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중 무역 분쟁, 코로나19 팬데믹, 기후변화 문제 등이 잇따라 부각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ESG 이슈에 대한 관심이 제고되고 있다. 대다수의 선진 국가들은 자발적인 ESG 활동을 장려하거나 세금 감면, 연구회 지원 등 적극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의 경우 ESG 활동을 법제화하고 구체적인 요구조건 및 활동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베트남의 경우 아직 사회 깊숙이 ESG 개념이 자리 잡지는 못했으나 외국인 투자에 의존한 경제성장 구조로 글로벌 ESG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으며, 급속한 도시화에 따른 환경파괴 및 기후변화 등이 가시화되고 있어 최근 ESG를 기업활동에 적극 연계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이에 지난 2021년 베트남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ESG 관련 공시를 의무화하는 조치를 시행하기도 했다.
지난 6월 2일 베트남 중부 꽝남성에서는 주다낭 대한민국 총영사관 주관으로 베트남 중부지역 소재 한국기업 CSR 활동사례 공유 포럼이 개최되었다. 주다낭 총영사를 비롯하여 지방성시 관계자, 유관기관 및 진출기업 20개사가 모인 자리에서, 참가자들은 베트남 CSR 나아가 ESG 경영 필요성에 공감하고 대표적인 CSR 실천 사례를 공유하며 향후 추진 방향에 대해 활발히 논의하였다.
<개회사 및 주요 인사 단체사진>
[자료: 다낭무역관 자체 촬영]
베트남 비즈니스 활동에서 ESG 경영 및 CSR 실천의 중요성
베트남의 CSR 및 ESG 관련 법령 추진 흐름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004년 베트남 정부는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한 결의문을 발표하였으며, 해당 결의문에서 기업인의 책임으로 1) 기업은 청정 생산기술을 적용하고, 생산과정에서 연료 및 재료를 절약하며 친환경 제품을 생산함으로써 지속가능한 발전에 상당히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음을 주지하고, 2) 기업인 협회는 기업의 이익을 대표하고 기업인이 정치, 사회 및 환경보호 활동에 참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적시하였다.
이후, 2009년에는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의 지원을 받아, 베트남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CSR 인식 개선사업을 추진하였다. 환경오염 감소, 노동환경 개선 등을 통한 베트남 중소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방안이 주요 골자였다.
< 베트남 사회 문제 관련 규제법안 현황 >
[자료 : KOTRA 주요국별 CSR 정책 및 현지 CSR사례집(2020)]
2020년에는 개정된 환경보호법(Law No.72/2020/QH14)을 발표(2022년 1.1일부 발표), 환경자원 보호, 정책 및 책임주체, 제조기업의 환경보호 책임, 환경영향 평가(EIA) 대상 사업에 대한 세부 규정을 명확히 한 바 있다. 또한 2021년 5월 베트남 기획투자부는 “2021-2030 새로운 녹색성장 국가전략”을 통해 탄소중립 중심의 경제체계 구축을 목표로 설정하고 온실가스 배출 감축, 녹색화 지원, 지속가능한 소비 촉진 등을 세부과제로 제시하고 기업들의 환경보호 대한 인식을 촉구하고자 하였다.
과거의 관련 법들이 간접적으로 기업의 참여를 독려하였다면 최근 동향은 보다 직접적으로 ESG 동참을 촉구하고 있다. 2021년 1월 발효된 베트남내 지배구조 관련 주요 법령(Circular 96/2020/TT-BTC)에 따라 상장 기업은 의무적으로 ESG관련 사항을 공시할 필요가 있다.
