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웹툰, 드라마와 같은 K-콘텐츠가 유럽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폭넓은 팬층을 형성하고 있다. K-콘텐츠 인기가 한국식 라이프 스타일과 한국산 소비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면서, K-Food 또한 프랑스 내에서 큰 관심을 받으며 인기를 누리는 중이다.
K-푸드에 대한 프랑스 소비자들의 수요가 그 어느 때보다 확장되고 있는 지금, 한국 식품 기업들의 보다 활발한 프랑스 시장진출을 돕기 위해, 파리 무역관은 지난 2023년 4월 6일, 프랑스의 아시아 식품 전문 벤더사인 T사의 탄 낫 대표를 초청해 웨비나를 진행했다. T사는 프랑스 알자스와 네덜란드에 약 8만 ㎡ 규모 창고를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 식품 전문 유통사로, 현재 프랑스의 대형 유통망인 까르푸, 르클레르, 슈퍼U, 인터마르쉐 등과 협업하고 있다. 탄 낫 대표는 이 웨비나를 통해, K-Food의 프랑스 시장 진출 가능성과 유의할 점에 대해 설명하고, 대형유통망 입점용 제품류를 소개했다.
탄 낫 대표에 따르면, 2021년 프랑스 유통망에서 아시안 식품의 매출은 4억1000만 유로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9.8%가 증가한 수치이며, 프랑스 내 모든 식품 카테고리를 통틀어 가장 큰 성장률이다. 현재 프랑스 아시안 식품 시장의 가장 큰 공급 국가는 중국, 일본, 태국, 베트남, 한국, 인도의 6개국으로 발표됐다.
그는 또한, 시장점유율 순서에 따라 르클레르(E.Leclerc), 까르푸(Carrefour), 인터마르셰(Intermarche), 슈퍼U(Super U), 카지노(Casino), 오샹(Auchan) 순의 주요 유통기업 6개사를 소개하면서, 프랑스 소매업체는 아시아 제품을 직접 구매하는 경우가 없어서 중간 벤더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소비자들이 아시아 제품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아 구매가 어렵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제품 사용법을 교육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식품 유통망 현황>
[자료: T&T Food 발표자료]
2023년 4월 6일 웨비나를 진행한 이후, 파리 무역관은 프랑스 내 한국 식품의 진출 가능성과 어려움을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탄 낫 대표와 별도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Q1. 귀사는 현재 한국 식품 기업들과 협업 중입니다. 언제부터 한국 식품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나요?
A1. 2년쯤 된 것 같습니다. 그전에는 일본 식품이 아주 인기가 있었죠. 일본 식당도 아주 많았고요. 그러다가 2년쯤 전부터 프랑스의 젊은 계층을 중심으로 K-Food가 큰 인기를 끌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의 C사와 B 브랜드, 라면을 만드는 S사 등과 협업하고 있습니다. K-Food의 인기는 드라마, 영화, 음악 등의 K-콘텐츠의 인기와 관련이 있어요. 이런 문화를 소비하는 젊은 층이 점점 한국 음식과 요리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수요가 증폭되고 있습니다. 일본 식품만큼의 점유율을 가지려면 그만큼의 한국 식당이 생겨야 한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올해가 아주 중요한 해라고 생각해요. K-Food의 인기가 올해를 기점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크게 성장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Q2. 프랑스 진출에 있어 한국 식품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가요?
A2. 강점이라면 독창성을 꼽을 수 있습니다. 한국 식품은 다른 나라의 요리와 비교될 수 없는 고유의 요리법과 품질을 가지고 있지요. 고추장이나 김치 같은 식품은 다른 어디에서도 흉내 낼 수 없는 고유의 음식입니다. 비빔밥 같은 음식도 마찬가지죠. 한국만 가지고 있는 그 노하우가 강점이라고 봅니다.
