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중고 의류 수입 규제
컨설팅 전문기업 RedSheer Strategy Consultants의 연구에 따르면 베트남의 중고품 거래 시장은 2021년 11억 달러를 기록했고 2026년까지 51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시장이다. 또한 중고 거래 전문기업 Carousell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고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베트남인 중 83%가 앞으로도 중고 거래를 계속하겠다고 응답했다.
회복 중인 베트남 소비시장
베트남 통계총국(GSO)에 따르면 2023년 1~4월 베트남의 소비재 및 서비스 소매 판매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8% 증가한 2007조3000억 동이었다. 이 중 소매 부문은 10.5% 증가한 1581조 4000억 동을 기록했다.
<2023년 1~4월 베트남 소비재 및 서비스 소매 판매액>
(단위: 조 동, %)
구분 |
소매 |
식음료 및 서비스 |
관광 및 서비스 |
기타 서비스 |
총계 |
금액 |
1,581.4 |
214.8 |
9.1 |
202.0 |
2,007.3 |
증감률 |
10.5 |
25.8 |
109.4 |
16.5 |
12.8 |
[자료: 베트남 통계총국(GSO)]
식음료 및 서비스, 그리고 관광 및 서비스 부문은 해외 여행객이 유입되면서 증가 폭이 더욱 컸다. 베트남 통계총국에 따르면 2023년 들어 4개월간 베트남 입국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2배 증가한 368만3700명에 달한다. 관광업 회복을 시작으로 다른 소비재 및 서비스 부문으로 회복세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이며, 특히 매월 소매 판매액 부문이 꾸준히 10% 이상의 성장률을 볼 때 내수 소비 시장 역시 꾸준히 회복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소비재 시장에 영향은?
이와 같은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물가 상승의 영향으로 가격 지표가 상승했기 때문에 판매액 기준으로 경기 회복세를 짐작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있다. 시장조사기관 Kantar에 따르면 2022년 베트남의 FMCG(Fast Moving Consumer Goods, 소비재 혹은 일용소비재를 가리키는 용어) 시장은 4개 주요 도시에서 5%, 이외 농촌 지역에서 11%의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주로 가격 상승 요인이 영향을 크게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베트남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고물가, 고금리, 통화 긴축 정책 등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조짐이 보이기 때문에 단순히 물가 상승으로 인한 가치 확대로 단정 짓기는 이르다.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은 2022년 동남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은 GDP 성장률을 기록했다. 베트남 통계총국에 따르면 2022년 베트남의 GDP 성장률은 8.02%이다.
또한 베트남 통계총국에 따르면 베트남의 2023년 4월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1% 상승, 3월보다는 0.34% 하락하는 등 비교적 평이한 물가상승률을 기록하고 있어 여전히 베트남 소비 시장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Kantar 역시 4개 주요 도시 FMCG 시장은 가격 상승효과가 크게 작용하였으나 농촌 지역 시장 확대는 가격보다 시장 회복 측면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베트남의 소비재 시장은 여전히 발전 가능성이 큰 시장이며, 특히 일용소비재의 경우 생활필수품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으므로 단기간에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
'가성비'와 중고 의류 거래
다만 물가 상승의 영향이 아예 없다고 보기는 힘들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베트남에서는 팬데믹 기간에 “중고 거래”가 새로운 소비 형태로 자리 잡았다. 특히 대면 활동이 다시 시작되면서 사람들이 의복을 구매해야 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이후 금리 상승으로 인한 이자 부담 증가, 가계 부채 증가 등 실질소득 감소와 물가 상승으로 인한 가격 상승효과가 작용했다. 이에 따라 싼 가격에 좋은 제품을 구하려는 “가성비” 거래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동시에 증가하면서 의류를 중고로 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뿐만 아니라 지속가능성, ESG 등 환경과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 등의 요인이 베트남 의류 소비에 더해지기 시작했다. 생산부터 유통까지의 소요 시간을 최소화하여 유행에 맞는 의류를 빠르게 공급하는 패스트 패션(Fast Fashion) 업계가 환경에 대한 우려를 초래한 것이 시작이었다.