< 베트남 상장기업 ESG관련 공시의무 사항 >
구분 |
공시 내용 |
E(환경) |
직간접적 온실가스 배출량, 원부자재 관련사항, 물 소비량, 환경보호법 준수에 대한 사항, 녹색성장 관련 활동 등 |
S(사회) |
종업원수, 평균급여, 종업원 건강/안전/복지 관련 노무정책, 종업원 훈련, 지역사회개발과 관련된 사항 등 |
G(지배구조) |
이사회/감독위원회 등의 구성/활동/역할 등 |
[자료 : 베트남의 ESG활동동향 및 시사점(KOTRA)]
실제로 현재 비나밀크, 비나텍스, 호아팟 그룹 등 주요 베트남 기업을 비롯하여, 삼성전자, SK, 신한베트남과 같은 한국기업 및 하이네켄, 네슬레 등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베트남에서 적극적으로 ESG활동에 동참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베트남 중부지역 진출기업 CSR 실천사례 공유
이번 세미나에서는 효성, 팬코, 두산비나, LG, 신한은행의 현지 법인장 및 기업 관계자가 발표자로 나서서 다양한 CSR 활동사례를 공유하였다. 이들 기업의 수행 사례를 살펴보면 몇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효성(꽝남성) 및 엘지전자(다낭시) 발표사진>
[자료: 다낭무역관 자체촬영]
먼저, 현지 지역 대학과의 협업이다. 효성은 지역 대학과 산학협력 MOU를 체결하고 해당 대학출신 학생의 인턴쉽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팬코의 경우 현지 전문대학에 7년간 약 1억 동에 달하는 장학기금을 기부하였고 지역 학교와 연계하여 1,300명에 대한 현장 실습 교육을 완료하였다. 이러한 실습 교육은 사후 채용까지도 이어져 지역 대학, 채용당사자, 기업까지도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다.
LG의 경우 ‘LG Track’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5개 대학과 연계하여 강연을 통한 지식공유, 장학금 지원, 최종 채용연계까지 이어지는 활동을 전개한 바 있다. 또한 교원들의 역량강화를 위하여 지역에 위치한 듀이딴대 교수진과 정례 만남을 마련하고 연구과제의 수행, 아이디어 공유, 전문기술 교류 지원 등을 진행하였다.
지역 사회와 긴밀히 소통한 소통을 통해 니즈를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의 CSR 사례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베트남 중부 꽝응아이성에 진출한 두산비나의 경우 지역의 열악한 의료환경에 따른 여러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 중앙대 병원과 협업하여 2009년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무료 수술 및 진료, 의료장비 기증 등의 활동을 통해 연간 2,000명 총 25,501명에 달하는 지역민이 진료 수혜를 받았고 117명은 무료 수술을 받았다. 이외에도 안빈성의 물부족 해결 지원을 위하여 RO 설비를 기증하고 사후 유지보수 사업을 시행하여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하였다.
현지 정부의 정책과 연계한 CSR 활동도 있었다. 베트남 정부는 2030년까지 다낭을 중부 지역 스마트시티의 허브로 만들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중부 지역 유일의 4년제 ICT 전문 대학교인 한베 ICT 대학교를 통해 중부 지역 고급 ICT 인력 양성을 추진 중이다. LG는 코이카가 진행중인 한국-베트남 디지털 대학교 교육역량 강화지원 컨소시엄에 참여 중에 있으며 학생 및 교수진들의 ICT역량 강화를 위한 자문을 시행하는 등 다방면으로 지원 중이다. 아울러 ‘ICT 다낭’을 발전시키기 위해 시 정부 관계자와 긴밀하게 소통하며 다낭시 전체의 스마트시티 역량강화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전통적인 사회공헌 활동인 재해구호, 봉사, 취약계층 지원 사례도 빠질 수가 없다. 두산비나의 경우 코로나19 확진자 치료를 위한 임시병원 건립비용을 지원하였으며 수해 피해를 입은 영세민에게 위로금을 전달하기도 하였다. 또한 지역 영세민을 위한 주택 개보수 사업을 실시하는 등 지역사회와 상생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수행한 바 있다. 효성은 현지 유치원 신축을 위한 기금을 제공하였으며 지역사회인 탕빈현 독신여성을 위한 경제자립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팬코는 현지 맹인학교를 방문하여 후원을 하고 필요한 물품 등을 지원하였다.