약점이라면, 해외, 특히 프랑스와 같은 유럽 국가에 진출하는 데 있어서 중소기업들이 수출과정을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그 프로세스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많은 것 같습니다. 유럽은 식품 수입에 있어 그 절차와 규정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식품별 재료와 성분에 따라 규제 유무를 잘 파악하고 그에 맞게 방법을 강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유제품 성분은 유럽 생산품을 사용하지 않으면 수입할 수 없기 때문에, 제품에 유제품이 들어간다면 유럽산 유제품 가루 등을 사용하는 식으로요.
또한, 프랑스 유통채널에서 수입 수요가 있을 때 그 수요량에 맞는 물량 생산 능력을 갖추어야 하는데 그 준비가 되지 않은 작은 기업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까르푸에서 2~3개월에 한 번 컨테이너 세 개 물량을 주문한다면, 이를 맞출 수 있는 생산량과 생산 속도가 필요합니다. 프랑스 진출 이전에 유럽의 수입 규제와 프로세스, 생산 환경을 점검하고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프랑스로 수출 시 필요한 과정 및 소요 기간>
[자료: T&T Food 발표 자료]
Q3. 프랑스의 소비자들이 입맛에 한국 식품이 잘 맞을까요?
A3. 5년 전만 해도 태국의 매운 스리라차 소스는 프랑스에서 이렇게까지 인기를 끌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프랑스인 대부분이 아는 대중적인 소스가 됐죠. 소비자들의 입맛은 변합니다. K-Food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들은 한국 식품의 매운맛을 좋아합니다. 무엇보다 고추장은 다른 나라의 매운 향신료보다 더 맛이 있고요.
Q4. 한국 기업에 조언하고 싶은 점은?
A4. 한국 식품은 프랑스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마케팅에 투자해야 합니다. 마케팅 방법에는 몇 가지 단계가 있습니다.
첫째로는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대중적으로 한국 식품을 알리기 위해서 세일 이벤트 등을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1+1’ 방식이나 한 품목을 사면 다른 품목을 할인해 준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우선적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접근성을 높여야 합니다.
그다음으로, 시식 행사를 진행할 수 있죠. 한국 식품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다양한 식품을 맛볼 수 있도록 하는 거예요.
이후 단계로 샘플 배포가 있습니다. 작은 튜브에 담긴 고추장 같은 품목을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 직접 맛보게 하는 거죠. 이를테면, TGV 승객들에게 배포한다는 등의 식으로요. 스리라차 태국 소스가 프랑스에서 대중화되기까지에도 이런 적극적인 마케팅 투자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좋은 파트너 기업을 만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프랑스 시장을 이미 잘 알고 있고, 프랑스 유통망과 이미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는 프랑스 벤더기업과의 협업이 중요합니다. 한국 식품에 대한 이해가 깊고, 시장을 잘 알고 있는 기업과 협력한다면 프랑스뿐 아니라 유럽 진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시사점
K-콘텐츠 인기가 한국식 라이프 스타일과 한국산 소비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면서 K-Food에 대한 프랑스 소비자들의 수요가 그 어느 때보다 확장되고 있다. 탄 낫 대표의 말처럼, 현재 프랑스에서 K-Food는 이후의 흐름이 결정될 수도 있는 중요한 시기를 지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현지 벤더사의 지적대로, 보다 폭넓은 프랑스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프랑스 시장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다양한 방식의 마케팅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프랑스에서 격년으로 열리는 유럽 최대 규모의 식품 박람회 SIAL 과 같은 행사에 참가해 B2B 영업을 시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친환경, 투명성 등이 강조되는 유럽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까다로운 수입 규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준에 맞추어 제조한다면, 한국 식품의 프랑스 시장 진출은 매우 희망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자료: T&T Food, KOTRA 파리 무역관 자료 종합
원문링크 | https://dream.kotra.or.kr/kotranews/cms/news/actionKotraBoardDetail.do?MENU_ID=70&pNttSn=2032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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