베트남 섬유의류협회(VITAS)는 베트남의 섬유 및 의류 산업이 2030년까지 보다 환경친화적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목표를 세웠다. 2023년까지 에너지 소비량 15% 및 물 소비량 20%를 절감을 목표로, 지속가능한 산업 발전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베트남 내의 개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의류 소비로 인한 환경 파괴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적게 사거나 의류 리폼 등 새로운 의류 소비를 줄이는 방법이 인기를 끌었지만, 가장 쉬운 방법은 역시 중고 의류 거래라는 인식이 생겨났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아직 입을 수 있는 옷을 팔아서 손해를 덜고 구매자 입장에서는 싼 값에 의류를 구매할 수 있어 양 당사자에게 경제적 이득을 가져다준다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했다.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의 성장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하여 성장한 사업 중 하나가 바로 캐러셀그룹(Carousell)이 운영하는 ‘쩌똣(Cho Tot)’이다. 캐러셀그룹은 2012년 싱가포르에서 설립돼 베트남에서 서비스 중인 쩌똣 이외에도 말레이시아 온라인 중고장터 무다(Mudah), 미얀마 플리마켓 플랫폼 원짯(OneKyat) 등 8개 국가에서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쩌똣(Cho Tot) 홈페이지>
[자료: Cho Tot, KOTRA 하노이무역관 종합]
쩌똣은 베트남어로 '시장(Cho, 쩌)'과 '좋다(Tot, 똣)'를 합친 것으로, 2020년 기준 베트남 최대 규모의 온라인 쇼핑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월평균 방문자 수는 약 5000만 명, 상품 업로드 건수는 100만 건 이상인 것으로 파악되며 상품 업로드 건수의 경우 15%씩 증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오프라인 중고 의류 시장 회복세
이렇듯 코로나를 거치면서 온라인 시장이 크게 확대됐지만, 베트남 오프라인 중고 시장 역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그중에서도 중고 의류 시장이 가장 눈에 띄는 회복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The Star, VNexpress, Vietnamplus 등 다수의 현지 언론이 코로나19 이후 일상 회복을 시작하면서 베트남의 오프라인 중고의류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2022년 10월 현지 언론 VNexpresss는 하노이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전통적인 중고 의류 시장인 동딱 시장(Dong Tac Market)에 대해 보도했다. 현장 상인 인터뷰에 따르면 해당 시장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품목은 중국과 태국에서 수입된 것이지만 겨울 의류 중에는 한국 및 일본산 코트, 재킷, 스웨터 등이 많이 유입된다고 밝혔다.
<동딱시장 전경>
[자료: VNExpress]
지난 5월 13일 현지언론 뚜오이쩨(Tuoi Tre) 역시 호찌민의 중고 의류 매장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고 의류 거래가 성행하는 원인을 경기 침체로 분석했으며, 구매자들 역시 실질소득이 줄어든 것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호치민 중고 의류 매장 전경>
[자료: Tuoi Tre]
산업무역부의 중고 물품 수입 규제
베트남 대외무역법 시행령(69/2018/ND-CP, 2018년 5월 15일 시행)의 부록 제1에서는 수출 금지 품목 및 수입 금지 품목에 대해 나열하고 있으며, 이는 상업적 판매 및 비상업적 목적 여부에 무관하게 적용된다. 특히 베트남의 경우 중고 소비재, 중고 운송수단, 중고 정보 통신 기기 등 대부분의 중고 물품이 수입 금지 품목으로 지정돼 있다. 중고 물품 수입 전에는 해당 시행령 및 각 관할 부처별 세부 리스트 상의 금지 물품 포함 여부에 대한 검토가 필수적이며 수입 금지 품목이 아니라 하여도 별도의 허가증 취득이 필요할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산업무역부 관할 수입 금지 대상 품목으로는 아래와 같이 사용한 소비재, 의료기기, 운송 수단을 명시하고 있으며 중고 의류 또한 산업무역부 관할 수입 금지 품목에 해당한다. 각 항목별 세부 수입 금지 대상 HS code에 대해서는 2023년 3월 31자 발행된 산업무역부 시행 규칙 08/2023/TT-BCT 부록에서 규정하고 있다.
<베트남 산업무역부가 규정한 수입 금지 대상 목록>
영문 품명 |
한글 품명 |
Textiles and garments, footwear, clothes |
섬유, 신발, 의류 |
Electronic appliances |
전자 제품 |
Refrigerating appliances |
냉동 기기 |
Home electric appliances |
가정용 전기 기기 |
Medical equipment |
의료장비 |
Interior decoration goods |
실내 장식 용품 |
Home appliances made of pottery, ceramic, glass, metal, plastic, rubber, and other materials |
도기, 자기, 유리, 철, 플라스틱, 고무, 기타 재질의 가정용 물품 |
