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론 자유무역지대 개요
전 세계 교역에서 가장 중요한 인프라 중 하나인 파나마 운하의 남단에는 파나마의 수도인 파나마시티 그리고 북단에는 파나마 제2도시인 콜론이 위치해있다. 콜론에는 콜론 자유무역지대(Zona Libre de Colon, 이하 ZLC로 표기)가 설치돼 있는데 파나마 운하, 3개의 무역항과 어우러져 중남미 교역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베네수엘라, 도미니카 공화국 등 해안이 태평양쪽으로 열려 있지 않거나 교역 규모가 크지 않아 단일 품목의 풀(full) 컨테이너 선적이 제한된 인근 중남미 국가들의 교역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1년 기준 ZLC의 수출(재수출)액은 96억 달러, 수입액은 90억4000만 달러다. 파나마 통계청은 파나마와 ZLC의 수출입을 구분해 집계하는데, 파나마 2021년 자체 수출액이 35억6000만 달러, 수입액이 115억6000만 달러임을 보면 ZLC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ZLC의 주요 수입국가는 중국, 미국, 싱가포르, 멕시코, 벨기에, 홍콩 등이며 한국은 2020년 기준 7위(점유율 2.9%) 국가다. 주요 수출국가는 코스타리카, 파나마(파나마를 통계상 별개의 국가로 취급), 콜롬비아, 미국, 과테말라, 도미니카공화국 등이다. 주요 교역 품목은 의약품, 휴대폰, 신발, 컴퓨터, 농약원료, 주류(酒類), 향수, TV(모니터 포함), 프린터, 타이어 등 적기 공급이 중요하고 창고 보관이 비교적 용이한 품목들이 주를 이룬다.
<파나마와 ZLC의 교역 규모 비교>
(단위: 억 달러)
연도 |
파나마 |
ZLC |
||
수출 |
수입 |
수출 |
수입 |
|
2017 |
6.6 |
127.2 |
104.3 |
92.0 |
2018 |
6.7 |
132.3 |
108.1 |
97.7 |
2019 |
15.0 |
128.4 |
98.1 |
86.6 |
2020 |
17.3 |
80.8 |
77.6 |
66.6 |
2021 |
35.6 |
115.6 |
96.0 |
90.4 |
[자료: Global Trade Atlas, 파나마통계청 2023.5.]
외국인 투자 입지로서 ZLC의 가치
중남미 투자진출을 고려하는 우리 기업의 경우 제조업 진출보다는 판매 법인이나 지사를 설립하려는 경우가 많다. 이 때 중남미 최고 수준의 교역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며 후술할 여러 투자자 인센티브까지 제공하는 ZLC를 우선적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다. 콜론자유무역청(Administracion de la Zona Libre de Colon)의 자료에 따르면 2600개 이상의 기업이 ZLC에 입주해있다(2023년 발간된 기업 디렉토리에는 약 1800개 기업이 등록돼 있음). 판매 지사의 경우 지사는 영업 활동만을 하며 실제 거래는 본사와 각국의 바이어 간에 일어난다. 따라서 굳이 세제 혜택, 물류 인프라 등을 고려해 ZLC에 설립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판매 법인의 경우 현지 법인 명의로 수출입을 하고 그에 따라 매출이 발생하므로 ZLC에 설립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할 수 있다. 파나마에 진출해 있는 삼성전자, LG전자, 한국타이어 등 한국 기업 중남미 판매법인들도 ZLC에 등록돼 있다. 이하에서는 콜론자유무역청 법률자문인 로멜리아 바잔(Romelia Bazan)씨 및 ZLC내 민간 법무대행에이전트인 Briceida Cedeno씨와의 인터뷰를 질의응답식으로 구성, 우리 기업들이 궁금해할 사항들에 대한 정보를 정리했다.
콜론자유무역청과의 인터뷰 주요 내용
Q1) ZLC에 등록되어 있는 기업임에도 실제 사무실은 파나마시티에 있는 경우가 많다. 어떤 제도가 적용되고 있는 것인가?
A1) ZLC에 투자(등록)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Physical presence(주(主) 영업장)'를 ZLC에 두는 '일반적 경우(Empresa Usuaria)'와 ZLC 밖에 두는 경우다. 즉, 주 영업장이 ZLC 안에 있지 않아도 최소한의 사무공간만 ZLC 안에 두면 ZLC 기업으로서 운영할 수 있다. 이는 주 영업장이 파나마 시티 등 ZLC 바깥에 이미 설립돼 있는 경우에 활용할 수 있는 제도다(Empresa-Representada). 주 영업장이 파나마 내에 없는 경우에도 ZLC에 등록할 수 있는 특별 제도가 있기는 하나(Empresa-Representada Especial) 계열사 등이 이미 ZLC안에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활용하기 어렵다.
