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맥주부터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브랜드 콜라보레이션의 전성시대이다.
콜라보레이션은 라틴어 cum(누구와 함께)과 laboro(노동, 일)을 어원으로 한다. 브랜드 콜라보레이션은 공동 브랜드 제품, 공동 마케팅 캠페인, 또는 이벤트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패션 브랜드와 화장품 회사가 협력하여 두 브랜드의 스타일과 미학을 반영한 한정판 메이크업 컬렉션을 출시할 수 있다. 또는 스포츠 브랜드와 음료 회사가 함께하여, 각각의 제품을 홍보하면서 라이프스타일을 증진하는 피트니스 이벤트를 개최할 수도 있다. 브랜드 콜라보는 동종업종, 즉 예를 들어 동종의 패션브랜드 간에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이종 업종 간에, 위의 이미지 케이스와 같이 자동차와 패션브랜드 간에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다.
국순당과 크라운제과의 막걸리 브랜드 콜라보레이션 ‘죠리퐁당’
인디안밥과 함께 우유에 막아먹을 수 있는 양대산맥인 죠리퐁을 우유가 아닌 막걸리에 말아먹는 재미있는 컨셉의 막걸리 제품이다. 실제 함량표를 보면 죠리퐁 0.46%가 표기되어 있기도 하다. SBS 유튜브 채널 [콜라붐신]을 통해 탄생한 콜라보 제품으로, [콜라붐신]은 기업 콜라보레이션 콘텐츠 프로그램이다. 기업과 기업을 연결해 새로운 재미를 창출해내는 컨텐츠의 방송으로 기업 입장에서는 기업 브랜드와 제품이 홍보될 뿐만 아니라 신제품 개발 아이디어까지 얻게 되므로 참여를 마다할 필요가 없어보인다.
‘since 1972’의 50년 역사를 가진 죠리퐁은 브랜드 자체가 제품명을 나타내는 보통명사화가 될 정도의 유명 브랜드로 이번 콜라보를 통해 ‘죠리퐁’과 의성어 ‘퐁당’의 두 단어가 결합되어 ‘죠리퐁당’이라는 신규 브랜드로 확장, 개발되었다.
위에 제품 사진을 보면, 하나의 제품인데 ‘국순당’과 ‘죠리퐁당’이라는 두 가지 브랜드가 표기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국순당은 제품 제조사인 국순당의 CI (Corporation Identity) 형태로 표기, ‘죠리퐁당’은 Brand Identity(BI) 형태로 사용된 표시되어 있다. ‘죠리퐁당’의 제조사는 국순당으로 국순당이 제품에 일반적으로 CI로 인식되는 형태-즉, 제품명과 별도로 제품을 제조 유통하는 기업명이 제품명 상단 또는 하단에 통상적으로 제품명보다 작게 표기된 형태-로 표기되어 있고, ‘죠리퐁당’은 제품 가운데에 크게 BI로 인식되는 방식으로 표기되어 있다.
‘죠리퐁’의 원 상표권자는 제품의 제조 판매사인 국순당이 아닌 크라운제과로 확인되는데, ‘죠리퐁당’ 상표 등록원부 상에 국순당의 사용권 설정여부가 기재되어 있지는 아니한 것으로 보아 국순당은 전용사용권이 아닌 허락에 의한 통상사용권을 설정받고 사용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상표법상 ‘상표’란 ‘자기의 상품과 타인의 상품을 식별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표장’(상표법 제2조 제1항 제1호)으로 하나의 상품에 둘 이상의 상표가 표시되는 것을 제한하는 별도의 규정이 있지 아니하고 우리나라 대법원은 ‘하나의 상품에 둘 이상의 상표가 표시될 수 있다’(대법원 2013.2.14. 선고 2011도13441)는 점을 판결로서 명시한 바 있다. 관련 판례가 나오기 전에는 하나의 제품에 다수의 출처를 표시하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 없는지 여부에 대한 논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였다.
하나의 제품에 두 개의 브랜드가 표기되는 방법
하나의 제품에 둘 이상의 브랜드를 표기하는 경우는 크게 공동 브랜드(Co-Branding)과 라이센싱 브랜드(Licensing Brand)로 분류할 수 있다.