CSR에서 ESG 활동으로 확대되는 우리 기업의 전략
베트남 중부 진출 기업의 경우 현재까지는 ESG보다는 CSR 활동에 국한하여 여러 활동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번 세미나를 향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ESG 경영으로 활동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것에 상호 공감대를 가졌다. 특히 진출 기업들이 현지 경영 활동을 하면서 지속 발전시켜야 할 ESG 전략에 대해 논의하였으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경제적 책임에 대한 강화가 필요하다. 기존 베트남 진출 기업들의 사회 공헌 활동들이 윤리적·자선적 책임에 집중 되어 있었으며 고품질 제품 및 서비스 제공, 고용창출, 직원 복지 및 환경/노동 법규준수 등을 기반으로 하는 경제적 책임 활동에는 큰 비중을 두지 않았다. 앞으로는 전세계적인 ESG트렌드에 발맞춰 해당 분야와 관련된 보다 체계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지속적으로 경영활동과 연계해 나갈 필요가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지역 관계자와 긴밀한 소통을 통해 현지와의 연계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한국에 본사가 위치한 기업의 경우 본사에서 ESG 및 CSR 관련 전략을 수립하고 하달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를 주재국 실정에 맞게 변형하고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현지 진출기업의 역할이다. 특히 현지 정부, 관련 유관기관들과 지속적인 스킨십을 통해 지역사회의 니즈를 사전에 확인하고, 과거 추진 활동들에 대해 환류와 개선사항을 도출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베트남 사회 이슈를 면밀히 파악하여 이와 상응하는 활동을 전개하는 것이 중요하다. ESG활동은 제품 및 기업의 이미지와 직결되는 바 현재 시점에서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는 사회적인 이슈, 예컨대 환경, 교육, 산업육성 등과 관련된 니즈를 포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법규와 관련된 컴플라이언스 이슈를 준수하는 것을 기본 바탕으로 하고, 보다 발전된 사회공헌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시사점
기업 경영에서 이윤획득을 위한 활동 외에도 환경, 사회, 거버넌스, 곧 ESG에 대한 요구는 지속강화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글로벌 기관 투자자를 중심으로 해당 사항에 대한 직접적인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과거 신흥국의 경우 환경규제나 제도가 선진지역에 비해 요구수준이 낮거나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아, 환경오염, 노동착취와 같은 기업활동의 외부효과가 실질적인 비용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글로벌 규범과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면서 신흥지역에서 비즈니스 활동을 하는 기업이 CSR, 나아가 ESG경영 활동을 통해 적극적으로 진출 지역사회에 관여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게 되었다.
이번 세미나에 참석한 꽝응아이성 정부 관계자인 하 황 비엣 프엉 국장은 이번 세미나를 통해 중부지역 한국진출 기업들의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중부지역 지역경제가 함께 성장해왔음을 알게되었다고 언급했다. 그리고 다낭시를 비롯한 중부지역 지방성 관계자들은 한국 기업들의 이러한 다양한 노력들에 감사해하고 있으며 향후 활발한 소통을 통해 체계적인 사회공헌 및 환경개선 프로그램들을 함께 구축해 나가고자 하며 이를 통해 한국 기업들도 베트남 시장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특히 탄소중립, 환경관련 이슈는 베트남 정부에서도 크게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이니 앞으로 해당 분야에 대한 의미있는 사업이 많아지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정부와 민간기업들은 현재 빠르게 ESG관련 내용을 받아들이고 있으며 기대 수준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간혹 진출 기업들이 베트남의 과거 비즈니스 관행을 답습하여 쉽게 베트남 시장에 진출하려고 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는 최근의 여러 경제이슈, ESG 관련 흐름을 살펴볼 때 다소 위험한 발상이 될수 있다. 특히 베트남에는 한국 기업들의 투자와 사회공헌 활동이 이루어지면서 이들이 경제성장은 물론 사회발전의 동반자라는 인식이 형성된 것이 특징이다.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또는 진출예정인 한국기업들은 베트남의 ESG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나아가 선제적인 정책 수립을 통해 기업 이미지 및 성과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활용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자료 : 베트남의 ESG활동동향 및 시사점(KOTRA), KOTRA 2021 Global CSR+ESG Performance Report(KOTRA, 2022) 및 KOTRA 다낭무역관 자체 자료
원문링크 | https://dream.kotra.or.kr/kotranews/cms/news/actionKotraBoardDetail.do?MENU_ID=70&pNttSn=2034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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