<콜론 자유무역지대 진출(등록) 형태>
ZLC 내에 주(主)영업장 소재 (Empresa Usuaria) |
부지 임차(lot) |
사무공간, 쇼룸 등임차(locale) |
|
ZLC 밖에 주(主)영업장 소재 |
파나마 내에 등록(Empresa-Representada) |
파나마 밖에 등록 (Empresa-Representada Especial) |
[자료: 콜론자유무역청]
Q2) ZLC 외 파나마 지역에서 회사를 설립하는 경우 등기소(Registro Publico), 국세청(DGI), 관련 부처 등에 대한 신고 및 등록 절차가 필요하다. ZLC 내에 설립하는 경우도 동일한가?
A2) 그렇다. 세부적인 부분에서 다소 차이가 있을 수는 있으나 기본적으로는 일반적인 기업 설립에 요구되는 절차와 ZLC에서 요구하는 절차를 병행해야 한다고 보면 된다. 일례로 ZLC 입주 신청 필요 서류에 국세청(DGI) 납세번호 증명, 등기소 등록 증명 등이 포함된다.
Q3) ZLC 안에 설립할 때 부지, 사무실, 쇼룸 등 다양한 형태의 임차·구매가 이뤄질 수 있는데, 임차 계약은 콜론자유무역청과 맺는 것인가?
A3) 아니다. ZLC 내 모든 부지는 기본적으로 민간에 분양이 끝난 상태이므로 부동산 임차에 관해서는 ZLC가 관여하지 않으며, 부동산 에이전트 등을 통해 매물을 물색해야 한다. 따라서 임차료도 일괄적으로 책정돼 있지 않다.
Q4) ZLC 내 기업에 적용되는 주요 세제 혜택은 어떤 것이 있나?
A4) 재수출(파나마 반입 포함)을 위해 수입되는 모든 물품에 대한 관세, 부가세 등이 면제된다. 물론 파나마로 반입될 때는 관세 및 부가세가 발생하나 이는 (파나마 내) 수입자가 부담하는 것이므로 별개의 것이다. 아울러 법인소득세도 면제된다.
Q5) ZLC에 기업을 설립하는데 드는 비용은 어떤 것이 있나?(국세청, 등기소 등 관련 비용 및 변호사 비용 등은 제외)
A5) ZLC 내에 주(主)영업장을 두는 경우를 기준으로 아래와 같은 비용이 발생한다.
· 보증금(Deposito de garantia): 5560달러 (1회, 철수 시 환급, 임차 면적에 따라 상이)
· 영업허가비(Operations Permit): 2400달러(매년)
· 영업번호 발급비(Clave de operación): 2500달러(매년)
· 전자신고시스템 등록비(DMCE): 300달러(1회)
· 공증비(Notary and stamps): 25.55달러(1회)
· 쓰레기 수거 등 서비스 비용: 1980달러(연간 추산, 임차 면적에 따라 상이)
이에 따라 설립 첫 해에는 1만2765.55달러, 둘째 해부터는 6880달러가 발생한다. ZLC 내에 주 영업장을 두지 않는 형태의 등록이라면 위에서 보증금, 영업허가비, 서비스 비용은 발생하지 않는다.
Q6) ZLC 내에서 제조업을 영위할 수 있는가?
A6) ZLC내에서 허용가능한 활동에 제조활동은 포함되지 않는다. 무역업이 아니라 제조업 진출을 추진하는 기업이라면 ZLC보다는 파나마 내 12개 보세 가공구역(Zona Francas / mici.gob.pa/zf-zonas-francas) 이나 파나마 파시피코 특별 경제 구역(Panama Pacifico / panamapacifico.com) 등이 적합하다.
[자료: KOTRA 파나마 무역관]
우리 기업에 주는 시사점
정보통신이 아무리 발달해도 중남미 시장 확대를 위해 현지 법인이나 지사를 만드는 것은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 중남미 바이어들과는 시차 및 언어 문제로 교신이 쉽지 않다. 따라서 현지에 진출해 있으면서 즉각적인 응대를 할 수 있는 경우 거래 성사 확률은 급속히 올라간다. 이렇게 한 번 잡아 둔 바이어는 좀처럼 거래선을 바꾸지 않는다. 해외 수출업체가 중남미 바이어와 거래를 트는 게 어렵지만 중남미 바이어도 성실한 해외 공급선을 찾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파나마의 경우 중남미 진출 거점으로 유리한데 중남미 여러 국가 중 가장 연착륙 가능성이 높은 나라이기 때문이다. 우선 한국과 오가기가 상대적으로 편하고 치안 등이 양호한 가운데 안정적으로 현지 지사 등을 운영할 수 있다. 미화를 사용하므로 환율 변동에 덜 위험하고 법적 안정성이 높으며 정보통신 여건도 양호하다. 판매 법인의 경우 ZLC를 활용, 낮은 비용으로 중남미 전체를 커버할 수 있다. 어느 곳을 막론하고 적기 공급의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기에 이를 통해서 수출 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자료: 콜론자유무역청 인터뷰, 파나마 통계청, Global Trade Atlas, 법무대행사 인터뷰, KOTRA 파나마 무역관 자료 종합
원문링크 | https://dream.kotra.or.kr/kotranews/cms/news/actionKotraBoardDetail.do?MENU_ID=70&pNttSn=2026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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