‘공동 브랜드’는 두 개 이상의 브랜드가 제품을 공동으로 출시하고, 제품의 브랜드 이름에 각 브랜드의 이름이 함께 사용되는 형태이다. Nike와 Apple이 함께 출시한 Nike+iPod은 이러한 유형의 공동 브랜드의 대표적인 예이다.
공동브랜드의 상표권 등록이 필요한데, 브랜드 요소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 공동소유로 등록할지 한 기업에서 상표권을 가지고 라이센싱의 형태로 할지 협의가 필요하다. 또한, 공동브랜드 제품의 디자인은 각자의 기존 상표권 또는 디자인권 등과 충돌할 수 있으므로 이 부분에 대한 사전 명의변경이나 라이선싱 계약의 체결도 필요하다.
‘라이센싱 브랜드’는 원래 기업이 만드는 품목의 제품에 다른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상표를 사용하는 것으로, 라이센스 계약에 따라 사용을 허가받고 자사 브랜드와 타사 브랜드를 함께 또는 단독으로 사용하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Coca-Cola는 다양한 회사들과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하여, 다양한 회사에서 제조 판매하는 제품의 브랜드 이름에 Coca-Cola 를 함께 사용하는 것을 허락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둘 이상의 브랜드를 표기하는 경우, 제품의 브랜드 이름에 각 브랜드 이름이 함께 사용되거나, 각 브랜드 이름이 순차적으로 나열되기도 하는데 이러한 방식의 브랜드 결합은 그 자체만으로 소비자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어 브랜드 이미지와 인식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브랜드 콜라보를 통해 기존고객의 브랜드 충성도를 높일 수 있고 이종 상품의 새로운 타겟층에 도달하는 효과가 있다. 예컨데 비교적 낮은 가격의 브랜드가 고가의 명품 브랜드가 콜라보를 할 경우 기존 소비자에게 매력적인 경험을 제공하여 시장에서 차별성을 지니게 된다.
브랜드와 아티스트의 콜라보레이션
브랜드 콜라보는 브랜드 간에서 뿐 아니라 아티스트 콜라보 형태도 여러 산업군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얼마전 출시된 반스 듀스 콜라보 사례나 CU 편의점과 백종원의 콜라보도 그 중 한 예이다.
기업에서는 아티스트에 대한 팬심으로 제품을 판매할 수 있고 아티스트 입장에서는 라이센싱 계약을 통한 금전적 이득 이외에도 관련 분야는 물론 이종 분야에까지 예술적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기회임으로 마다할 필요가 없는 일거양득의 콜라보 형태라 할 수 있다.
아티스트 콜라보에서 아티스트의 이름은 원칙적으로 상표권이나 저작권의 보호대상이 아니므로 기업과 아티스트 간 브랜드 사용은 당사자간 협의로 작성된 계약서 및 부정경쟁행위방지법상 퍼스널시티권(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타목)으로 규율이 가능하다.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1. “부정경쟁행위”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
(중략)
타. 국내에 널리 인식되고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타인의 성명, 초상, 음성, 서명 등 그 타인을 식별할 수 있는 표지를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
브랜드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기업은 자사 브랜드와 콜라보할 브랜드가 가지는 강점과 신용 등을 활용하여 독특한 제품과 서비스 개발 또는 마케팅 활동을 통해 브랜드에 대한 고객 인식, 고객 참여 및 궁극적으로 판매를 높일 수 있다.
둘 이상의 출처를 동시에 표시하게 되는 브랜드 콜라보레이션은 상표법상 인정되는 사용태양에 해당하나, 둘 이상의 출처가 함께 표기되는 만큼 다양한 법적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따라서 브랜드 콜라보를 고려할 때 지식재산권에 대한 검토가 필수이다.
두 기업 모두 각자의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한데 기업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각각의 지식재산이 어떻게 사용될지 고려하고, 소유권 및 사용권과 관련된 조항을 콜라보레이션 계약에 반드시 포함시켜야 함을 강조하고 싶다.
원문 : 브랜드 콜라보 전성시대
필자 소개 : 노지혜 BLT 파트너 변리사는 국내외 대기업 상표 및 디자인의 국내 및 해외 출원 업무에 대한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상표 및 디자인 분쟁 관련 컨설팅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특허청 산업재산권 분쟁조정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는 중소기업의 상표, 디자인 출원 업무 및 관련 컨설팅 업무를 주로 진행하고 있다.
원문링크 | https://platum.kr/archives/2050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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