인을 받았다. 두경부암, 삼중음성유방암, 갑상선암, 편평세포암 등 진행성 고형암 환자들에게 exoSTING을 종양내에 투여해 최근 임상 1상을 마무리했다. FDA의 두번째 임상승인으로 엑소좀 표면에 IL-12를 탑재한 exoIL-12을 (WO 2021/062060) 림프종 환자에 피하주사했다. 최근엔 종양관련대식세포나 골수유래-억제세포에 과발현한 전사인자인 STAT6를 silencing하는 antisense oligonucleotide (ASO) STAT6을 탑재한 exoASO-STAT6 (WO 2021/030776)를 간암, 전이성 위암/대장암 환자에 정맥주사하는 방법이 세번째로 FDA의 IND을 통과했다.
예시) 국내 기업인 일리아스바이오로직스는 빛에 의해 광가역적으로 결합과 해리가 가능한 원천기술인 EXPLOR® (Exosome engineering for Protein Loading via Optically Reversible protein-protein interaction, KR 10-1733971)을 미국과 중국, 일본에 특허 등록했다. EXPLOR®은 엑소좀을 이용해 세포 안에 전달해야만 효력이 있는 치료용 단백질을 광가역적 모듈방식으로 세포 안으로 안전하게 전달하는 독자적인 플랫폼 기술이다. 치료용 단백질이 엑소좀 막에 고정되지 않고, 광원이 있으면 엑소좀 막에 치료 단백질이 결합되어 있다가 광원이 사라지면 해리되어 약효가 나타나는 신기술로 탑재하는 약물 종류에 따른 추가적인 파이프라인까지 보호하는 넓은 권리를 확보했다. 일리아스는 엑소좀에 srIκB (Super-Repressor IκB) 변이체 (WO2021137655)를 탑재해 조산과 패혈증 동물모델에서 효과를 확인했고, 심장 수술 후 급성신손상 치료제 후보물질로 국내 엑소좀 기업 최초로 호주 임상 1상이 승인되었다.
-그 밖에, 엑소좀 관련 특허의 내용을 살피면, 엑소좀 내 약리 활성물질을 로딩하는 방법, 세포유래 artifical exosome의 생성방법, 엑소좀의 체류 시간 지속성을 높이는 방법 등 다양한 기술을 특허화 가능하다.
결론
엑소좀은 1983년 필립 스탈 교수팀에서 처음 발견하였으나, 2007년 무렵에야 세포유래 엑소좀의 다양한 기능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암세포, 면역세포, 줄기세포, 섬유아세포 등 거의 모든 세포가 엑소좀을 분비하기에 모세포에 종류에 따라 엑소좀은 염증, 조직재생, 종양형성, 치매, 비만, 당뇨 등 광범위한 질병의 신호전달을 억제 또는 촉진하는데 관여한다. 체내 세포유래 엑소좀은 혈뇌장벽을 통과할 수도 있고, 면역원성이 낮아 인지질 이중막 소낭에 모세포에 특화된 활성물질을 안전하게 탑재해 주변세포에 전달한다. 이와 달리 합성 나노입자 기반의 약물 전달체는 수십 년간의 개발 노력에도 불구하고, 면역원성이 높아 혈액을 순환하는 단핵 식세포에 의해 대부분 제거되어 1% 미만 정도가 고형암에 도달한다.
현재 수많은 기업들이 KRAS(G12D) 같은 암유전자 돌연변이의 siRNA를 엑소좀에 탑재해 췌장암 치료를 시도하거나, 엑소좀에 표적 세포에 특화된 펩타이드와 치료용 올리고머를 연결해 표적세포에서의 치료 효능을 높이고, 혈뇌장벽을 통과하는 줄기세포 유래 엑소좀을 이용해 퇴행성신경질환이나 알츠하이머를 진단하거나 치료하려는 연구들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기업들이 고순도의 엑소좀을 일관된 품질로 대량생산 할 수 있다면, FDA가 시판허가한 엑소좀 치료제나 진단제를 머지않은 미래에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원문 : 엑소좀 치료제를 특허로 보호받는 방법
-저자소개 : 박연수 BLT 파트너 변리사는 생명공학, 약학 및 화학 분야 국내 및 해외 기업의 특허 업무 전반에 대하여 전문성을 가지고 업무를 수행해 왔으며, 국내 바이오 기업에서 IP 전략 수립, 국내외 IP 소송 업무를 담당하였습니다. 현재, 화학 바이오 분야 특허출원 업무 및 지식재산권 전반에 걸쳐 다루어지는 분쟁, 소송에 대한 대응, 자문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원문링크 | https://platum.kr/archives/2038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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