Bicycles |
자전거 |
Motorcycles and mopeds |
오토바이와 모페드 |
[자료: 08/2023/TT-BCT]
수입 금지 대상 중고 섬유, 신발, 의류의 상세 리스트
산업무역부 시행규칙 08/2023/TT-BCT에서 규정하는 수입 금지 물품 리스트에는 대부분의 소비재 해당 Hs code가 나열돼 있으며, 그중 섬유 및 의류, 신발과 관련한 HS code의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수입 금지 품목 상세 설명>
HS code |
해당 품목 명세 |
해당 품목 예시 및 비고 |
플라스틱 및 고무 재질 |
||
3926 |
플라스틱으로 만든 그 밖의 제품과 제3901호부터 제3914호까지의 그 밖의 재료로 만든 제품 |
플라스틱제 벨트, 장갑 등 유의, 단 모기약을 도포한 그물망 제외 |
4015.19 |
고무로 만든 장갑 및 벙어리 장갑 중 내과, 외과, 치과, 수의과용 이외의 것 |
|
4016.91 |
가황한 고무의 바닥깔개와 매트 |
|
4016.99.91 |
가황한 고무 재질의 식탁보 |
|
가죽 및 모피 재질 |
||
4201.00.00 |
동물용 마구 |
고삐줄, 끈, 무릎받이, 재갈, 안장용 방석, 안장에 다는 주머니, 개용 코트 등 |
4202 |
케이스 및 가방류 |
스포츠용 백, 핸드백 등 (재질 무관) |
4203 |
가죽의류 |
가죽제 코트, 재킷, 조끼, 바지 등 |
4303 |
모피의류 |
모피의류 및 모피 의류 부속품 포함 |
4304 |
인조모피 및 인조모피 의류 |
|
방직용 섬유 재질 |
||
11부 각종 직물류 |
견, 모, 면, 기타 식물성 섬유 및 함성섬유의 직물 |
5007호, 5111~5112호 및 5113.00.00호, 5208호~5212호, 5309호~5311호, 5407호~5408호, 5512호~5516호 |
57류 |
양탄자류 |
|
58류 |
특수직물 |
테리타올지, 거즈, 세폭직물, 자수천, 누비제품 등 |
59류 |
침투 및 도포 직물 |
벽 피복재, 공업용 섬유제품 등 |
60류 |
편물 |
파일편물 및 경편직 편물류 등 |
61류 |
편물제 의류 |
메리야스 편물 및 뜨개질 편물로 된 외투, 슈트, 셔츠, 브라우스, 속옷, 손수건 등 각종 의류 |
62류 |
비편물제 의류 |
비편물제의 각종 의류 |
6301 |
모포류 및 여행용 러그 |
|
6302 |
베드린넨, 테이블 린넨, 토일렛린넨, 주방린넨 |
|
6303 |
커튼 |
드레이프, 실내용 블라인드 등 |
6304 |
기타 실내용품 |
침대덮개, 베드 네트 등 |
6307.10 |
마루닦이포, 접시닦이포, 더스터 및 청소용포 |
|
6308.00.00 |
러그용·태피스트리용·자수한 테이블보용·서비에트용 직물이나 실로 구성된 세트, 이와 유사한 방직용 섬유제품을 제조하기 위한 것으로서 소매용으로 포장한 것 |
|
6309.00.00 |
사용하던 의류와 그 밖의 사용하던 물품 |
|
64류 |
신발류 일체 |
신발 및 신발 부분품 포함 |
6504.00.00 |
조물재료의 모자 |
|
6505 |
방직용 섬유재질 모자 |
|
6506.91.00 |
고무나 플라스틱으로 만든 기타 모자 |
안전모자를 제외한 고무나 플라스틱으로 만든 모자 |
6506.99 |
기타 재질로 된 기타 모자 |
안전모자를 제외 |
9404 |
침구 및 매트리스 |
침낭, 매트리스, 이불, 침대보 등 |
[자료: 08/2023/TT-BCT]
따라서, 벌크 형태로 제시되어 덩어리로 수입되는 제6309호의 구제 의류 이외에도 직물, 섬유, 의류에 해당하는 HS code의 물품은 수입 금지 대상에 해당하기에 베트남에서 중고 의류의 수입은 법적으로 불가하다.
베트남에서의 일시 수입 및 수출 금지 대상 품목에도 해당 Hs code가 명기돼 있어 베트남을 경유하는 중계 무역 또한 불가능한 상황으로, 수입·일시 수입·수출 금지 조치 위반 시에는 1) 법인의 경우 물품 가치에 따라 300만~1억 동의 벌금, 2) 개인의 경우 물품 가치에 따라 150만~5000만 동의 벌금에 해당하는 제재를 받게 된다.
실제로 지난 2019년 8월 베트남 꽝빈성(Quang Binh)에서 헌 옷을 포함한 화물 1만6200kg을 적발 및 압수 조치한 사례가 현지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이처럼 베트남 정부는 법으로 규정한 수입 금지 품목의 반입에 대해 엄격하게 대처하고 있다.
시사점
베트남이 중고품에 대한 수입을 엄격히 금지하는 이유는 대체로 자국 산업 보호 취지에서다. 특히 섬유·의류의 경우 베트남 제조업의 한 축을 담당하는 주요 경공업이며, 최근에는 부품 소재 산업 육성을 지속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중고 품목의 수입 금지를 확대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자국에 구식 장비 및 소비재가 대량으로 수입될 수 있는 우려가 있으며 이에 따라 환경규제 강화, 소비자 권익 보호, 의료안전 강화 등의 목적으로도 중고 품목을 산업군 및 HS Code에 따라 세분화해 규제를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베트남 정부 역시 수입 금지 품목에 대한 관리·감독을 지속하고 있으며 불법 수입 적발 시 벌금, 압수 등의 엄정한 제재를 가하고 있으므로, 규제 대상 품목의 취급에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작성자: 박민설 관세사
자료: 베트남 통계총국(GSO), Cho Tot, VNExpress, Tuoi Tre, 베트남 산업무역부(MOIT), 08/2023/TT-BCT 등 KOTRA 하노이 무역관 자료 종합
원문링크 | https://dream.kotra.or.kr/kotranews/cms/news/actionKotraBoardDetail.do?MENU_ID=70&pNttSn=2028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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