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국가 전기 자동차 전략


지난 4월 19일 호주 연방정부는 최초로 국가 전기 자동차 전략(National Electric Vehicle Strategy)을 발표했다. 향후 업계 및 지역 사회와 협력하여 연비 기준(Fuel efficiency standards) 도입을 위한 세부 사항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해당 전략에는 호주인들에게 더 많은 전기 자동차를 보급해 선택권을 넓히고 친환경적이면서도 구입비, 유지비가 낮은 차량을 구매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로드맵을 포함하고 있다.

 

< 국가 전기 자동차 전략 내용>

[자료: Department of Climate Change, Energy, the Environment and Water]


호주 정부의 발표에 의하면, 호주는 아직까지 연비 기준이 없는 선진국 중 하나로 자동차 제조사에서는 유럽 등 높은 규제가 있는 국가에 전기차와 같은 고효율 차량을 수출하는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어 친환경 모빌리티 성장에 장애물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호주 소비자의 경우 타국가보다 전기차 모델 선택권이 적으며 더 많은 연료비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호주는 유럽보다 40%, 미국보다 20%, 뉴질랜드보다 15% 더 많은 연료를 사용하는 실정이다. 호주에서 연비 규제를 도입할 시에 운전자들은 차량 1대당 연간 519호주 달러의 연료비 절약이 가능하다.

 

호주의 전기차 시장 현주소


운송(transport) 산업은 호주 탄소배출량의 19%를 차지하며 이 중 휘발유, 디젤 등 내연기관 승용차에서 나오는 호주 이산화탄소 배출량만 10%에 이른다.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친환경 모빌리티 전환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2012년 연간 12만 대씩 판매되던 전기차는 2021년에 매주 12만 대가 팔리고 있다. 호주는 타 선진국에 비해 전기차 판매 비율이 낮은 상황이지만 지속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호주 전기차 판매대수 및 점유율>

(단위: 대, %)

[자료: Electric Vehicle Council]


2022년 기준 글로벌 전기차 판매율은 9%이며 호주는 3.8%, 영국 15%, 유럽연합은 17%이다. 호주의 경우 2021년 대비 86%가 상승한 수치이며 전기차 모델은 70개가 판매, 총 8만3000대의 전기차가 운행되고 있다. 호주자동차협회 Australian Automobile Association의 2023년 1분기 중형차 판매 통계에서 전기차(58.3%)가 7866대가 팔리며 처음으로 내연기관 차량(41.7%)보다 더 높은 판매 기록을 세웠다. 전기차는 작년 1분기 2988대에서 2.5배 이상 상승한 수치이다.

 

<동력원(연료)에 따른 2023년 1분기 중형차 판매율>

[자료: Australian Automobile Association]

 

호주전기차협회(Electric Vehicle Council) 자료에 의하면, 평균적으로 휘발유 자동차의 경우 100킬로미터당 약 10리터를 소비하고 연료비로 약 2400호주 달러를 지출했다. 전기차는 1대당 연간 약 400호주 달러 상당의 전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돼 에너지 비용이 적게 든다. 더 나아가 미래 기술의 발전에 따라 전기차가 가정용 솔라 에너지 스토리지와 전력망(electricity grid)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호주 정부에서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 탄소배출량 감축 목표를 달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최소 300만 톤, 2035년까지 1000만 톤 이상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기차 시장 성장을 위한 정책


호주 정부는 전기차 공급의 다양성을 개선하고 자동차 유지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국가 경차 연비 기준을 올해 말까지 도입할 계획이다.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85% 이상이 차량 연비 기준을 가지고 있으며 한국, 유럽연합, 미국, 영국, 중국, 일본, 브라질, 인도, 캐나다, 뉴질랜드, 멕시코 등이 포함된다. 이처럼 연비 기준이 확립된 국가에서는 전기차, 내연기관 차량을 포함해 연료 효율성이 높은 차량에 대해 더 많은 선택권이 있다. 호주기후위원회 Climate Council는 호주가 현재까지 연비 기준이 없기 때문에 비싸고 공해를 일으키며 휘발유를 많이 소비하는 내연기관 차량의 매립장이 되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글로벌 환경단체 Greenpeace의 호주 사무소에서는 연비 기준이 없는 호주 내 차량은 세계에서 가장 오염이 심하고 효율성이 가장 낮은 차량 중 하나라며 신속하게 새로운 표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방정부는 주정부와 전기차 시장 발전을 위해 긴밀히 협력할 계획이다. 우선 통일된 국가적 기준을 마련하고 관련 데이터를 공유해 전기차 운전자가 표지판, 충전소 등 정보를 확보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버스 등 차량 구매 조달 프로그램에 전기차를 더 많이 포함시키고자 한다. VIC 주정부에서는 2025년부터 구매하는 모든 버스는 탄소배출제로 차량으로 바꾸고 QLD 주정부는 2026년까지 정부 차량의 100%를 탄소배출제로 전기차로 전환할 예정이다. NSW 주정부에서는 지방자치단체 및 비즈니스용 전기차를 신차로 구매 시 총 1억500만 호주 달러 규모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연방정부 및 각 주정부에서는 전기차 시장 성장에 걸림돌로 꼽히는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차 구매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호주 연방정부에서는 전기차에 대한 5% 수입 관세 철폐와 더불어 새로운 전기차 할인(Electric Car Discount) 프로그램을 발표, 2022년 7월 1일부로 신차로 전기차를 구매한 사업체에서는 부가혜택세금(Fringe Benefit Tax)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전기차 구매 비용으로 최대 8만4916호주 달러(럭셔리카 세금 한도)까지 지출한 부분에 대해 인센티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주 정부별 전기차(신차) 구매 인센티브 프로그램>

주(State)

전기차 판매 비율 목표

전기차 구매 인센티브

적용대상

ACT

2030년까지 80~90%

A$15,000까지 무이자 대출, 최대 A$599까지 차량 등록세(2.9%) 면제 2년 제공

한도 없음

NSW

2030-31년까지 52%

2만5000대까지 A$3,000 환급, 차량 등록세(3%) 면제

환급은 최대 A$68,750, 등록세는 A$78,000 차량 한도

NT

공식발표 없음.

차량 등록세(3%) 면제

최대 A$50,000

QLD

2030년까지 50%

1만5000대까지 A$3,000 환급, 차량 등록세(1%) 면제

최대 A$58,000

SA

공식발표 없음.

7000대까지 A$3,000 환급

최대 A$68,750

TAS

공식발표 없음.

차량 등록세(4%) 면제

한도 없음

VIC

2030년까지 50%

2만 대까지 A$3,000 환급

최대 A$68,740

WA

공식발표 없음.

1만대까지 A$3,500 환급

최대 A$70,000

[자료: 각 주정부 웹사이트('23.4.)]

 

전기차 충전 인프라 프로젝트


국가 전기 자동차 전략에 따르면, 호주인들은 하루에 평균적으로 38킬로미터, 연간 1만2100킬로미터를 주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까지 출시된 전기차의 경우 충전 후 300~450킬로미터를 주행할 수 있지만 새로운 모델은 최대 550킬로미터까지 가능할 것으로 예측, 기술의 발전에 따라 주행거리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 내 약 80%의 전기차 충전이 가정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호주 전역에 2390여 개의 전기차 충전소가 위치해 있다. 현지 전문가들은 전기차 충전의 편리성을 개선하는 것이 친환경 모빌리티로 전환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열쇠 중 하나로 꼽았다.

 

지난 4월 호주 정부는 5억 호주 달러 규모의 Driving the Nation Fund의 일부를 국가 전기차 충전소 네트워크 구축 프로젝트에 투자하기로 발표했다. 연방정부는 전국도로운전자협회(National Roads and Motorists' Association)인 NRMA와 파트너십으로 진행하는 해당 프로젝트에 3930만 호주 달러를 투입, 2025년까지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고속도로에 평균 150킬로미터 간격으로 117개 전기차 고속 충전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국가 전기차 충전소 네트워크 지도>

[자료: Australian Government, NRMA]

 

시사점 및 전망


전기차에 대한 세금 할인 혜택을 통해 전년대비 전기차 판매가 2.5배 증가하는 등 전기차 수요가 지속 증가할 전망이다. 호주 정부는 2023년 말까지 연비 기준 도입을 위한 법안을 제출할 계획이며 추후 호주로 내연기관 차량을 수출할 경우 높은 관세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전기차 공급 확대와 수요 촉진을 위해 대규모의 고속 충전소 건설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으며 주택, 아파트, 공공시설 등에서 필요한 충전기 및 관련 부품 구매 증가가 예상된다. 자동차 및 부품은 2022년 한국의 대호주 수출 2위 품목으로 전년대비 32% 증가한 33억 달러를 수출했다. 관련 국내기업에서는 급속도로 발전하는 전기차 시장에 관심을 가지고 완성차부터 충전기까지 호주 친환경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진출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자료: Australian Government, Electric Vehicle Council, Australian Automobile Association, Financial Review, KOTRA 멜버른 무역관 자료종합

원문 출처 : 코트라

원문링크 https://dream.kotra.or.kr/kotranews/cms/news/actionKotraBoardDetail.do?MENU_ID=70&pNttSn=2023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